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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쥬필 Oct 24. 2024

임신 중반의 고난: 모성의 양가성

episode 10.

엄마가 된다는 것은 정말로 복잡하고 깊은 감정의 경험이다. 내가 임신 중반에 느낀 이 과정은 눈으로는 기쁨과 사랑이 보이지만, 그 내면은 도전과 고난이 얽힌 복잡하고 심오한 여정이었다. 많은 여성들이 '엄마'라는 역할을 맡으면서 느끼는 감정은 단순히 사랑과 기쁨만으로 한정되지 않을 것 이다. 오히려 사랑과 동시에 불안, 두려움, 분노 그리고 우울감 같은 다양한 감정이 얽히게 된다.


내가 그랬듯이, 아이에 대한 사랑이 부족해서 생기는 감정이 아니라, '좋은 엄마'이면서 동시에 '소중한 내 삶'을 모두 지키고 싶다는 욕구에서 비롯된 복잡한 감정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갈등은 많은 걱정과 스트레스로 인해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그로 인해 우울감이 크게 다가와 감정이 뒤섞이게 된다.


전문가들이 이를 '모성의 양가성'이라고 부르지만, 이 단어를 알기 전에는 내가 모성애가 없고 문제가 있는 사람인가 고민하기도 했다. 주변에서는 '좋은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크기 때문에, 나의 감정이 정상적이지 않다고 느끼곤 했다.


하지만 실제로 많은 엄마들이 이런 양가적인 감정을 경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나만의 감정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다. 아이를 사랑하면서도 나 자신을 잃어버릴까 두려운 마음, 그리고 그로 인해 느끼는 불안과 스트레스는 결코 이상한 것이 아니었다.


엄마가 된다는 것
단순한 일이 아닌 것

나에게 ‘엄마’라는 단어가 어울릴까? 요즘 내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떠오른다. '엄마' 이 단어는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어떤 부분과도 연결되지 않은 듯한 느낌을 준다. 나는 그동안 ‘엄마’라는 역할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인지 지금 이 순간, 그 단어가 나에게 꽤 낯설고 어색하게 느껴진다. 임신 20주가 흐르고 있지만, 뱃속의 아이가 나를 ‘엄마’라고 부르는 모습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이러한 감정은 내가 엄마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일인지 스스로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어색하게 느끼는 것 같다.


어쩌면 엄마가 된다는 것은 단순한 일이 아니기에 내가 느꼈던 스트레스들은 당연한 감정적 변화들이었을지 모른다.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는 인생의 큰 전환점으로, 그 과정에서 수많은 감정이 얽히고설킨다.


엄마가 된다는 것은 도대체 뭘까?


 임신의 과정을 겪는 스트레스는 단지 신체적 변화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역할의 변화와 사회적 기대, 개인적 정체성의 혼란 등에서 비롯된다. 아이를 사랑하면서도 나 자신을 잃어버릴까 두려워하는 마음, 그리고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압박감 속 그런 자연스러운 감정.


 엄마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는 것만으로 끝나는 과정이 아니다. 나의 정체성에 대한 깊은 변화와 함께, 삶의 여러 측면에서 새로운 책임을 안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이제 단순한 개인이 아니라, 생명의 주체로서 아이의 삶에 깊숙이 관여하게 된다. 이 새로운 역할은 나에게 기쁨을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두려움과 불안감을 안겨주었다. 


단순히 시간이 흐르고 아이를 낳았기 때문에 엄마가 되는 것일까? 아니면 그 과정에서 나 자신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하는 걸까? 이러한 질문들은 매일매일 내 마음속에서 떠오르며, 나를 더욱 깊은 사색으로 이끌었다.


그래서 “엄마가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은 나에게 큰 고민거리를 넘어 스트레스로 다가와 두려움과 불안감을 주어 겉으로 볼 때 마치 내가 아이를 거부하는 것 처럼 보였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두려움과 불안감 속에 다른 모습이 분명 존재했다.


임신 중반기에 접어들며, 나는 나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느끼기 시작했고 이제까지 나는 나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아이를 임신하면서, 나는 ‘엄마’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이 점점 더 실감나게 다가온다. 과연 나는 어떤 엄마가 될 수 있을까? 나는 아이에게 어떤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들은 나를 불안하게 만들며, 나의 자아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아이를 사랑해야 한다는 기대는 나를 더욱 압박했고 ‘좋은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사회적 기준은 나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나는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이 커져갔다. 한편, 아이를 키우면서 나 자신을 잃어버릴까 두려운 마음이 내 안에서 자꾸만 커지는 듯했다. 이러한 정체성의 혼란으로 내가 ‘엄마’라는 단어에 대해 어색하게 느끼는 이유 중 하나가 된 것이다.


사회에서 ‘좋은 엄마’라는 이미지는 매우 이상적이며, 이는 나에게 큰 압박으로 작용했다. SNS와 육아 커뮤니티에서 보여지는 완벽한 엄마의 모습은 나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나는 왜 이렇게 힘든 걸까?”라는 질문이 생각 날 때마다, 나의 감정이 비정상적이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하지만 이러한 압박감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 많은 엄마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나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 


사랑과 헌신, 불안과 두려움의 복합적인 감정을 설명하는 중요한 개념이 되는 '모성의 양가성'. 


TV프로그램을 통해 알게된 단어 '모성의 양가성'을 찾아 이해하게 되면서, 내가 느끼는 감정은 결코 이상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많은 여성들이 비슷한 과정을 겪으며, 각자의 방식으로 이 어려운 여정을 헤쳐 나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이러한 경험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고, 나 스스로를 더 잘 이해하게 해주었다.


결국, ‘엄마’라는 단어는 단순히 호칭이 아니라, 나의 삶의 중요한 부분이자 새로운 여정의 시작을 의미한다. 이 과정을 통해 나는 나 자신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될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와의 유대감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 믿는다. ‘엄마’라는 단어가 내게 낯설고 어색하게 느껴지더라도, 이 모든 경험이 나를 성장하게 만들고, 아이와의 관계를 더욱 풍요롭게 해줄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 이 여정은 나에게 많은 도전과 동시에 기회를 제공할 것이며, ‘엄마’라는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앞으로의 길이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하며, 이 모든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싶다. 결국,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엄마’가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아마 시간이 흐르면서 이 낯선 단어를 내 삶의 일부로 만들어 나가지 않을까?


지금 순간의 감정들 또한 나에게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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