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글 & 칼럼
[목차: 저작권 태양계와 원시블랙홀]
◑ Part1. 지식재산권, 무형자산의 사유재산화
◑ Part2. 저작권 태양계와 원시블랙홀
♬ 저작권에도 기만적인 요소가 있다
♬ 어째서 지식재산권 중 저작권인가?
♬ 저작권 태양계
♬ 태양계 너머 원시 블랙홀, 탈저작권 ~#2
♬ 탈저작권과 카피레프트에 관한 주석
♬ 카피레프트여, 수면 위로 드러나라
♬ 태양계가 속한 우리은하, 문화향유권
♬ 문화적 다양성을 보호해야 할 의무
◑ Part3. 몽상, 예술민주사회주의
- 지금은 위축되었지만 카피레프트 운동이 있었다. 오픈소스 운동도 카피레프트 운동의 일환이었다. 오래 전부터 저작권 개념과 대비를 이루던 가치나 신념으로, 창작품의 복제를 자유롭게 할 수 있고 공개된 무료 공유 코드를 개량해서 새로운 성과물을 내려는 것이 이 운동의 핵심이었다.
- 사실 카피레프트적인 발상은 카피라이트(저작권)의 단점을 보완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드러난다. 카피라이트를 원칙적으로 적용하느냐, 유연하게 적용하느냐 하는 관점만으로도 이미 카피레프트적인 발상이 담겨 있듯이.
♬ 태양계 너머 원시 블랙홀, 탈저작권
잠깐 저작권 태양계라는 비유를 더 이야기해보자.
연구자들은 태양계의 궤도가 어떤 힘의 작용으로 움직이는지 연구하다가, 태양계 인근에 강력한 힘을 지닌 아주 작은 원시 블랙홀이 있는 게 아닐까 추정했다. 즉 태양계가 독자적인 태양의 인력만으로 설명이 안 되는 것이 있었다. 태양계 바깥 지점에 아주 작은 블랙홀이 있다면 각종 행성의 공전 궤도에 관한 계산이 맞는다는 것이다. 블랙홀이 있어야만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사안들이었다.
“강력한 힘으로 당기는 존재가 없다면 이런 흐름이 나올 수 없어!”
이 안에 뭐가 있을지 몰라 더 무섭지.
멀리 떨어진 암흑 공간에 있는 제대로 관측조차 안 되는 아주 작은 원시 블랙홀이 우리의 궤도에 영향을 준다는 게 대단하다. 하기야 우주에는 대단한 것들투성이다. 예상치도 먼 곳에서 태양계와 어떤 식으로 상호 작용을 할지 여전히 모르는 것이 많다.
저작권 태양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경쟁 논리를 저작권 태양계 아래에 놓고 재편하는 과정에서 원시 블랙홀의 존재를 소홀히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유추는 자연스러웠다.
지금은 위축되었지만 카피레프트 운동이 있었다. 오픈소스 운동도 카피레프트 운동의 일환이었다. 오래 전부터 저작권 개념과 대비를 이루던 가치나 신념으로, 창작품의 복제를 자유롭게 할 수 있고 공개된 무료 공유 코드를 개량해서 새로운 성과물을 내려는 것이 이 운동의 핵심이었다.
“그 시절 카피레프트 운동은 공동체를 생각하는 순전한 마음이 깃들었다고 낭만적으로 기억해요. 이상주의자들의 순박한 저항이자, 아름다운 실패라고요. 야만이라 매도 당한 영토의 활력을 지켜내려는 최후의 전사 같다고 할까요?”
그러다 보니 카피레프트에 담긴 낭만적 혁명성, 그 이상적 비현실성으로 기억되기도 한다. 다만 오픈소스 운동이라는 기술 진영의 기술 지식 공유 운동은 아주 터무니없지는 않았다. 실제로 리눅스라는 운영 체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운영 체제에 밀리지 않는 성과라고도 평가받았다. 개발자들 중 일부는 ‘모두의 노력으로 이뤄진 성과를 갑자기 특정 개인이 울타리를 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던 듯하다.
“1989년 핀란드의 리누즈 토르발즈가 개발한 리눅스는 유닉스 체제를 기반으로 하는 워크스테이션 및 PC 운영체제로, 모든 사람에게 무료로 공급되었죠.
프리 소프트웨어 공유 운동이라고 해야 할까요. GNU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뤄진 공유였다고 해요.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마이크로 소프트도 윈도우 운영체제에 대해 유료 정책을 적용하지 않을 때가 많아서 피부로 와닿지 않지만, 작은 기업들에서는 유료를 지불해야 했어요.”
사실 이는 지금의 성과가 인류 공동의 노력으로 축적된 자산으로 보는 데서 출발한다. 모두가 결집하면 더 좋은 결과물을 낼 것이라는 믿음에도 근간을 둔다. 이 모든 것 이외의 것까지 아우르는 탈저작권에 관한 몽상은 논리적으로 이상하지 않다.
저작권 태양계 너머, 저작권 너머의 미지의 탈저작권 영역에서도 가장 유력한 신념이었던 게 카피레프트에 관한 신념이었다. 무엇보다 역사적으로 실제로 있었으니 그 존재감을 무시할 수 없다. 더구나 폭넓게 상상하지는 못하는 수준이므로, 대개는 저작권에 대응되는 신념의 사례로 카피레프트 말고는 잘 떠오르지 않는다. 이건 어쩌면 사유재산에 대한 모순적 대비 개념처럼 다가오기까지 한다.
“급진적인 정보 공유 사상인 카피레프트 진영에도 다양한 생각이 있어서, 저작권의 기본적인 토대인 원 저작자를 존중하면서 보완하는 방법을 찾자는 쪽이 있는가 하면, 공산주의 개념으로까지 나아가서 아예 저작권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있죠.”
물론 과격한 카피레프트까지는 아니더라도 카피레프트의 지혜를 저작권 영역 내에서 적용하는 경우를 이미 언급했다. 예를 들어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그리고 유튜브에서 실질적으로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좋게 한 사례를 들었다.
사실 카피레프트적인 발상은 카피라이트(저작권)의 단점을 보완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드러난다. 카피라이트를 원칙적으로 적용하느냐, 유연하게 적용하느냐 하는 관점만으로도 이미 카피레프트적인 발상이 담겨 있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