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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뭉클 Apr 26. 2024

뭉클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콘셉팅* 노트1: 나 다움을 찾는 여정


인식하든 하든 누구나 순간 본인과 연관된 여러 브랜드를 관리하고 있어. 결국 삶이라는 것은 브랜드 컨셉 관리의 과정이라 있다니까. 39


책 <브랜드로 남는다는 것>의 한 챕터를 읽었다. 총 16개의 장으로 된 이 책은 5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분량이다. 대화체와 간결체로 담긴 메시지는 문체처럼 가볍지 않다. 잘 읽히지만, 그래서 후루룩 읽어버릴 수도 있겠지만, 하나의 챕터를 읽고 반드시 숨 고르기를 해야 한다. 래서 챕터가 끝날 때마다 떠오른 단상이나 적용할 수 있는 성찰들을 정리해 보기로 했다.


첫 장은 '어떻게 고객 관점에서 볼까'에 관한 것이다. 내용의 정리라기 보단, 읽고 떠오른 것들의 정리임을 미리 밝힌다.



1. 문장전(展)

독자로서 우리는 책의 물성이나 작가 자체에 매혹되기 하지만, 독서의 끝엔 결국 문장을 품는다. 독서의 시작도 끝도, 문장이다. 나의 질문독서수업의 목표가 '마음속 단 하나의 문장(질문)을 남기는 일', 발라드 가수가 마지막 한 구절을 극적으로 불러내기 위해 3-4분의 시간을 공들여 빌드업하듯이, 우리는 그 하나의 문장을 위해 연필을 들고 인덱스를 뗀다.


유년 시절 내게 책을 읽는 곳은 조금 정적인 공간이었다. 침묵으로 가득 차 있지만 맘껏 웃거나 눈물을 훔칠 수 있는 공간. 어떤 공간은 자유롭게 유영하는 것만으로도 독서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문장과 전시의 결합. 문장전(展). 새벽에 일어나 글을 쓰고 중국어 번역을 공부하고부터 좋은 문장 수집에 대한 욕구가 커진 탓도 있다. 문장전을 조금 더 다듬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스친다.

(TMI: SNS아이디인 m_for_museum은 대학 시절 보았던 영화 V_for_Vendetta에서 따 왔다)



문장전...세 번째는 벚꽃 에디션



좋은 제품은 '필요'조건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좋은 제품을 만들었으면 그에 걸맞은 이미지를 만들어야지. 그 인식(perception)을 심는 작업이 바로 브랜딩의 역할이야.



2. 뭉클, 한 발짝 더 나아가기 

뭉클은 '뭉클한 하나의 문장(질문)'을 의미하지만, '문학하는 여자들의 클럽'의 준말이란 뜻도 있다. 그 당시 아이들과 문학수업을 하고 있었으니까. 뭐, 여자들만 모여서 얘기하는 클럽도 아니거니와 내 큐레이션이 의도와는 달리(?) 글쓰기, 기획, 질문, 심지어는 자기 계발로까지 뻗어가고 있었으므로 문학클럽의 의미는 조금 희미해지고 있었는데, 나다움에 대해 생각하면서 다시 뭉클이란 이름을 처음 짓던 때를 떠올렸다.



뭐든 내 것을 만들려면 내 나름의 이름을 지어야 해. 여타 기업들과 다를 바 없는 '인재상', '기업이념', '경영원칙'... 이런 건 내 것이 아니야. 내가 지은 나만의 이름이 아니어서 내 정신과 혼이 배어들지 않아.



멸종위기종 문학소녀로서의 나는 여전히 자기 계발, 재테크, SF에서까지 인문학의 면모를 읽어내는 은유광이었다. 올해 안에 문학클럽을 열겠다고 다짐할 때 즈음 이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나이키의 경쟁자를 신발회사로 보는 것도 고착개념에서 비롯된 것이다.


<고착 개념의 또 다른 예시들>

"죽은 아플 때나 먹는 것이다."

"안경은 매장에 가서 써봐야 제대로 고를 수 있다."

"게임은 어릴 때나 하는 거고, 어른이 되면 하지 않는다. "


<고착 개념을 깨는 질문들>

왜 라면은 값싼 것만 있지?

왜 붕어빵은 겨울에 주로 팔지?

왜 분유는 아이만 먹지?



3. INFJ문학클럽: 체험의 장

문학클럽을 구상만 하고 미뤄온 것은 운영에 대한 두려움도 있지만 무엇보다 사람에게 쉽게 기가 빨리는 INFJ 성향 탓이었다. 왜 독서모임은 활동 에너지가 많고 사람들을 만나면 에너지를 받는 외향적인 사람들에게만 유리한 걸까? 꼭 그럴 필요는 없지 않나?


INFJ도 할 수 있는 문학클럽을 구상해 본다. 마라톤, 타로 마스터, 큐레이터전(展) 등 본업 외에도 하는 게 많지만 종착지는 문학 클럽일 것이다. INFJ 문학클럽의 콘셉트를 다듬어볼 요량이다. 아직 생각덩어리에 불과하지만, 조용히 왔다가도 되는 그런 공간, 생각을 사고파는 아이디어 스토어와 같은 공간이면 좋겠다.


이건 재미로...사실 INFJ와 INFP를 오간다...


4. 새벽 독서: 다시, 새벽

요즘 새벽에 일어나 독서하는 사람들은 적지 않은 듯 하지만, 브런치 스토리에 글을 쓰기 시작하고 나서는 지담님에게서 영감을 많이 받았다. 나도 저렇게 나이를 들고 싶다'라고 느꼈달까. 사람은 책을 많이 안 읽어서 이상하기도 하고, 책을 많이 읽어도 이상하기도 하므로 나는 책 자체보다 읽는 사람의 중요성을 절감한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읽고 쓰는 일이 얼마나 신비한지 깨달은 후부터는 별다른 결심 없이도 일어나게 되었는데 달리기를 시작하고 나서는 달린 날 만큼은 푹 자고 피로감을 누적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어느새 새벽 5시를 그리워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 고요를. 나만의 공간을. 그리운 나만의 새벽을.


SNS 프로필도 바꾸고. 과정의 기록.




*콘셉팅(Concepting): 브랜드에 의미를 붙이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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