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반 수영강습 1일 차 수영 일기
처음 수영을 배웠을 때
내 마음은 조급하기 그지없었다...
물속이라는 아주 불편한 곳을 대하다 보니...
기회만 된다면 조금이라도 빨리 물속을 벗어나고픈 마음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모든 동작에 있어 여유가 없다..
빠르게 동작의 전환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자유형을 할 때도 그랬고,
배영 때도 그러했다...
오죽했으면 강사가 "왜 그리 빨라요? 천천히 하세요"라고 했을까...ㅎ
어릴 때 물에 빠져 죽을뻔한 기억도 있었기에
물속과 친해진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런데 수영을 4개월째를 마치다 보니
과연 수력이란 것은
물속에서 가진 숨을 이용해
얼마만큼 여유 있게 머무를 수 있느냐인 거 같다..
하면 할수록 이제 물속에서 뭘 할까? 하는
여유가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일기를 쓰면서 누누이 강조한 게 있다..
기다림의 미학이라는 것이다..
물속에 오래 있는다면 당연히 살 수가 없겠지만..
가능하다면 최대한 오래 머물러 있을 수 있다면
그것은 수영에 많은 도움을 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일단 물속에 들어갔다면
나오기 위해 애쓰지 않는 방법을 배울 일이다..
사실이 그렇다..
배영을 제외하고선
모든 영법이 물밖에 거의 나오질 않는다..
그저 숨을 위해 아주 잠 순간 그것도 입만(?) 내밀뿐이다...
그래서 요즘 난 물속에서 긴장하지 않고 편안 해지기 위한 연습을 따로 한다..
물론 강사가 가르쳐주는 사항은 아니다..
수영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고...
뒤늦은 나이에 배운 물생활에 많은 도움을 받고자 함이다..
흡사 돌고래처럼 나는 노닌다...(실제 돌고래는 아니지 마)
이리 뒤집어도 보고...
물속에서 웃어도 보고...
복합적으로 영법을 섞어도 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물을 느끼기 위해 애쓴다...
살랑살랑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날
마을 뒷동산 갈대밭에 서서
불어오는 바람에 휘날리는 갈대를
가만히 눈을 감고 손으로 느껴보던 순간이 있었다..
말로 표현해 무엇하리
그때의 갈대 사이로 느껴오는 바람의 숨결...
그 감동이란...
이걸 물속에서도 느끼고자 한다...
손을 이리저리 스컬링을 하며
그 감동을 물속에서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영화 "그랑블루"에서처럼.......................
평영에서 해결책은 바로 이 여유다...
힘차게 물을 끌어모아 앞으로 쭉 뻗어준 뒤...
손끝에서부터 발끝까지
스트림라인을 통한 일직선을 만들어준다...
머리도 일직선을 만들어준다..
그리고 기다린다...
머리를 쳐들고
어서 빨리 다음 손동작을 가져가고 싶지만 기다린다...
이 기다림 동안..
몸은 빠르게 앞으로 전진한다..
발차기를 하지 않아도 나아간다..
내가 할 일은 기다려 주는 것이다...
그리고
몸이 기다림이 끝나고 떠오를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를 주면
그때 마지못해(?) 다음 손동작을 준비하면 되는 것이다..
바깥세상이 궁금한가?...
그래도 기다려라...
평영의 아름다움은 물 위에 있지 않다..
바로 물속에서 이루어진다..
이 여유로움과
그 속에서 나오는 물의 상긋함을 즐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