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영을 위해 뻗는 팔은 우아하게 가 아니라 힘차게

중급반 수영강습 24일 차 수영 일기

by 이순일

여기저기서 날아가는 영자들을 보며

나도 강습을 받으면 저렇게 할 수 있어!!

라는 자신감으로 수영을 시작하지만...

바로 엄습하는 좌절모드는 수영을 참으로 힘들게 한다..

가끔 강습받는 영자들이 궁금해하는 게 있다..

그것은 강사를 통해 제대로 강습을 받는데

난 왜 이렇게 실력이 늘지 않는가 하는 의구심이다..

그리고 나의 이런 문제점을 보고도

강사는 왜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치켜만 보는 걸까?

물론 강사가 나 몰라라 하지는 않는다..

그 해답은 강사가 가르쳐 주는 지식도 필요하지만

단지 개개인마다

아! 그렇구나

하고 깨닫게 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시간은

어떤 강습생에게는 짧을 수도 있고,

어떤 강습생에게는 정말로 긴 고행의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심지어 1년이 넘게 걸리는 경우도 있다..

이 부분을 강사가 어찌할 도리는 없다..

가르쳐 주는 이외에 그저 기다려주는 것이고,

강습생 본인의 몫인 것이다..


난 스키를 20여 년 넘게 탔다..

스키를 처음 접할 때 스키를 마스터하는 비결은

얼마나 많이 넘어지는가에 있다..

잘 타는 것이 비결이 아니라

많이 넘어지고 시행착오를 해봐야 한다는 사실이다..

여러 번 넘어지다 보면 넘어지는 요령을 배우게 되고,

일단 슬로프에 대한 두려움부터 사라진다..

이 두려움이 사라져야만

자연스레 원리를 이해하고 기술 습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수영도 마찬가지이다..

4개월째에 접어드는 이즈음

이제야 물밑이 보이고, 또 옆이 보인다..

필요하다면 물을 먹으면 되고...

틀린 자세는 바로잡으면 된다...

바로 깨달은 결론은

물은 나를 도와준다는 사실이다..

두려움이 없어지니

물은 참으로 친근하게도 나의 조력자인 것을 알게 되었다..


온몸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힘을 빼고서,

꼭 필요한 부분의 근육만을 이용해서,

필요한 만큼의 힘만을 이용해,

부드러움과 유연함으로 물을 가르며 나아갈 때,

물은 내 몸을 이끌어준다..


요즘 평영 팔 동작이 어느덧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다음 주부터는 접영을 시작한단다..

물을 알고 물에 내 몸을 맡기는 훈련은

어느 영법이나 다 필요한 게 사실이지만..

평영에서는 그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짧은 순간이지만

평영에서도 스트림라인은 아주 중요하다..

그런데 이 스트림라인을 거의 안 하거나

아주 짧게 가져가는 강습생이 대부분이다...

물을 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근데 이러한 사실은

새로 합류한 경력자(?)들에게서도 나타난다..

급하다..


사실 평영에서 물 위로 올라오는 이유는

단지 영법에 따른 호흡을 위함이다..

평영도 마찬가지로 물속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기술일 뿐이다..

평영 발차기를 힘차게 끝내준 후

잠시 스트림 라인을 유지하면 몸이 앞으로 쭈욱 전진한다..

난 이때가 제일 기분이 좋다..


근데 평영을 뜨기 위한,

다시 말하면 호흡을 위해서 존재하는 수영으로 대부분 생각한다는 것이다..

호흡은 수영을 위해 그저 필요할 뿐이다..

중요한 동작은 물속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평영을 제대로 관찰하자면

물 위에서 얼마나 우아하게 호흡을 하는가를 보면 안 된다..


물속을 봐야 하고 물속 동작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완멱한 스트림라인을 만들기 위해

가슴으로 모아준 손을 힘차게 앞으로 뻗는다..

그리고 머리는 당연히 뻗은 손 사이로 충분히 파묻어(?) 준다..

이게 완벽한 스트림라인의 1차 예비동작이다..


그다음엔 평영 발차기를 통해

앞으로 쭉 뻗어있는 최대한 몸을 밀어준다..

그리고 기다리는 게 의식이 될 정도로 유지해주는 스트림라인...

내가 생각해도 정말 멋있다...

평영을 제대로 커닝하려면 이 물속 동작을 봐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강사가 한 말을 되새겨 본다...


"여러분 평영을 우아하게 하시면 안 됩니다.."

"자유형처럼 팔을 힘차게 뻗으셔야 합니다"


팔을 우아하게 뻗어주지 말라는 얘기다...

평영이 소위 말하는 쉬는 수영이 아니라는 얘기...

물 위로 나오기 위해서 물속으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

물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물 위로 나오는 것이

평영이 아니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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