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글 & 칼럼
[목차: 저작권 태양계와 원시블랙홀]
◑ Part1. 지식재산권, 무형자산의 사유재산화
♬ 지식재산권 논의에 앞선 세 가지 전제
♬ 무형자산을 사유재산으로 확보하라 ~#6
♬ 지식재산권: 기업의 의지가 과도해지면(1)
♬ 지식재산권: 기업의 의지가 과도해지면(2)
♬ 지식재산권: 기업의 의지가 과도해지면(3)
♬ 지식재산권: 기업의 의지가 과도해지면(4)
◑ Part2. 저작권 태양계와 원시블랙홀
◑ Part3. 몽상, 예술민주사회주의
- 자본주의는 점점 포화되고 성숙해졌다. 기업은 아주 많아지고, 거의 모든 분야에서 특정 기업이 독점적 지위를 누리지도 못한다.
-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를 착취하고 고객을 확보하는 일은 기업으로선 주요한 선택지였다. 고객 확보를 위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즉시적이든 장기적이든 기업은 모든 시도를 다하기 마련이다. 만일 특정한 상품을 팔려고 한다면 판매 촉진 전략을 쓸 수 있다.
- 말하자면 광고 모델이라는 존재는 상품과 브랜드에 특정한 긍정 이미지를 주입하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명료한 구매 유인 효과 때문에 직접 유치 고객이나 팬덤의 인맥을 유입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자본주의는 점점 포화되고 성숙해졌다. 기업은 아주 많아지고, 거의 모든 분야에서 특정 기업이 독점적 지위를 누리지도 못한다. 이제 기업은 비용 절감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어떤 기업이 새로운 경쟁자로 떠오를지 모를 일이고, 오늘의 맹주가 내일은 어처구니없이 도산하거나 어디론가 합병되어 사라졌다. 매년 기업의 플러스 성장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를 착취하고 고객을 확보하는 일은 기업으로선 주요한 선택지였다.
고객 확보를 위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즉시적이든 장기적이든 기업은 모든 시도를 다하기 마련이다. 만일 특정한 상품을 팔려고 한다면 판매 촉진 전략을 쓸 수 있다. 할인을 하든, 원플러스원 행사를 하든 다양한 방식으로 고객을 직접적으로 즉시 유치하려고 할 수 있다. 보험 영업은 어떨까. 보험 영업 사원이 우선 자기 가족과 친척, 지인들을 영업 대상으로 삼는다. 사실상 직원에게서 파생한 고객이다. 이는 직접적이고 즉시적이다.
애초에 이런 지인 네트워크를 노린 다단계 영업도 있다. 피라미드 불법 다단계까지 가면 영업 사원의 충성 고객화를 강제하여 불법적으로 착취한다. 사이비 종교 단체에서 교인들에게 강매하는 것은 또 어떤가. 합법적인 모양새마저 취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팬덤 경제는 어떨까? 네트워크 마케팅처럼 인맥을 활용하지만, 직접 오프라인의 지인이라기보다는 특정 유명인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주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새롭게 인맥을 형성한 사례일 것이다. 이들의 구매력 역시 직접적이고 즉시적이다. 응원하는 연예인과 연결된 제품을 공동 구매하는 등 열렬한 팬덤 행위를 통해서 기업은 즉시적으로 매출을 올린다. 바로 매출로 직결되는 장점도 있지만, 경쟁을 과도하게 붙이는 일종의 착취로 변질될 때도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직접적이고 즉시적으로 효과가 보인다는 점에서 이러한 고객 유치 전략을 포기하기 어렵다. 아무래도 수치로 효과를 측정하기 애매한 광고보다, 더 빠르고 확실하게 효과를 보고 싶은 경우는 언제나 있다. 장기적으로 효과를 기다리기엔 자금이 부족할 수도 있겠지만, 경영자의 효율적 마인드 때문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광고 모델이라는 존재는 상품과 브랜드에 특정한 긍정 이미지를 주입하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명료한 구매 유인 효과 때문에 직접 유치 고객이나 팬덤의 인맥을 유입하는 역할을 한다. 제품과 세밀하게 대응하는 이미지의 모델보다 지금 당장 구매력이 연결되는 유명 스타가 선호되는 지점이다.
“이번엔 비싼 제품을 쓰는 걸 자제한다고 해요. 내가 좋아하는 스타가요. 다행이죠. 비싼 제품 광고를 하면, 아무래도 부담스럽거든요.”
외국의 경우 팬덤의 화력이 한국 정도는 아니라고 하는데, 한국에선 유명 광고모델이 뜨면 팬들이 패션 차림새를 스캔해선 ‘따라하기 쇼핑’을 한다. 정확히 말하면 단순히 알려진 유명 광고모델이라기보다는, 구매력에서 막강한 숫자를 증명하는 유명 연예인인 경우가 많다. 단기적으로 바로 효과가 드러난다는 건 해당 연예인의 몸값을 올리는 데에도 큰 도움을 준다.
“저도 그런 스타가 되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부러울 뿐이죠. 전 트위터 팔로워 숫자도 그저 슬플 따름이죠. ”
즉 광고 모델은 추상적으로 상품의 이미지와 부합하여 그 상징 가치를 강화해 주기도 하지만, 다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고, 사실 팬들의 구매력을 기대하는 셈이다. 그게 훨씬 실용적인 기대일 것이다.
이런 팬들의 화력이 또 엄청나게 드러나는 게 가요 차트 순위다. 방탄소년단도 한국 팬덤처럼 세계 팬덤의 동원, 그 적극적인 노력 덕분에 차트에서 더 빛을 발했다.
규칙을 준수했음에도, 한때 그것을 두고 약간 말이 나오기도 했는데, 새로운 팬 활동의 이정표를 제시한 게 아닐까 싶다. 그만큼 과거 미국에선 빌보드에서 팬들이 그렇게까지 조직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하기야 최근에 좀 특기할 만한 일이 벌어졌다. 2021년 드레이크가 1위부터 10위 중 1곡만 빼놓고 자기 신곡으로 채우기도 하더니, 2022년 10월 테일러 스위프트가 자기 신곡으로 빌보드 핫100에서 1위부터 10위까지 전곡을 채우는 전무한 신기록을 세웠다. 미국의 대중음악계가 호락호락하지 않을 텐데, 이제 미국 대중의 취향에도 쏠림 현상이 생기는 건가, 아니면 기획사의 의지가 반영되는 건가 궁금해졌다.
“별로 좋은 현상은 아닌 것 같아요. 만일 팬들이 한국 팬클럽에서 하듯 조직적 투표를 한 것이라면 설령 규칙을 준수했다고 해도, 대중의 진짜 취향을 왜곡한다는 의심을 할 만하고요.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지만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미죠.
기업 입장에서는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이죠. (웃음) 방법을 알았고 충분한 실행 능력도 있으니 갈등이 생길 수 있죠. 그런 일은 없었겠지만, 만일 그런 경우가 있었다면, 고객의 충성도를 극대화해서 자기 이익을 획득하는 사례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