H형, 요즈음 내가 좀 바빴습니다.
내가 최근 5년 동안 해마다 1권씩 책을 출간하다가, 작년에 브런치 글 게재를 핑계로 책을 만들지 않아서 몸이 답답하고, 마음이 안되어서 거의 한달 잠수해 있었소.
먼저 잠깐 지공대사 이야기부터 해 보려오.
지공대사 아니 나는 주로 지공선사라고 쓰오만, 나도 지하철을 공짜로 탈 수 있는 이른바 ‘어르신’이지만 평균해서 일주일에 지하철을 2~3번 타나? 가끔은 어르신 카드 까먹고 유료카드를 내니까 그 건망증이란 참!
집에서 자주 가는 관악산에는 지하철을 타는 대신 걸어서 다니니까 그도 그렇고.
인터넷에서 65세 이상 지하철 무료탑승이 지하철 적자의 30%를 점한다나 어쩌나 하면서, 지하철 노인 무료탑승을 없애자거나 제한하자는 이야기가 들려 좀 불쾌했다우.
나는 노인수당도 받지 않고, 그저 ‘서울특별시 어르신 교통카드’를 받았고, 여기다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책이음 카드’로 도서관에서 책 빌리는데 잘 쓰고 있다오.
젊은 시절 일하며 세금 열심히 내고, 나라 발전에도 나름 기여한 것 같은데, 요즘 뉴스가 거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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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전당대회 이야기
국민의힘 새 대표를 뽑는 3·8전당대회를 앞두고 온갖 진기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소이다.
요즈음 ‘식사정치’란 말도 생겼다면서? 尹씨와 그의 부인 모씨가 베푸는 식사에 초대받는 이야긴가 보오. 거기 다녀와야 아마 친하다든지 어쩌구 진윤(眞尹)이 된다는 모양이오.
요즘에 친윤, 반윤, 멀윤(멀어진 친윤)에 이어 진윤(진짜 친윤?)이란 말이 생겼다고 합니다.
내 이름 중 가운데가 ‘윤’(한자는 윤택할 윤, 潤을 쓰오만)이다보니, 백수로 사는 내가 가끔 만나는 지인들은 과연 나와 친/비/반/멀/진(眞,진짜)/가(假,가짜) 성향 중 어딘가 생각하다 잠깐 웃었소. 누구나 어떤 사람에 대해 여러가지가 어우러져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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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사설 이야기
오늘(2023년 2월 3일) 중앙일보 사설을 보시오. 아래 그대로 옮겨 놓았소. 나는 우리가 지금 21세기 민주주의 나라에 사는지, 18세기 영정조시대에 사는지 머쓱해져서 혼났소이다. 온통 사바나, 동물의 왕국이 되어 있어서요. 진윤, 진짜 윤 논란이라?
<낯 뜨거운 ‘진윤’ 논란 대신 정책과 비전으로 경쟁하라>
국민의힘 새 대표를 뽑기 위한 3·8 전당대회에선 벌써 낯뜨거운 양상이 속출하고 있다. 윤 대통령에게 각을 세운 ‘반윤’ 유승민 전 의원과 대통령 눈 밖에 난 ‘멀윤’(멀어진 친윤) 나경원 전 의원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불출마한 가운데 전당대회는 ‘김기현 대 안철수’의 양강 구도로 가닥이 잡혔다.
그러나 두 사람은 당과 나라를 이끌 정책과 비전 논의를 주도하기보다는 누가 더 대통령과 가깝냐를 따지는 ‘윤심’ 논쟁으로 날을 세우는 모양새다. 대통령과 만찬을 했거나 만찬에 초대받은 사실을 자랑하며 서로 “내가 친윤”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더니 이제는 친윤도 모자라 ‘진윤(眞尹)’이란 말까지 등장했다.
안철수 의원이 “대통령에게 힘이 되는 ‘윤힘’이 되기 위해 전당대회에 나왔다”고 하자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은 “(안철수) 자신이 진윤이라 하는 건 가짜 상품으로 상표를 도용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공개 비판했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윤상현 의원도 “진짜 윤심은 내게 있다”며 ‘진윤’을 자처하고 나섰다.
‘친박’을 넘어 ‘진박’(진짜 친박), ‘가박’(가짜 친박) 같은 갈라치기 용어가 기승을 부리던 2016년 20대 총선 직전 새누리당과 판박이 양상이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안다고 자처했던 친박(親朴) 의원들은 대통령과의 친소관계를 공천 기준으로 삼는 ‘진박(眞朴) 마케팅’으로 당을 두 동강 냈다. 그 결과 직전 국회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했던 새누리당은 총선에서 패배해 원내 2당으로 전락했다. 국민의힘이 ‘진박 마케팅’의 재판인 ‘진윤 마케팅’만으로 새 당 대표를 뽑는다면 내년 총선에서 7년 전의 흑역사가 재연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을 것이다.
