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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의 동물

어떤 일이나 사실을 잊어버림

by JJ Jul 15. 2022

 흔히 우리는 인간을 망각의 동물이라고 빗대어 말하곤 한다. 이 망각이란 녀석은 큰 축복일 수도, 큰 재앙일 수도 있는 아주 다채로운 녀석이다. 축복이라 함은 힘들고 서러웠던 기억을 잊게 해주는 선 기능을 일컫는 것이고, 재앙이라 함은 잊어서는 안 될 일을 잊었을 경우 맞닥뜨릴 수 있게 되는 마주하기 싫은 현실을 말하는 것이다.


 삶의 아팠던 이면을 속속들이 기억한다는 것은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은 일일 것이다.

실패의 기억
상실의 기억
고통의 기억
슬픔의 기억
분노의 기억


 감사하게도, 우리가 와신상담하지 않는 한, 이러한 기억들은 서서히 흐려지게 된다. 하지만 기억이라는 녀석은 망각이라는 녀석이 스스로 망각을 망각하게끔 만드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것으로 인하여 우리는 이따금씩 잊고 있었던 기억을 떠올리게 되겠지만 망각 이후의 기억은 우리가 감당하지 못할 것처럼 느꼈던 그 감정의 소용돌이를 감당 가능하도록 중화시켜준다.


 망각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항상 우리 곁에 존재하지만 우리의 기억들이 공간을 허락하려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일 뿐. 망각과 기억의 두 축은 우리들의 삶을 지탱해 주는 소중한 주춧돌이다. 소중하게 대한다면 그들 역시 신사적으로 접근할 것이고, 막 대한다면 그들의 분노로 인해 우리들의 일상은 뒤죽박죽이 되어 버릴 것이다.


 기억은 어떤 방식으로든지 간에 통제가 가능하지만, 망각은 통제가 불가능하다. 무언가를 잊기 위해 노력한 적이 있는가?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쓴 적이 있는가? 아무리 노력하여도 결국 우리는 망각이라는 통제 불가능한 녀석의 그늘 아래에 있음을...


그대여 망각을 두려워하지 마시오!
망각은 사라지지 않지만 사라진다고 느껴지는 착각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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