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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연_잇다! 06화

신화는 살아있다.

- 피터 폴 루벤스 <벨레로폰, 페가수스와 키메라>

by 유노 쌤


처음으로 아프리카에 들어간 유럽인은 흥미로운 동물들을 많이 보게 되었다. 그중 그들의 눈에 들어온 동물이 하나 있었는데, 그건 바로 하이에나였다. 하이에나의 생김새나 움직임은 그들이 신화에서 보았던 괴물의 것이 분명했다.


루벤스의 작품 <벨레로폰, 페가수스와 키메라>에는 벨로로폰이 페가수스를 타고 키메라를 무찌르는 그리스 신화 속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페가수스와 키메라는 여러 동물의 형질을 갖고 있다. 페가수스는 말의 몸에 새의 날개를 가졌다. 키메라는 사자의 머리, 염소의 몸통, 뱀의 꼬리를 가진 괴물이다. 여러 특성이 혼합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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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메라는 거인 티폰과 반인반수 에키드나의 혈통을 이어받아 태어났다. 이런 방식의 사유로 하이에나도 기린과 표범 사이에서 태어났을 것이라 추측했다.


19세기까지 과학자들은 유전 현상은 주로 체액 등이 섞이는 과정으로 생각했다. 진화론을 주장한 찰스 다윈(1809~1882)도 세대에 따라 종이 달라지는 원인을 부모의 특성이 혼합 유전되어 일어난다고 생각했다. 혼합 유전은 20세기 유전학이 정립된 후 사라졌다.


현대 유전학의 초석을 놓은 과학자는 수도사인 그레고어 멘델(Gregor Mendel, 1822~1884)이다. 1865년 완두 실험으로 유전에는 형질과 연관된 특정 인자가 존재하며, 부모 세대에서 자식 세대로 일정 규칙에 따라 전달된다는 법칙을 발표했다. 하지만 그의 성과는 선종 후 드 브리스 등에 의해 1900년에 들어서야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21세기 유전학이 비약적으로 발전된 지금 우리는 여전히 신화 속 개념을 차용한다. 키메라는 생물학에서 하나의 생물체 안에 서로 다른 유전 형질을 가지는 같은 종의 조직이 함께 존재하는 현상을 설명하는 용어로 사용한다. 또 일반인들은 여전히 개, 고양이, 말 등의 유전 형질을 통칭하는 용어로 혈통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는 스타벅스, 나이키, 키메라와 같이 새로 출시되는 상품이나 신기술 등에 신화에 등장하는 명칭을 사용한다. 과학이 발전해도 우리는 신화를 버리지 않을 것이다.


<벨레로폰, 페가수스와 키메라(Bellerophon, Pegasus and Chimera)>

예술가: 피터 폴 루벤스(Peter Paul Rubens, 1577년~1640년)

국적: 벨기에(플랑도르)

제작시기: 1635년

크기: 24×27.5cm

재료: 패널에 유화

소장처: 바욘 미술관(Musée Bonn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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