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도움을 받기 시작하자, 무너지지 않는 날들

by 새벽

나는 예전처럼 모든 걸 혼자 감당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갑자기 강해진 것도 아니다. 여전히 흔들리고,
여전히 예민하고, 여전히 미루는 날이 있다.


그런데도 달라진 게 하나 있다. 나는 예전만큼 깊게 무너지지 않는다. 예전의 나는 한 번 삐끗하면 끝까지 갔다.


집중이 안 되는 하루가 한 주를 망치고, 기분이 가라앉는 순간이 나를 완전히 잠식했다.


“어차피 오늘 망했어.” 그 생각이 들면 나는 그대로 바닥까지 내려갔다. 그리고 그 바닥에서 스스로를 오래 붙잡고 있었다.


도움을 받기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배운 건 “완전히 무너지지 않는 법”이었다.



상태가 안 좋으면 약속을 줄이고, 에너지가 떨어지면
일을 나눠서 하고,감정이 올라오면 결정을 미루는 것.
그건 거창한 기술이 아니었다.


그냥 나를 조금 덜 밀어붙이는 방식이었다.예전에는
쉬는 날을 실패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회복이라고 부른다.


예전에는 도움을 요청하면 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지금은 관계를 활용한다고 생각한다. 이 단어 하나가
내 삶의 방향을 바꿨다.


나는 아직도 완벽하지 않다. 가끔은 여전히 괜찮은 척을 하고, 괜찮지 않은데 괜찮다고 말한다. 하지만 예전처럼
모든 걸 혼자 견디지는 않는다.


누군가에게 말하고, 전문가에게 묻고, 필요하면 멈춘다.
그 선택들이 내 하루를 덜 흔들리게 만든다. 도움을 받는다고 해서 인생이 갑자기 쉬워지진 않았다.


다만 예전처럼 혼자서 끝까지 가지 않는다. 나는 이제
넘어질 때 붙잡을 손이 있다는 걸 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마음이 덜 급해진다.


나는 예전처럼 “괜찮은 사람”이 되려고 애쓰지 않는다.
대신 “무너지지 않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


조금 느려도, 조금 쉬어도, 조금 도움을 받아도,
계속 살아가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 그게 내가 배운
가장 현실적인 회복이다.


나는 여전히 흔들리지만, 예전처럼 혼자는 아니다.
그리고 그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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