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의 25시간
나만이 내 인생을 바꿀 수 있다. 아무도 날 대신해 줄 수 없다.
복지관에서 뜻이 맞는 엄마들과 독서동아리에 가입해 지역 아동들을 위해 봉사를 했다. 처음에는 교육만 받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여름․겨울 방학이 되면 독서캠프를 열어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기도 하였다. 지역아동센터에 나가 일주일에 한 번 아이들에게 독서수업을 했다. 어린이집에서 특별활동 강사 재능기부도 하였다. 이러는 동안 5년이 지났다.
우리 아이가 학교에 입학했다. 아이 친구들을 모아 독서논술 수업을 무료로 시작했다. 재미있게 수업을 잘한다고 아파트에 소문이 나기 시작하였다. 지금은 그룹 수업으로 독서논술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 시작은 이것이 아니었는데 하다 보니 이 분야에 재능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내가 하는 일은 점점 더 쉬워진다. 일 자체가 쉬워지기 때문이 아니라 그 일을 처리하는 나의 능력이 그만큼 증대되었기 때문이다. 지독한 연습은 늘 행운과 동행하고, 탁월한 창조는 끝없는 반복적 결과로 얻어진다.
난 북카페를 하고 싶었다. 오전에는 어른들을 위한 북아트 특강을 하고, 오후에는 아이들과 독서수업을 한다. 수업이 없는 시간에는 향기로운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는 북카페이다. 하지만 다른 곳과 차이점은 내 북카페는 독서수업이 진행될 땐 일반 손님은 들어올 수 없다는 것이다. 북카페 운영 이외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취재를 나간다. 다른 곳에 독서 수업 강의도 나간다. 내가 꿈꾸는 인생이다. 10년 베테랑이면 어디서나 환영이라니 꼭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어른이 된 후 나의 첫 터닝 포인트는 36세이었던 것 같다.
나는 스스로 한계를 정하지 않고 다양한 세상에 관심을 가지려고 하였다.
서울시에서 1일 시민시장을 공모 헸었다. 내가 당선이 되어 하루 동안 서울시장으로 살아보았다. 시장은 그냥 사무실에 앉아 싸인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체력이 좋아야 한다. 하루에 여기저기 가야 하는 곳도 많고, 보고 받는 일도 많았다. 나에게는 색다른 경험이 되었다. 이 일을 계기로 서울시에서 하는 여러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중 광복절에 여러 인사들과 보신각 종을 친 것이 기억에 남는다. 그때 박찬호 선수도 같이 참가했었다.
일은 연결고리가 되어 계속 이어진다. 하나만 아는 성실함에서 새로운 가치는 나오지 않는다. 여러 경력을 가져야 변화하는 사회에 휘둘리지 않고 시야가 넓어져 살아남는다고 생각한다. 인생 후반전을 위해 멀티우먼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내가 가진 역량 이상으로 행동을 하니 이전보다 더 큰 역량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되었다. 인생은 우연에 의하여 궤도 수정되는 것 같다. 1년 전만 하더라도 내가 케이블 방송 국민기자로 일을 할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다. 주위에 관심을 가지고 도전을 하여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다. 준비하지 않는 사람은 기회가 왔다는 것조차 깨닫지 못한다. 기회는 차근차근 준비하면 우연을 가장해 갑자기 찾아온다. 행운은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선물인 것 같다.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언지 모르겠다고 푸념하면서 대충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기회가 올 때까지 열심히 일을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척하는 사람이 되지 말고, 언제든 뛰어들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시간만 일찍!
요즘 5시 30분에 일어나서 한 시간 동안 걷기 운동을 한다. 난 아침잠이 많아 정말 힘들지만 새벽 운동이 가능한 것은 그만큼 다이어트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맞는 옷이 없는 이 슬픈 상황이 나를 새벽에 운동하게 한다.
걷는 동안 다시 날씬해진 내 모습을 머릿속에 그리며 두 주먹을 불끈 쥔다.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몰라 빈둥거리다 버리는 시간이 참 많다. 아기를 키우며 바쁘지만 하루 한 시간 정도는 내 의지대로 쓸 수 있다. 그 하루 한 시간만 제대로 사용한다면 인생이 바뀐다. 하루 한 시간을 적립하면 다른 사람들이 24시간을 살 때 나는 25시간을 살 수 있다.
아이를 위해 고전 명작 전집을 샀다. 틈틈이 이 책들을 읽어보고 있다. 예전에 읽었던 책인데 새삼스럽다. 시간을 멈추는 일은 사람이 할 수 없지만, 시간을 유용하게 활용하는 일은 사람이 할 수 있다. 자신이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 정확히 알면 자신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잘 관리해야 할 필요성도 느끼게 된다.
매일 만나는 아줌마들과의 이야기는 남편, 아이들 교육, 시댁 이야기이다. 물론 이런 만남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스트레스가 뻥 뚫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도 가끔이다, 레퍼토리는 늘 같다. 새로운 만남으로 뇌를 깨워라. 만나는 사람을 바꾸면 사용하는 단어가 다르다. 취재를 나가면 방송에 필요한 것들을 이야기 나누고, 복지관에 가면 지역사회 아동에 대한 이야기, 자원봉사를 하면 나눔에 대한 이야기, 미술관 도슨트를 할 땐 미술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독서지도사로 사람들을 만나면 또 다른 대화를 나눈다.
함께 있어 편안한 사람 하고만 지내다 보면 내 실력은 늘지 않는다. 나에게 끊임없이 자극을 주는 사람과 가까이하고 싶다. 나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서로에게 좋은 자극을 주고 단련시키는 관계가 존재해야 한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다. 멋있는 사람 주위에는 그러한 사람들이 모여든다. 어떤 사람과 관계를 맺는가는 내 인생을 좌우할 만큼 중대한 일이다. 긍정적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과 있으면 나도 기분이 좋아진다.
요즘 하고 싶은 것이 또 생겼다. 글쓰기다. 여고시절 문학소녀가 아니었던 사람은 없겠지만 나는 학교에서 글짓기 상도 제법 탔었다. 수필을 써 보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많은 습작을 통해 헤밍웨이처럼 글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남보다 빨리 인생 후반부를 준비할 수 있게 되어 참 다행이다. 행복은 지금 이 순간에 있다. 현재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부터 열심히 해야 한다. 가진 것에 감사할 줄 모르고 욕심만 부리는 사람은 세상 모든 것을 가진다고 해도 결코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
내공이 쌓이면 나의 내일은 든든해질 것이며 당당하게 삶을 즐길 수 있다.
죽을 때까지 현역이고 싶다.
나는 그녀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