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주 차, 랜딩페이지 & 이벤트 포스터 제작, 기능사 실기 시험.
공휴일이 이틀이나 있어 수업 시수가 적은 주였다. 계획에도 없던 공휴일 때문에 수료가 하루 밀려 7월 11일 금요일이 아닌 7월 14일 월요일에 수료하게 된다던데. 애매하게 주말 끼고 하루가 늘어났단 말이지. 그게 나에게 유의미한 차이를 주지는 않을 것 같긴 하지만 기술교육원 수료하자마자 그 다음주 월요일부터 무언가를 하려고 한 사람이 있다면 계획에 차질이 있을 수도 있겠다.
월요일에는 랜딩 페이지 제작 실습을 시작했다. 랜딩 페이지는 한 페이지로 이루어진 웹사이트다. 보통 이벤트 같은 걸 알릴 때 사용된다. 메뉴의 이동이 없고 오직 스크롤과 행동 유도 버튼뿐이다. 나는 에버랜드에서 진행된 판다스틱 홈투어를 주제로 가상의 시즌3 홍보 페이지를 만들기로 했다. 시즌2 때 푸바오가 나올까 기대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아이바오가 나왔던 게 생각난다. (물론 푸바오가 아닌 것에 대해 실망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것이… 아 여사니까.) 시즌3는 루이바오와 후이바오를 만나볼 수 있다는 설정이다. 둘을 한 번에 만날 수는 없고, 요일을 나누어 루이바오가 나오기도 하고 후이바오가 나오기도 하는 시스템이다. 기념 배지는 그 날 만난 판다 하나의 배지만 제공하여 둘 다 모으고 싶다면 예매를 두 번이나 성공해야 한다는 악랄한 시스템을 기획했다. 그래도 기념품 중 인형은 두 마리 세트로 판매하는 거니까 둘 다 주는 걸로.
수요일에는 컴퓨터그래픽기능사 실기 시험을 봤다. 평소에 수업을 듣는 곳 맞은편 컴퓨터실에서 Mac으로 시험을 보고 제출한 뒤 출석 지문을 찍고 강의실로 들어간다. 자격증 시험은 공결 처리가 되어 출석이 인정된다고 하더라. 아홉 시쯤 시작된 세 시간 반짜리 시험에서 주어진 과제를 완성하고 나왔을 때는 열 시 오십 분 정도 되었다. 두 시간 이내에 완성한 것이다.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공개 문제 중 풀어본 문제가 출제되어 수월하게 풀 수 있었다. 내가 영상 없이 풀어보았던 첫 번째 문제인 부산시티투어가 출제되었는데, 연습할 때 삽질해서 시간 지연이 발생했던 부분이 어딘지 대충 기억이 나더라. 함께 시험을 보는 열 명 정도의 응시생 중 가장 먼저 시험을 마치고 나왔다. 지문을 찍고 들어가 SWOT 분석과 기획서 작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왔을 때 컴퓨터실 문 너머로 시험 마감 10분을 남겨 놓고 아직도 작업 중인 수험생이 몇 명 보였다.
가상의 브랜드 쇼핑몰 모바일 페이지 제작 실습 때도 그러더니 랜딩 페이지 제작 실습에서도 별다른 피드백을 받지 못했다. 화면 공유 기능으로 모든 학생들의 화면을 하나씩 살펴보며 피드백할 것을 해주시는데, 내 화면을 살펴보시는 티가 나도 몇 초 훑어보고 말없이 다른 학생의 화면으로 넘어가신다. 크게 문제 되는 부분은 없기 때문일까. 포스터나 배너 광고 제작 실습 할 때는 폰트라던가 이것저것 피드백을 해주셨는데, 상세 페이지 제작 실습을 마지막으로 별다른 피드백을 들은 기억이 없다. 주어진 가이드라인을 안 지키거나 엄한 짓을 하고 계시는 분들이 종종 있어 그분들 피드백이 더 시급해 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뭔가 좀 더 개선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상태로 두고 다른 걸 하고 있으니까 다 했냐고 말을 걸면서 늦게나마 피드백을 해주시긴 했다. 피드백받은 내용 중 반 정도는 반영하고 나머지는 그냥 넘겼다.
내가 기능사 실기 시험을 본 날이 우리 수업에서 포트폴리오 제작을 시작하는 날이었는데, 그날은 SWOT 분석에 대한 설명이나 기획서 작성법에 대한 설명 등을 진행했을 뿐 실질적인 포트폴리오 제작은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는 모양이다. 다음 날 수업 시작할 때 내가 듣지 못한 수업 내용을 간단히 요약 설명해 주셨고, 첫 번째 포트폴리오 작업인 이벤트 포스터 제작을 시작했다. 나는 제3회 경춘선 공릉숲길 커피축제를 주제로 정했다. 최근에 봤던 축제/전시/공연 포스터 중 기존 포스터 느낌과는 다르지만 그럴듯하게 만들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하다가 깔끔한 배경에 설명 중심이고 사진 조금 들어가 있는 커피축제의 포스터를 일러스트 중심의 포스터로 재구성해보기로 했다. 소프트웨어는 아무거나 사용해도 되고 결과물만 A4 PDF로 제출하면 된다고 하셨는데, 나는 기능사 실기 시험 준비하던 영향인지 시험 볼 때랑 비슷하게 사용하였다. 일요일까지 학과 서버에 시안을 업로드하라고 과제를 내주셔서 목요일 수업 끝난 후 남아서 작업을 마무리하고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