국민의힘 차기 대표는 집권 2년 차를 맞은 윤석열 정부의 교육·노동·연금 개혁을 비롯한 국정 과제 실현을 떠받쳐야 할 막중한 여당의 책무를 안고 있다. 169석 의석을 업고 사사건건 정부의 발목을 잡는 야당을 설득해 법을 통과시켜야 한다.
그럴 만한 능력과 인품 대신 대통령과의 친분만을 잣대로 소모적 경쟁을 이어간다면 당과 국민의 축제가 돼야 할 3·8 전당대회는 민심의 외면 속에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 것이다.
집권당은 당연히 대통령과 박자를 맞춰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집권당 대표가 대통령의 ‘여의도 비서’가 돼서도 안 된다. 정부발 입법에 협력을 하되, 민심과 어긋나는 정책엔 제동을 걸어줘야 정권이 민심을 붙잡을 수 있다.
지금처럼 ‘윤심’이 누구 편이냐를 놓고 이전투구를 벌이는 퇴행적 당권 경쟁만을 통해 당 대표가 골라진다면 민심에 기반한 국정과 공정한 총선 공천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무엇보다 경제와 민생이 참으로 어렵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이 ‘윤심’ 대신 ‘민심’만을 잣대로 삼고, 정책과 비전으로 큰 승부를 하는 것만이 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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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ㄴ지 미친지
어떻게 명색이 민주주의를 하는 나라에서 대통령과의 친소관계가 당 대표를 좌우하는지 형은 이해되시오? 잠깐 작년 대선이야기를 해 봅시다. 갑자기 어떤 정당에 누가 뛰쳐 들어와 후보가 되고, 어쩌다 대통령까지 되더니(여기에는 안철수 기여가 크지요. 겨우 0.73% 이겼는데), 아예 당 대표도 맘대로 골라, 당권까지 장악해서 내년 4월 국회의원 공천에 관여하겠다는 거 아니요?
이런 걸 보면서도 어느 당, 어느 후보를 선택해야 하는 나같은 시민이 고달플 뿐이요. 벌써 10개월 째 계속해서 무역수지는 적자이고 물가는 천정부지로 뛰어 서민은 고달프고 나라가 위태위태한데, 여야가 같이 머리를 맞대기는커녕 여기도 ‘찰(察)’ 저기도 ‘찰(察)’ 만 하고 있으니 기막히지 않소.
이 사설에서 내가 주목한 것은 언론의 자세요. 나는 여러해 중앙일보를 보는 애독자로서 새벽 3~4시면 배달되는 신문을 읽으며 하루를 시작하지요. 이 신문의 모토라는 ‘내일의 성장을 중앙에 두다‘도 맘에 들었지만. 그런대로 중도 성향도 있어보였는데.
그런데 이 사설에 밑줄쳐 둔 부분 ‘169석 의석을 업고 사사건건 정부의 발목을 잡는 야당을 설득해’는 좀 이상하지 않소.
300석 국회에서 과반수를 넘는 169석을 가진 다수당은 민의를 대표하는 입법부를 이끌어 당연히 국가 의사를 정해야 하고, 헌법과 법률에 따라 행정을 하는 대통령과 정부가 당연히 국회의 결정을 따라야 하는 거 아니요? 작년부터 이 나라가 군주제, 황제국가로 바뀌었소? 중앙일보는 각성해야 해요.
국민과 소통한다며 청와대 두고 용산에 나오더니, 지금까지 권위주의 정권시대에도 한번도 걸르지 않던 신년 기자회견도 팽개치고, 11월부턴가 매일 한다던 도어스테핑도 집어치우고 나서 언론이나 시민과 제대로 대화도 하지 않는데 누가 야당이라도 무얼 할 수 있는지? 시민들은 또 어쩌라는 건지.
새벽 기사를 보니, 작년에 정부조직법을 위반한 행안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한 총경들은 모두 인사조치했다는 기사가 떴어요. 이게 과연 제대로 되어가는 나라요? 그저 어느 ‘찰(察)’을 위한, ‘찰(察)’에 의한, ‘찰(察)’의 나라가 되어 버린 것 같소이다.
이런 걸 제대로 감시하고 비판해야 할 언론이 구석에 처박히고, 한쪽에 치우쳐 숨도 못(아니 ‘안’이 낫겠소) 쉬고 있는데 그도 참 안타깝고! 이래저래 시민노릇 해먹기 힘들어 어떡하지요?
온통 정글이 되어 버린 ‘정치ㄴ지 미친지’를 바라보는 게 너무 힘들어서 하는 말이요.
이제 날씨도 마스크도 대충 풀렸으니 곧 막걸리 한잔 하십시다.
H형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