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떠난 후
도시의 한 켠에 홀로 남았습니다.
세상에 혼자라는 걸
내가 모르도록
새벽부터 늦은 저녁까지
잠시도 쉴 수 없었습니다.
그런 나날이 지나고
또 그런 나날이 지나갑니다
매일 아침 달리던 길가에
작은 싹들이 힘겹게
자라날 즈음
그대에게 편지가 왔습니다.
겉에 쓰인 주소는
없기를 바랐습니다만
편지를 손에 쥐고
정처 없이 걸었습니다.
지나온 순간들이
발 밑을 맴돌다 이슬에 씻겨질 때가 되어서야 알았습니다.
뜯지 말아야 할 편지임을......
잘 가요 그대!
그렇게 안녕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