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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수혁 변호사 May 12. 2022

경찰서에서 피의자로 조사를 받는 과정

경찰서에서 피의자로 조사를 받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

영화 ‘1987’을 보면, 박 처장(김윤석 배우)이 이런 말을 합니다.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습니다.    


고문을 통해 자백을 얻어내려는 과정에서 대학생이 사망하자 저런 변명을 늘어놓은 것이죠.     


그런데 요즘 경찰서에 피의자로 출석하여 조사를 받으면 어떤 모습일까요?      


단언컨대, 요즘은 피의자에게 자백을 받기 위해 신체적인 고문을 하는 조사는 있을 수가 없습니다.  


영화 ‘1987’에서 나온 사건과 같은 식의 일이 벌어진다면 경찰청장이 물러나는 정도가 아니라 대통령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겠지요.     


실제로 요즘 경찰서에 나가서 조사를 받다 보면 정말 친절하신 경찰 수사관을 상당히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물론 친절하다고 해서 피의자에게 유리한 결정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데 아무리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서 인권을 보장받는 나라이기는 하더라도, 범죄 혐의자로 의심을 받아 조사를 받는 과정이 좋은 레스토랑에서 대접을 받는 것은 아니어서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로서는 강압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합니다.     


제가 경찰서에 나가 조사과정에 변호인으로 참여하여 지켜본 바에 따르면, 고성을 내거나 욕설을 하시는 수사관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티가 나게 짜증을 내거나 한숨을 쉬는 등의 행동을 해서 피의자를 압박하는 모습은 보았습니다.  


이에 대해 별것 아니게 넘어가시는 분들도 있지만 심한 압박을 받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반말로 조사를 하시는 수사관이 있는데 이는 엄밀히 따지면 형사소송법이나 경찰공무원복무규정 등에는 어긋나는 것이지만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 항상 나쁜 상황은 아니라 그때그때 대응을 달리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분위기가 좋은 상황에서 수사관이 친근한 느낌으로 반말을 섞어가며 요령 있게 조사를 진행하기도 하는데 그럴 경우에 갑자기 피의자가 수사관에게 “반말하지 마세요!”라고 한다면 분위기가 싸늘해질 수도 있을 것이므로 이럴 때는 굳이 경어체를 써달라고 요구할 필요까지는 없을 것입니다.


반면에 수사관이 피의자를 심리적으로 압박하려고 무서운 분위기 조성하기 위해 반말을 한다면 이에 대해서는 경어를 써달라고 요구해야겠죠!


경찰서에 출두하셔서 피의자로 조사를 받으실 때 한 가지 팁을 드리겠습니다.


피의자로 조사를 받으실 때 보통의 분들이라면 심한 압박감을 느끼실 텐데, 그럴 때 옆에 자기를 도와주는 변호사가 있다면 마음이 든든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 변호사를 선임할 수 없다면, 조사 전에 수사관이 영상녹화를 할 것이냐고 물을 때 녹화하겠다고 말씀하셔야 합니다.      


수사관이 작은 목소리나 지나가는 말로 슬쩍 “영상녹화는 굳이 필요 없으시죠?”라는 식으로 언급할 수도 있는데, 변호사가 없다면 반드시 “영상녹화할게요!”라고 말씀하시길 바랍니다.  

   

수사관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말과 행동이 모두 녹화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피의자에게 무례한 말이나 행동을 스스로 자제할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안전하게 갑시다.     


“영상녹화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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