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그리고 칭찬의 미학

기초반 수영 강습 시작 수영 일기

by 이순일

비장한 각오로 글을 올린 후 시작한 기초반 첫째 날...

첨엔 일기를 안 쓰고 그때그때 느끼는 감흥을 적으리라 생각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 일기는 나를 위해서라도 적어야 할 거 같다..


내가 그동안 이론을 공부했다면 그것은 예습이요..

이렇게 일기를 적는다는 것은 바로 복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늘도 수많은 나와 비슷한 동호인들이 드나들며

공감하고 기뻐하고 때로는 안타까워하겠지만...

모두의 목표는 단 하나가 아니던가...

바로 수영을 마스터하기 위한 것...

그리고 그 수영을 통해 나를 알게 해 준다면

그 또한 가치 있고 살만한 이유가 되지 않겠는가 생각한다..

수영강습을 시작하며 처음 세운 작은 목표는

수영장 분위기 익히기와 코치 사귀기(?)다..ㅎㅎ


누구에게나 불편한 첫날이다.

그러니 서로 얼굴을 트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거 바로 코치에게 잘 보이기..ㅎㅎ

이번 강습은 약 30여 명이다...

아무리 코치가 잘 가르친다고 한들 골고루 신경 쓸 수는 없는 법..

그래서 먼저 눈도장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당당히 코치실로 찾아가 담당 강사를 찾았고

당황해하는 강사에게 앞으로 잘 부탁한다고 깍듯이 인사했다..

사실 언뜻 봐도 한참 아래의 연배였지만 스승이 아니던가...


오늘도 제일 먼저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했더니 "아 예"하고 아는 척을 한다..

어제 처음 인사한 거뿐인데..

사실 이 대목은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친해질 거고, 싫으나 좋으나 앞으로 동고동락(?)을 할 텐데

하루라도 빨리 가까워지는 것이 수영 습득의 또 한 가지 팁이 되지 않을까?

그리고 강사가 말할 때마다 눈을 맞추고 설명을 하면 고개를 끄덕이기..

강사가 뭔 말을 하는데 듣는 둥 마는 둥 하면 얼마나 맥 빠지겠는가..


강사를 잘 만나는 것도 복이지만

그 복을 내복으로 만들려면 복 있는 강사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강사를 잘 만난 거 같다..

칭찬에 인색하지 않은 거 같다..

이놈의 칭찬이 뭔지 그저 잘한다는 소리만 들으면 어깨가 으쓱해진다...

교육의 효과가 배로 나온다는 사실...


예상했던 코스대로 레슨은 시작했다..

먼저 준비운동

같은 타임대에 있는 고급반과 연수반이 함께 준비운동을 실시했다..

스트레칭을 위주로 하는데... 멋모르는 초보들은 곁눈질로 따라 하기 바빴다..


준비운동이 끝나고 물적 응하기

소위 말하는 음파 훈련으로 잘 알고 있었지만 무조건 강사가 시키는 대로 했다..

여기서 강사의 한마디..

"물속에서는 무조건 숨을 코로 내쉬세요 그러면 코로 물이 들어갈 일이 없어요"

물속을 걸어가면서 코로 최대한 내쉴 만큼 내쉬고

물밖에 나오면서 입만 벌리니 자연 숨이 들어온다..

그렇게 반복하며 한 바퀴를 돌고..


다음은 새우등 뜨기

이 동작을 또 한 바퀴 돌며 반복학습..

처음엔 잘 안되다가 한 바퀴를 돌고 나니

점점 몸이 물에 적응하기 시작하며 수평이 잡힌다..


그리고 단계 단계마다 강사는 각 수련생들을 칭찬으로 격려한다..

"잘하시네요"

이건 꼭 필요한 거 같다..


옆라인의 고급반과 연수반에서 옛날 생각이 나는지 계속 쳐다보면서 웃고 즐기고 난리다..ㅎㅎ

그래도 좋은 게 난 지금 누구나 인정하는 초보가 아닌가..


자유수영과 레슨의 가장 큰 차이라면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다..

사실 자유수영 때는 초보이면서 초보 행세하기가 참 어렵다..

뭔가 안 되는 부분 연습을 해보고 싶은데 그러하질 못하니 말이다..

바로 마음껏 당당해지는 순간이다..


그리고 발차기

모두가 수영 장벽에 걸터앉아 허벅지의 중요성을 듣고

곧게 편 상태로 물 위 약 반뼘 높이까지 발차기를 한다..

발끝은 약간 모아주는 형태...

열심히 하고 있으니 강사가 와서 또 칭찬 "오 근육이 잘 발달하셨는데요!!"

또 기분이 좋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걸 종합해서 발차기를 하면서

양손을 일자로 귀에 댈락 말락 한 채로 물 위에 떠서 전진하기..

생각보다 진도가 빠르지 않나 생각했는데..

팀원 모두가 잘 따라 하고 무엇보다 강사가 핵심을 잘 이해시키고 가르치는 거 같다..

군더더기를 쏴악 빼고 알맹이만 잘 전달하는 느낌이다..


약 두어 바퀴를 돌고 나니 어느덧 한 시간이 다됐다..

아무리 진도가 빨라도 어차피 우리의 강습 계획에는

이번 달은 자유형밖에 없으니 급할 것도 없다는 생각..

시작이 반이라고... 드디어 반을 끝냈다..ㅎㅎ

오늘 30명이 나와야 하지만 20명밖에 안 나왔다..

그 반을 시작하지 못한 인원도 10명이나 되니...

과연 몇 명이나 남게될까?


마지막으로 기초반 회원 다같이 화이팅을 외치고..

다시 샤워장에서 만난 강사의 칭찬 한마디는 또 나에게 힘을 북돋운다..

"오늘 아주 잘하시던데요..그대로 따라 오시기만 하면 됩니다"


칭찬의 미학과 초보로서의 당당함을 느꼈던 첫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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