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논문을 쓸 당시에
일주일만 '오롯이 혼자 있다면, 논문을 완성하겠다'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왜냐하면 집에서 글을 집중해서 쓰려고 하면, 세명의 아이들이 어김없이 한 마디씩 말을 걸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요."
"엄마 이것 해주세요."
"배 고파요."
내가 한창 글을 쓰고 있으면, 막내 정원이는 내 의자 옆 아래에 앉아서 놀았다. 그 모습이 안쓰러워서 내 무릎 위에 앉히고 나는 글을 쓰기도 했다. 그러다 까르르 같이 웃기도 하고, 정원이가 장난을 계속 치면 화를 내기도 했다.
논문이라는 것이 중간에 흐름이 끊어지면 처음부터 다시 읽고, 다시 분석해야 하는 작업이다.
엉덩이의 힘이 필요한 일이다.
아이들의 질문에 답을 해 주느라 나의 리듬이 깨지면, 나는 어린 정원이를 재우고, 처음부터 다시 읽고 써 나가야 했다. 그럴 때 든 생각이 그냥 일주일만 휴가를 내고, 방에 틀어박혀서 '논문 진도를 내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석사논문 쓸 당시에는, 혼자 논문에 집중할 시간도 부족했지만, 논문을 쓰는 방법조차 몰랐다.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지금은 육아를 하면서, 소논문을 쓸 수 있는 방법을 아주 조금 터득을 하였다.
지금 내가 이야기하는 것은 박사 학위논문 쓰는 방법이 아니라 KCI 등재지의 소논문을 쓰는 법이다. 소논문은 보통 20~25페이지 분량의 글이다. 나는 곁에서 알려주는 선배가 없었다. 그래서 나와 같이 육아를 하며 논문을 쓰는 엄마들이 시행착오를 겪지 않게, 나름의 노하우를, 나와 같은 상황의 후배 엄마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우선, 서론에 들어가야 할 것은 연구의 배경이다.
연구를 주목하게 된 사회적인 어떤 현상이라던가? 사회적인 배경이라던가를 설명하는 부분이다.
변화된 환경 속에서 내가 주목하고자 하는 그 현상, 그 현상이 왜 중요한지(연구의 필요성),
그것과 관련된 선행연구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선행연구는 어떠한 성과가 있고, 어떠한 한계가 있는지,
이것을 토대로 나는 어떠한 연구목적을 설정했는지,
그 연구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어떠한 연구 문제를 탐색하고자 하는지
연구자 자신의 생각과 함께 전문가의 글(출처를 꼭 밝히고)을 써야 한다.
둘째, 이론적 배경에서는 이론가들의 이야기를 적는다.
A학자와 B학자 그리고 C학자.... D, E학자 등의 이론을 보고 정리를 한 후, 이 연구에서는, 나의 연구에서는 어떤 학자의 이론을 가지고 와서, 어떤 관점으로 쓰겠는지 쓴다.
셋째, 연구방법은 소논문에서 중요한 파트이다. 그래서 연구방법에 관한 내용은 자세히 따로 글을 쓰겠다. 그만큼 학술지 소논문에 있어서 연구방법은 중요하다. 여기에서는 연구 참여자, 자료수집 및 자료 분석, 연구의 타당성과 신뢰성에 대해 쓴다.
넷째, 연구결과이다.
연구결과에는 이론가의 말이 아닌 연구자의 말로(주로 연구자의 분석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야 한다.
마지막에 결론과 제언을 쓴다.
이 때는 연구자의 말과 이론가의 말 그리고 현장의 목소리를 함께 쓴다.
참고문헌은 내가 논문을 작성하면서 인용했던 글들을 쓴다.
소논문을 여러 번 쓰면서 내가 경험한 내용들이다. 이것이 각 학문의 분야마다 적용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교육학 부분에서는 도움이 되리라고 확신한다. 소논문 작성법에 대한 연구방법은 다음에 또 이야기해 주겠다.
막내 정원이가 자신이 보던 실바니안 사진을 가지고 와서 나에게 "엄마 같아요."라고 말하며 보여준다.
어두운 밤에 엄마 토끼가 스탠드를 켜고 책상에 앉아서 책을 보는 장면이다. 그리고 "우리 집에서 엄마가 공부 1등이에요."라고 말한다. 어린 정원이가 볼 때도 내가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이는구나!
내가 이렇게 공부를 하는 이유는
나와 세 아이들을 지키기 위한 힘을 기르기 위해서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