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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의 하루

ㅡ쌍둥이 밥 먹이기

by 우물과마당이있는집 Mar 06. 2025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철수예요. 저는 요즘 코감기로 힘들어요. 동생 철희도 그렇고요. 우리는 늘 같이 놀고 같이 자고, 같이 먹는 쌍둥이랍니다.   

  

아침에는 엄마가 요거트에 우유, 오트밀, 잘게 썬 바나나, 냉동된 블루베리, 산딸기, 블랙베리를 넣은 음식을 만들어 주셨어요.

     

저는 블루베리를 무척 좋아하지만, 동생은 좋아하지 않아요. 어떤 음식은 둘 다 같이 좋아하기도 하고요. 

    

점심에는 흰쌀밥에 두부호박된장국에 어묵조림, 숙주나물, 브로콜리치킨감자볶음을 먹었어요. 저는 두부를 좋아해서 된장국 속에 들어 있는 두부를 숟가락으로 먼저 건져 먹었어요. 아직 숟가락 사용이 서툴러서 턱받이에 흘리는 밥과 국, 반찬이 많아요.

     

우리 엄마는 저희들이 유튜브 영상을 보느라고 입 안에 있는 음식을 씹지도 않고 삼키지도 않고 제대로 먹지 않아서 화가 많이 나셨어요. 특히 동생이 밥을 먹지 않으려고 해서 엄마의 인내심은 바닥을 드러내고야 말았어요.  제가 밥을 많이 흘리고 밥과 된장국으로 장난치고 있는 것을 보고 너무나도 속상해하셨어요. 하지 말라고 하는데도 저는 말을 듣지 않고 계속 놀았거든요.

 

저는 엄마가 소리를 지를 때 깜짝깜짝 놀라요. 다정하고 예쁜 우리 엄마에게 저런 면이 있었다니, 엄마가 아닌 거 같아요. 엄마가 무서워요. 엄마 얼굴을 똑바로 보지 못하겠어요. 동생이 잘못했는데 왜 저까지 그런 상황이 되면 죄책감과 두려운 마음이 생기는 걸까요?

      

엄마는 버럭 화를 낸 후 방으로 들어가시더니 잠시 후에 식탁으로 돌아오셨어요. 그리고 바로 다정한 목소리로 "어서 밥 퍼 먹어라, 꼭꼭 씹은 다음에 삼켜라," 하고 반복해서 말했어요.   

  

엄마가 왜 그러시는지 아빠는 알고 있을까요? 우리 쌍둥이에게 밥 먹이는 시간이 부모님에게는 아주 도전적인 일인가 봐요.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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