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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순일 Apr 27. 2024

수영이 힘든 이유는 조급함에 있다

무슨 이유에선지 모른다...

물에만 들어가면 모든 게 급해진다..

마음의 여유가 없어진다..

온몸에는 힘이 잔뜩 들어가 있다..

그리고선 마치 조금의 힘이 남아있기라도 하면

무슨 큰일이 날것처럼

아낌없이 아낌없이 다 써버린다..


수영을 하러 들어와서

50여 분간의 시간이 있는데..

10여분 정도만 수영을 하면...

지친다....

한참을 쉬어야 한다...

왜 그럴까?

왜 마음이 조급해지고

힘을 소진하게 되는 걸까?

그리고선

생각을 한다..

이것은

내가 원했던 결과가 아닌데...

왜 이렇게 수영이 힘든 거지?..라는


물은

우리에게 포근함과 부드러움

그리고

안정감을 주는 요소이다..

잔잔한 바다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내 마음의 조급함은 다 사라지고

마음은 평온해지며

그 어떤 힘든 일이 주어진다 할지라도

나 이겨낼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이 마구 솟아오른다...

물이 주는 의미는 그러한데...

물속에 들어가기만 하면

이 모든 것을 다 잊어버리게 된다...


수영이 힘든 이유는

바로 이 조급함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이 조급한 마음만 내려놓는다면

어쩌면 수영을 잘하고 즐기기 위해

던져놓은 물음표들을 손쉽게

하나씩 하나씩 지워나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25미터를 반드시 가야만 된다는 조급함..


미처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휘저어 대는 팔...


여유가 있는데도 거칠어지는 호흡


실제로 앞으로 나가지도 않는데

마구 휘저어 대는 발...


물은 기다려 달라고 하는데

나는 여유가 없으니

그리 알고 나에게 맞추라는 이기심...


이 모든 것들은

조급함이 원인이 될 수가 있다..


마음의 모든 서두름이 나를 정신없이 재촉을 할 때

잠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물 위에 한번 엎드려 보라..

그리고

한번 물 위에 누워 보라..

손도 앞을 향해 쭈우욱 뻗어보고

그대로 멈추어 보라...

발도 물을 지그시 누른 채

몸을 곧 곳이 편채 잠시 기다려 보라...

몸이 어떻게 반응을 하는지...


물은

우리의 몸이 준비가 된다면

몸을 한번 훑어 내려간다...

부드럽게

부드럽게

그리고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우리의 몸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쭈우욱 밀어준다...

그때 나의 몸은 미끄러지듯

자연 스러이 물을 헤치고 앞으로 앞으로

부드럽게 미끄러뎌 간다...


그리 힘을 주지 않아도

격정적인 몸부림을 치지 않아도 말이다..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는 것은 강한 바람이 아니다..

소리 없는 따스한 햇볕이다...

마음의 조급함을 내려놓을 때

수영은 편리함으로 내게 다가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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