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글 & 칼럼
[목차: 저작권 태양계와 원시블랙홀]
◑ Part1. 지식재산권, 무형자산의 사유재산화
♬ 지식재산권 논의에 앞선 세 가지 전제
♬ 무형자산을 사유재산으로 확보하라 ~#6
♬ 지식재산권: 기업의 의지가 과도해지면(1)
♬ 지식재산권: 기업의 의지가 과도해지면(2)
♬ 지식재산권: 기업의 의지가 과도해지면(3)
♬ 지식재산권: 기업의 의지가 과도해지면(4)
◑ Part2. 저작권 태양계와 원시블랙홀
◑ Part3. 몽상, 예술민주사회주의
- 매년 성장 압박으로 스스로를 다그치며, 기업은 시장에서 절대 강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이때 보통 누군가는 착취되고 희생된다.
- 특히 자본주의의 성장 가능성이 낮아지자, 경쟁력 강화를 위해 더 강하게 밀어붙였다.
기업들은 전방위적으로 자기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 현대 자본주의 체제가 고도화되고 성숙해질수록 기업의 자기 이익 극대화를 위한 노력은 더욱 치열해졌다. 매년 지금보다 성장해야 한다는 건 노동자뿐 아니라 기업에도 큰 스트레스의 원인이었다. 성장하지 않으면 퇴보한 것으로 평가받는 시대였다.
기업은 자신의 자산이라면 그것이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어떻게든 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 정교함의 차이는 있겠지만 제법 유구한 역사를 지녔다. 사유재산에 대한 노력은 공산주의 사회나 중세 봉건사회가 아니라면 많은 사회에서 발견되는 특징이다. 그리고 철저하게 사유재산을 부인했던 경우는 거의 없다.
기업에 우선적으로 중요했던 자산은 눈에 명백히 보이는 생산 수단이었다. 소비자들에게 물건을 팔려면 물건을 만들어야 했다. 상업주의 시대뿐 아니라 증기기관이 발명되어 대량 생산이 가속화되었던 산업혁명 이후에도 생산 수단을 많이 확보하는 것, 이를 위한 자본이 넉넉한 게 관건이었다.
그리고 20세기에 들어오면서 자동차 기술 등 인류 생활 자체를 변화시킬 전환점에 선다.
20세기에 이르러서 자본주의가 본격적으로 팽창했다. 이미 그전에 자본주의 경제체제에 중요했던 산업화도 있었고, 식민지 개척 시대에도 상업주의라든지 근대 자본주의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본격적인 전성기, 즉 20세기는 경제 분야뿐 아니라 모든 라이프스타일 면에서 자본주의의 시대라고 말할 수 있었다.
20세기 자본주의의 상징으론 대량생산의 포드 자동차가 떠오른다. 이때만 해도 무형자산보다는 유형자산, 생산 수단을 더 많이 확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것이 관심사였다. 그것만으로도 자본주의자들은 황무지를 개척하느라 바빴다. 시민들 역시 대량생산의 시대를 살면서 산업 자본주의의 풍요를 맛본다.
대공황이 오기 전까지는 무조건 생산하는 것에 집중했다.
이는 자본주의가 포화되고 첨예화되면서, 기업과 기득권에서 자기 기반을 더 튼튼하게 다지려는 흐름과 맞닿았다. 어떤 집단이나 생명체가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생존하려는 욕구는 본성에 가깝다. 공동체 안에서 각자 바람직한 역할이 주어진 집단이라면, 그 본성을 거스르면서까지 지켜야 할 큰 가치가 있겠지만, 이 역시 자주 무시된다. 그렇게 자주, 집단의 이익이나 생존이 더 중시된다.
기업은 생존과 경쟁력 강화라는 목표 아래 쉽사리 노동자의 처우를 등한시했다. 심지어 때로는 소비자인 노동자가 소비를 제대로 못 할 만큼 열악한 노동 환경과 처우를 견뎠다. 20세기 초 대공황 역시 디플레이션이 발생한 이유도, 값싼 노동력에 넘쳐나는 노동 공급으로 실업자가 대량 발생하여 구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쉽게 노동자를 대체할 수 있으니 노동 환경이나 처우가 좋을 리도 없었다. 기업은 효율성과 이익 극대화를 위해 쉬운 선택을 했고 그것은 쓰디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셈이다.
하지만 매년 성장 압박으로 스스로를 다그치며, 기업은 시장에서 절대 강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안정적으로 생존하면서 이익을 극대화하려면 시장의 규칙을 바꿀 수 있을 만큼 강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 분야의 신이 되는 셈이다.
이처럼 기득권을 더욱 강화하고 기업의 생존율을 높이려면 반드시 어딘가는 수술해야 할 때가 있다.
이때 보통 누군가는 착취되고 희생된다. 공식적으로는 눈에 띄지 않는 것처럼, 원래 없는 일인 것처럼 조용히 일이 진행된다. 쉽지 않겠지만. 우선 기업에서 최선을 다해 착취하려면 착취 대상을 선정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노동자가 있다.
그런데 노사 간의 싸움이 격해지면 겉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다.
사실 근대 자본주의 시기부터, 그러니까 19세기에도 생산의 효율성과 맞물려서 노동자 통제와 조율 작업이 착실하게 진행되었다. 인권 개념이 약했고 노동 환경이 어느 정도 쾌적해야 하는지도 느슨했다. 민주적 가치가 바로 서 있지도 않았다. 그런 시대에 노동 환경이 열악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갑의 횡포에 맞서려면 집단 시위로 소란을 일으켜야 했다.
“우리가 만만하지? 필요할 때는 미래의 역군 막 이러더니만.”
그런 과정을 겪다 보니, 기업으로서도 잡음 유발을 꺼리는 경우도 생기고 정부의 규제에 합의해야 하는 상황도 맞는다. 그렇다고 기업이 이 상황에 항복하고 순응만 한 것은 아니다. 그러다가 자칫 기업이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그 선택을 합리화하며, 더 정교하고 세련되게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체질 개선을 끊임없이 시도했다. 특히 자본주의의 성장 가능성이 낮아지자, 경쟁력 강화를 위해 더 강하게 밀어붙였다.
“이런 말 했다가 기업에 밉보이는 거 아닌지 모르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