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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순일 Mar 02. 2023

때론 폭풍 속으로 뛰어들듯 수영을 할 때도 있다

수영을 즐기자

내 삶을 통틀어...

가장 무식하고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를 꼽으라면

"그랑블루"와 "폭풍 속으로"의 두 편을 들 수가 있다..

벌써 눈치 빠른 분들이라면 감을 잡겠지만..

둘 다 물을 소재로 한 영화이다. ㅎㅎ


말도 안 되는 미친 짓이

그 주된 스토리여서

뭐 이런 영화가 다 있어?라는 푸념이 저절로 나옴과 동시에

현실성 없는 스토리라고

손가락질받고 비아냥거리기 딱 좋은 영화인데...

나에겐 꽤나 큰 영향을 미친다...


심지어는 지극히 감상적인 영화

너무나 비현실적인 영화로서

현실에서는 반영을 해서도 안되며

흉내를 내어서도 안된다는 말을 듣기가 일쑤인 영화이다..


내가 많이 듣는 말 중에

"좀 적당히 해라"라는 말이 있다..

뭘 할 때마다...

미친 듯이 한다...

잘한다는 표현과는 어감이 좀 다르니

자랑은 아니라는 전제를 미리 깔아 둔다...


테니스가 그러했고..

스키가 또한 그러했다..

마라톤도...


어느 비 오는 여름날...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보통은 자전거를 옆에 세우고 비가 멈추기를 기다리든지..

아님 적당한 곳에 자전거를 파킹을 하고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 목적지에 가야 하지만

난 그날...

정말 미친 짓을 하였다...


그 비를 그냥 맞으며

온몸을 다 적시며

목적지를 향해 마구 내 달렸던 기억....ㅎㅎㅎ

모든 게 다 젖었다..

미친 짓이다....

이유는 

그냥 그렇게 해 보고 싶었다...


그리고선...

목적지에 다다르니...

아무것도 남은 게 없었다...

젖은 가방

젖은 몸

지저분해진 옷...

그런데...

마음은 날아갈 듯한 시원함과 후련함

가슴 벅차오르는 무언가 모를 감동이

내 마음을 사로잡는다...

뭐 굳이 표현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하였다는 얘기...


나이를 생각하면..

환경을 고려하면..

주변을 바라다보면..

무언가 미친 짓을 하기가 쉽지 않은 세상이다..


하지만 

마음만큼은 

그 열정과 미친 짓을 잃고 싶지가 않다..

기억에서 지워 버리고 싶지도 않다..

내겐 정말 소중한 추억이자

나를 살아 숨 쉬게 만들어 주었던

그 순간의 소중한 기억..


내가 숨을 쉰다는 것은..

심장이 뛰기 때문이다..

나의 심장을 뛰게 만들어 주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폭풍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 폭풍 속으로 뛰어들 수 있는 열정 때문이 아닐까?

가슴에 가만히 손을 대어 본다..

가슴이 뛴다면?

그것은

나의 열정이 아직도 살아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세상은 변하고 있다..

그만큼 손가락질받을 일도 많다..

하지만

적어도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전제를 둔다면

조금은 미친 짓을 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것이 나의 심장을 뛰게 만들고

나의 가슴을 요란하게 흔들어

내가 살아 움직이고 있음을 깨닫게 만들어 준다면 말이다..


가끔 나는 수영을 그렇게 한다..

미친 듯이...

어떨 땐 바다에 뛰어들기도 하고

어떨 땐 미친이 수영장 레인을 돌기도 한다..


그리고

아주 가끔은

폭풍 속으로 뛰어들기도 한다..


그것은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고

나의 삶은 아직도 진행형임을 깨닫게 해주는

귀하고도 소중한

나를 발견해 주기 때문이다...

이전 25화 화장실을 가듯이 수영은 습관처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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