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한 날에 가만히 고양이를 보면 위로를 받는다
"냐~~~~"
"냐냐냐~~~~"
6시면 어김없이 들리는 온이의 목소리..
이제는 알람이 없어도 6시에는 눈을 뜬다.
꽤 오래도록 새벽 5시기상을 유지했다.
하지만 2년 전 그 일이 있은 후로는 추위와 무기력을 핑계로 눈만 뜨고 천정을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나의 귀여운 아이들은 아침의 같은 시간에 일어나 있고, 저녁에는 같은 시간에는 침대에 몸을 뉘이는 나를 좋아하는 것인지 나를 닥달하며 말을 건다.
온이의 잔소리에 몸을 일으키면 임무를 완수했다는 듯 의기양양한 얼굴을 하고 그날의 애착장소에 가서 자리를 잡는다.
어떤 때는 약간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는 온이의 얼굴을 보며 나는 온이의 얼굴을 부여잡고 온이가 귀찮아 하는 뽀뽀세레를 날린다. 그 때에도 약간의 한숨?을 동반한 귀찮음의 포효를 해 온다.
옆에서 그러고 있으면 어느새 다가온 흑미
자신을 봐줄 차례가 아니냐며 다리쪽으로 몸을 기대온다. 나의 아침을 반겨주는 두 아이가 있어서 그나마 아침에 미소를 짓는다.
오늘처럼 아직 주말 하루가 남아있는 날이면 이 아이들과의 모닝인사는 조금 더 길다.
딥한 인사가 끝나면 간단한 아침을 먹으며 두 아이가 뒹굴뒹굴 투닥투닥 우다다~ 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언제나 호기심이 넘치는 흑미와 늘 바닥에 붙어 앉아있는 온이지만 두 아이들은 아침이면 좀더 눈이 초롱초롱해서 사냥이라도 하듯 서로를 지켜본다.
밖에 나와있는 동안 두 아이가 궁금해서 집안을 볼 수 있는 캠을 열어보면 조용하다. 때로는 쇼파에 앉아 가만히 무엇인가를 응시하고 있기도 하고, 잠을 자기도 하지만 내가 있을 때처럼 활동적이지는 않는다. 가끔은 그 모습이 가슴이 아플 때가 있다. 늘 함께 있어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럼에도 함께 있을 수 있는 날에 아이들을 놀아주기도 하지만 대부분 누워서 멍하니 스마트폰만 응시하거나 책을 보고만 있을 때가 많다.
한때 매일 글을 업로드 하고, 매일 책을 읽고, 매일 필사를 하고, 매일 산책을 했던 나는 이제 거의 없다.
나는 고양이와 같은 삶을 살고 있는걸까.. 싶어 아이들을 보았지만, 이 아이들... 자신만의 루틴으로 하루를 움직이고 있었다. 어쩌면 나보다 더 부지런한 녀석들이다.
아침 6시면 엄마인 나를 깨운다. 때로 일어나지 않으면 머리맡까지 와서 핥아주고 만져주고 흑미는 배쪽으로 꾹꾹이까지 하며 나를 깨운다. 그래도 일어나지 않으면 언제까지 누워있나 침대 옆에서 계속 나를 응시한다.
결국 그 시선에 못이겨 일어난다.
그 후로 내가 씻는 것을 기다렸다가 자신들의 식탁쪽으로 몸을 향해 그 상태로 나를 바라본다.
아침밥을 내 놓으라는 것이다.
그들의 아침을 챙겨주고 나면 내가 아침을 먹기를 기다리며 나름의 시간을 보낸다.
온이는 코타츠의 아늑한 이불속에 들어가 몸을 뉘이고
흑미는 그 시간즈음 들어오는 따스한 햇볕에 따라 바닥에 그려지는 그림자와 한판의 씨름을 벌린 후 아침잠을 잔다.
이런 루틴은 모든 고양이가 같지는 않겠지만 저들마다 정해놓은 규칙이 있는 것이겠지. 그러니까 아이들이 적당한 양의 음식을 먹으며 소화를 시키고 각자의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리라.
어쩌면 사람인 나는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어 두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무기력에 압도되는 일도 있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고양이에게 한수 배워간다.
살다보면 누구나 크고 작은 일을 겪게 되고, 그런 일들로인해 인생이 크게 바뀌어 버리기도 한다. 좋은 나쁘든.. 하지만 모두가 자신의 인생이 나쁘게 변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힘들더라도 작은 일이라도 하루를 건강하고 뿌듯하게 하는 루틴들을 정해두어야 겠다.
6시에는 아침에 일어나 침대에서 나오기
이불정리하기
간단하게라도 아침은 꼭 챙겨먹기
쉬는 날에도 꼭 샤워하기(쉬는 날에는 씻지 않아요..)
점심은 건강식으로 만들어먹기 (도시락싸기)
저녁은 항상 11시에 눞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