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급반 수영강습 23일 차
수영을 시작한 지 3개월을 넘기고 있다..
강습과정으로는 중급반을 넘어 상급반이라고 명칭 하지만..
내가 느끼는 수준은 이제 갓 걸음마를 하게 되는 단계라고나 할까..
자신감으로 발을 내디뎌보지만
결국 뒤뚱거리다 넘어지는 애기가 딱 맞는 거 같다..
처음 시작할 때 강사는
목표 도달 치를 1개월 정도로 잡아준다...
왜냐하면
시작하자마자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목표를 가까운 곳으로 잡아주는 것이다..
그 목표에 도달하여야만
다음 목표가 또 보이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다음 목표는 또 저만치 있고,
그곳에 가보면
또다시 목표는 저 멀리에 있다...
위안이 된다면
아직 출발하지 않은 자 보다는 그나마 진도가 나가 있다는 것...ㅜㅜ
이처럼 수영은 참으로 길고도 먼 여정을 통해
단계적으로 터득해나가는
흡사 아이가 걸음마를 배우게 되는
그것과도 동일한 거 같다..
근데
걸음마를 처음 배우는 아이가
100m를 전력으로 질주하는 걸 보면서 도움이 될까?
나도 곧 저렇게 할 수 있을 거야라고 굳은 다짐을 할까?...ㅎㅎ
근데 우리는 그런 욕심을 가진다..
내가 연습하고 있는 레인 옆에
바로 그 100m 선수가 있는 것이다..
그걸 보면서 난 왜 안되지? 한다..
그래서 수영은 기대에 대한 만족보다는
좌절감이 먼저 찾아오게 된다..
그래서 아! 난 안되는 거였구나... 하고
다시 물을 멀리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인 거 같다..
바로 이것이 수영을 배우는 데 있어
제일 큰 적인 거 같다..
택도 없는 이 자만심이
모든 걸 그르친다 해도 과언은 아닌 거 같다..
사실 수영에 대한 표현은
단순히 자유형, 배영, 평영, 접영 끝이다...
단순하다...
근데 결코 단순하지가 않다..
언젠가 내가
수영은 양파와도 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각 영법에 대하여 플로우 차트(Flow chart)를 그린다면
화살표는 끝도 없이 그려야 될 것이다..
3개월을 넘긴 이 시점은,
3개월이나 넘겼으니
이제 완성만 하면 되는 단계가 아니다...
바로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여러분은 앞으로 저랑 1년이 넘게 수영을 하셔야 됩니다.."
"가르칠게 너무 많아요..."
"자유형 다 되신 거 같죠? ㅎㅎ
완성하려면 1년 정도 걸립니다.."
오늘 강사가 한 얘기다...
자유형이 이 정도라면
굳이 다른 영법을 들먹일 필요도 없는 거 같다...ㅎㅎ
그러면서
강사가 수영을 잘하기 위해 다짐한 거는
"꾸준히 나오셔야 합니다..."
"계속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셔야 합니다.."
"항상 수영을 하기 전 생각을 하세요"
"내가 배운 것은 무엇이고
그것을 무시하지 말고 적용해보는 겁니다.."
"상상하셔야 됩니다...
제가 가르친 대로 수영을 하는 나의 모습을 말입니다"
내가 수영을 시작하기 전 헬스를 오랫동안 했다고 말한 적 있다..
강사는 사실 내가 우리 반에서 수영 진도가 제일 늦을 거라고 생각했단다...
내 팔을 만져보고 그렇게 느꼈었단다...
근데 지금은 내가 전체 인원 중에서 중상위권의 실력을 가지고 있단다..
(사실 중간에 경력자들이 많이 들어와서 순위가 밀림...)
외모나 체형은 아니올시다 였지만..ㅎㅎ
나에게는 가르쳐주는 것에 대한
꾸준한 노력과 연습이 있었기 때문이란다...
이게 최고의 비법이라고...
수영을 잘하고 싶다고?
그 비결은 꾸준함과 그에 따르는 노력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위의 모든 과정을 먼저 거치고
경험한 조력자 또는 강사를 정하고,
그를 믿고,
그의 가르침에 따라가는 일이다.
그는 아기의 걸음마를 가르쳐 줄 어머니이자
장기판에서의 승패를 결정지을 수 있는
훌륭한 훈수 쟁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