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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짱ㅣ원시인 Jun 13. 2023

부상으로 인한 러닝 중독자의 금단현상

별이 태어나려면 혼란이 있어야 한다. - 프리드리히 니체

#부상으로인한러닝중독자의금단현상


수년전 귀의 종양으로 수술을 날짜를 잡고 기다리고 있었다. 엄지손톱만한 종양인데도 불구하고 수술부위의 특성상 매우 난이도 있는 수술이었다. 두부에다가 각종 신경이 지나가는 부위이므로 5시간이나 걸쳐 수술을 했다. 안면신경을 건들면 얼굴이 틀어질 수도 있는 까다로운 수술이었다. 입원 전날 수술을 위해 심전도 검사를 했다. 그런데 결과 값이 이상하다고 담당의의 호출이 있었다. 심장 박동이 너무 느리다라는 것이다.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혹시 운동을 하세요?"

"사이클을 탑니다."라고 대답했더니 무릎을 탁치며,

"아~ 그럼 됐습니다." 라고 말했다.


바로 이것이 유산소운동의 결과물이었다. 심장의 힘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심장 주변의 근육이 많고 그 힘이 쎄서 적은 박동수임에도 강한 근육 힘으로 발끝까지 피 순환이 엄청 잘되는 것이다. 이런 천혜의 몸은 단시간내에 만들기는 어렵다. 유산소에 다져진 몸이어서인지 러닝에 금방 적응 하였다. 자전거와 달리기는 기본적으로 다른 운동이지만 심폐 지구력을 자극시키기는데에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이중 어느 것이 더 좋고 힘들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시간대비 운동 강도는 역시 달리기 만한 것이 없다. 자전거도 짧은시간에 최고 심박과 파워(W)로 페달링을 하면 시간대비 최고의 가성비를 만들 수 는 있지만 보편적인 상황에서 가성비는 달리기가 최고이다.

  

러닝에 가장 큰적은 자기 의지 다음에 부상이다. 달리기 뿐만 아니라 운동을 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부상이라는 것은 매우 치명적이다. 축구선수 손흥민이 부상 당해 경기출전을 못한다고 생각해봐라 얼마나 안탄까운가? 전 세계 수많은 팬의 가슴 아픔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 핑계로 운동을 쉴수 있어서 좋을지도 모르겠다. 나같은 아마추어에게는 말이다. 어쨋든 우리는 운동을 해야하는 존재라면, 아니 그런 운명이다. 이제는 해야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운동을 못하는 상황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달리기는 운동량이 높은 만큼 부상의 염려도 상당히 많다.


자전거는 무릎과 무릎주변의 장경인대나 종아리 쪽 근육통이 발생할 수 있고 이외에 낙차로 인한 사고의 위험성이 크다. 반면에 달리기는 발목, 무릎, 종아리 허벅지 근육통, 고관절 등 하체 중심으로 부상이 발생할 수 있다. 나이키런클럽 어플리케이션에 58주 이상 달리기 기록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무리한 달리기로 인해 발목 부상이 생겨 2022년 7월 부터 한달 넘게 러닝화를 신지 못했다. 그렇게 나의 기록은 사라졌다. 사막 속 오아시스 신기루처럼... 이렇게 부상은 운동의 의지를 굳게 닫아 봉인하게 만든다.  

  

달리다 보면 발목, 무릎, 종아리 통증은 당연하다 처음에는 왜 아플까? 왜지?라고 생각했지만 운동을 좀 쉬면 차차 나아진다. 종아리 통증이 종종 생겼는데 자주 뛰다보니 원인을 알게 되었다. 맞바람에 페이스를 유지하려고 강하게 박차거나 기록에 대한 욕심을 부릴 때 종종 나타나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첫 풀코스를 뛸 때 몸에 힘을 뺐다. 부상으로 완주를 못하는 상황이 나오면 너무 억울할 거 같아서다.


운동은 힘들어야 한다. 땀이 나고 근육통에 몸사리를 쳐야 운동이 된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고통이 있는 만큼 공부의 효과가 나타나 듯 쉽게 운동하고 쉽게 공부하는 것은 없다. 달리기 스승님인 무라카미 하루키는 부상에 대해 축복을 받았나 보다. 하루키는 스트레칭 같은 것도 제대로 안해도 부상하나 상처하나 병한번 앓은 적 없다고 했다. 인스타에서 무지막지하게 달리는 마일리지 러너를 보면 이사람은 진짜 아이언맨이구나 라는 생각이 부러움으로 나타난다. 주 2-3회 겨우 달리는 나는 가끔 근육통에 발목 염좌에 고생하는데 월 300킬로 이상을 달리는 사람은 도대체 무엇인가? 괴물인가? 감탄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부상 하며 몇주간 쉬면서 내가 채우지 못한 마일리지에 대한 아쉬움이 내 마음을 쓰리게 하였다.

      

달리다 보면 배가 콕콕 쑤시며 아픔을 느낀적이 있을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옆구리! 이 고통의 이유는 음식물이 아직 위장에 남아 내 위장과 부딛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달릴 때는 옆구리가 아프거나 장트러블이 발생할 수 있기에 가능한 공복에 뛰는 것이 좋다. 그래서 사람들이 모닝런을 많이 하는 것인지 모른다. 아침 공복에 뛰고 들어와 바로 씻고 출근! 캭~ 환성적인 코스인것 같지만 우선 미라클모닝을 만들어주기 위한 선행요소는 기상령이다. 기상령만 넘는다면 그 다음부터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겠지만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왜이리 힘든지 우리에게 미라클모닝이 어렵게 만드는 이유가 바로 이놈이다. 밤이 길고 추워진 겨울에는 따뜻한 지중해 해변 같은 이불의 유혹을 뿌리지기가 더더욱 힘들어 진다.


달리고 흠뻑 땀에 젖고 나면 깊은 행복감이 밀려온다. 달리다보면 행복한 중독에 주의해야 한다.  삶의 필수처럼 되면서 하루라도 뛰지 않으면 짜증과 불안이 엄습해 온다. 이정도면 중독이라고 인정하자. 행복한 중독으로 하루 빠짐 없이 신나게 운동하다 보면 부상이 발생할 수 있다. 부상으로 오히려 장시간 운동을 못하고 재활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수 있다. 그래서 너무 무리하지 말고 다른 운동도 병행하는 것도 권장한다. 구기운동, 헬스, 수영, 자전거 등 다른 운동과 함께하면 다채로운 스포츠맨이 될 수 있다. 뭐든 편식하지 말자. 운동도 마찬가지다.


부상없는 달리기를 기대한다. 3런 하며 말이다. 우리 모두 안런, 즐런, 피런(PR런, PB런)



"별이 태어나려면 혼란이 있어야 한다. - 프리드리히 니체"


이 문장을 '러닝'이라는 관점으로 다시 바라보면,

-별이 태어나려면 우주의 무궁한 입자들이 대혼란 속 빅뱅으로 별이 탄생한다면 러너는 수많은 부상과 의지의 고난을 극복하고 숨이 트이는 진정한 달리기 고수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상을 입지않는게 최선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충분히 자기 몸을 부상으로 회복할 수 있게 가꾸고 다시 강한 러너로 극복되어 지는 것이다. 근육이 파괴되고 회복되며 근조직이 커지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러너는 내적 인풋을 통해 성장하고 강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달린다. 지구환경을 위해, 나 자신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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