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목차: 한여름에 우주]
제1장. 그때 우주
제2장. 우주의 부재
제3장. 우주에 하나
[소개글]
- 이 성장소설은 스냅사진처럼 짧게 찍은 어떤 풍경을 통하여 이야기를 진행한다. 콩트처럼 운영하지만, 내용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구상하였다.
- 한우주를 소개하는 대목.
♬ 이런데도 엄마는 우주를 좋아해
전교 1등이라는 표제와 유별난 것 없는 외모.
우주의 겉으로 풍기는 특징에 엄마는 그만 아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는 분으로 변모했다. 심지어 우주라면 괜찮다며 그토록 반대하던 이성 교제까지 찬성하는 관대함을 보였다. 놀라운 발전이었다. 아들이 오락실 가는 것도 허락하지 않는 분이라는 걸 아는 사람이라면 내가 ‘놀라운 발전’이라고 표현한 것에 공감할 것이다.
물론 엄마가 이성교제를 찬성한다고 해서 우주와 내가 사귀는 것은 아니다. 나는 우주와 사귀고 싶은 마음이 추호도 없었다. 어쩐지 왈가닥 같은 그녀가 여자로서 끌리지는 않았다. 오히려 먼저 ‘너 참 귀여운 것 같아.’라고 관심을 보이며 다가선 쪽은 우주였다.
지금은 둘 다 서로를 좋은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다. 어쩌다 친한 친구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랬다. 우주와 친해진 계기, 생각해보니 잘 모르겠다. 아주 우연히 그리고 천천히 나도 모르게 친해져 있었다. ‘너흰 참 친하구나.’라는 친구들의 말을 듣고 ‘아, 우린 참 친하구나.’라고 별 거부감 없이 인정했다.
아마 엄마는 그녀가 담배를 피운다는 사실을 알면 스스로 ‘고등학생 맞춤형 선악 체계’에서 벗어나는 예외적인 사례 탓에 혼란스러워할지도 모른다. 만일 우주가 담배를 피우는 불량학생이라고 엄마에게 고자질하면 어떻게 될까? 종종 하는 상상이다.
‘참, 실망이구나. 그런 아이는 사귀지도 말고, 만나지도 말며, 알은 체도 하지 말라’고 할까? 아니면 ‘요즘 세상에 담배 피우는 게 흠이 되니? 이제 기호품으로 생각해야 한단다. 고등학생들 웬만하면 담배를 피우잖니.’라고 할까? 그도 아니라면 그 고자질 자체를 한낱 의미 없는 농간으로 치부해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어른들이 보기에 그녀는 전교 1, 2등을 다투는 수재였지만 아이들의 눈에는 어설픈 날라리에, 말괄량이 왈가닥 수다쟁이였다. 그래서 그녀는 다른 이유로 학부모와 급우들 모두에게 인기가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