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브런치북 "아빠는 무명작가"를 만들어보았다. 이 브런치북을 만들면서 무명작가라는 부캐도 갖게 되었다.
이번 브런치북은 서울에서 세종시로 출퇴근할 때 버스 안에서 습작한 내용을 몇 편 뽑아서 만든 이야기들이다. 세종시까지 출퇴근할 때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왕복 3시간이 넘게 걸렸는데, 그냥 멍때리고 있기가 아까웠다. 잠이라도 푹 자고 싶었지만 특히 퇴근길에는 10분, 15분 자면 눈이 똑 떠졌다. 책을 읽어보려 했지만 멀미가 나는 것 같아 관뒀다. 음악을 듣거나 뉴스를 들으면서 시간을 죽였다. '좀 생산적으로 시간을 보낼 수 없을까?'라는 고민이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글을 써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토리! 동화라고 하기엔 송구하지만 동화에 나오는 이야기를 직접 만들어보고 싶었다. 이때 딸이 어린이집에 다닐 때였는데, 집에 동화책이 꽤 많았고, 도서관에서도 많이 빌려 봤다. 그리고 서점에 가면 어떤 동화책이 있는지도 열심히 살펴봤다. 그리고 많은 동화책을 열심히 읽어줬다. 권수로따지면 이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은 책을 읽었지 싶다.
그러다 보니 동화책의 패턴이 보였다. 내가 봤을 때 거의 모든 동화책이 이 세 가지로 집약되었다. 1. 지식 전달 중심, 2. 교훈 전달 중심, 3. 스토리 중심 책으로 나눠졌다. 지식이나 교훈은 어려운 내용이 아니다. 심플한 내용이었다. 전달하고 싶은 지식, 교훈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만들어서 제시하고 있었다. 3. 이야기 범주에 해당하는 동화책이 제일 난도가 높은 편인데, 독자인 아이들이 희로애락 같은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 목적이 아닐까 싶다.
"엄마와 아기바다사자" 조회수가 8인데, 라이킷이 7이다. 조회수대비 라이킷이 가장 많은 글이다. 우연일까...)
이렇게 생각하다보니 근자감이 들었다. '어떻게든 써낼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결심했다. 그리고 노트를 구입했다. 무조건 하루에 하나씩 스토리를 습작하는 거야! 최악의 경우 '이야기 시작했다, 이야기 끝났다', 라도 쓰자. 무조건 하루에 한 편씩!
그럼 스토리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스토리를 만드는 방법도 네 가지 정도를 생각해볼 수 있었다. 1. 평소 일상을 소재로 하는 방법, 2. 고전이나 잘 알려진 이야기를 조금 각색해서 만드는 방법, 3. 드라마나 다큐를 보고 모방하는 방법 4. 아예 새로 만드는 방법.
이렇게 다짐을 하고 퇴근 버스에서는 무조건 하루에 한 편씩 글을 쓰기 시작했다. 마음에 드는 이야기도 그렇지 않은 이야기도 있었지만 어떻게든 하루에 한 편씩 써나갔다. 그렇게 쓴 게 73편의 이야기이다. 버스 속에서 무명작가가 탄생한 셈이다.
73편을 쓰고 직장을 옮기게 돼 출퇴근 버스를 더 이상 탈 필요가 없어졌다. 그때 생각했다. '음, 하루에 한 편씩 73편 정도 이야기를 만들었으니, 100편을 딱 만들고 그중에서 맘에 드는 이야기를 몇 편 뽑아 잘 다듬어 어디 출판사에 제안이라도 해봐야겠다.'
하지만 그 이후 단 한 편의 이야기도 추가하지 못했다. 반대로 지금 생각해보면 퇴근 버스 안에서 거짓말같이 하루에 한 편씩 글을 썼다. 그렇게 이야기를 썼던 게 2017년에서 2018년이다. 이번에 브런치 작가가 되고 브런치 북을 하나 만들다 보니 그때의 이야기를 몇 개라도 정리해서 브런치 북으로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그때의 노트가 안 보인다. 다행히 몇 개 한글 작업을 해둔 게 있어 그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몇 편을 뽑아보았다.
그냥 습작한 내용을 그대로 쓰기는 그렇고, 딸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아빠가 들려주는 형식으로 만들어보았다.
누가 그랬다. 어떤 작가는 글을 쓸 때는 빨간모자를 덮어쓰고 글을 쓴다고. 그냥 글을 쓰고 싶을 때 쓸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특정한 환경, 루틴을 만들어야 글이 써지는 사람이 있는가 보다. 나는 후자인가 보다. 어떻게 하면 글을 계속, 지속적으로 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