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나는 네가 나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오래전부터 네가 나와 다르다는 것을
너는 끊임없이 이야기했음에도
나는 그 기억이 뜬금없는 어느 날 떠오른다.
나는 왜 너를 안다고 생각했을까?
나는 왜 네가 나와 같다고 생각했을까?
나는 왜 네가 나와 같아야만 한다 생각했을까?
그 핵심적인 생각들 밑에는
내가 옳고 네가 틀리다가 전제해 있었다.
나는 너와 다르다.
네가 나의 모든 것을 공감할 수 없듯이
너도 나와 다르기에
나는 너의 모든 것을 공감할 수 없다.
그 차이를 인정하기까지
곱절의 경험들이 쌓이고
이제야 조금씩 그 베일이 벗겨져
그 베일 안의 알맹이를 들여다보게 된다.
나는 너와 다르고,
너도 나와 다르다.
그것이 출발점이 된다면,
나는 너와 조금 멀어져도 괜찮다.
네가 가는 길 가운데
탄생하는 많은 열매들을
내가 가는 길 가운데
탄생하는 많은 열매들을
언젠가 우리의 축복의 향연 속에서
나는 너와 조우하며
환하게 웃음 지으며 맛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