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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Feb 07. 2024

저작권 태양계 #2

놀이글 & 칼럼

[목차: 저작권 태양계와 원시블랙홀]

◑ Part1. 지식재산권, 무형자산의 사유재산화

◑ Part2. 저작권 태양계와 원시블랙홀

♬ 저작권에도 기만적인 요소가 있다

♬ 어째서 지식재산권 중 저작권인가?

♬ 저작권 태양계 ~#2

♬ 태양계 너머 원시 블랙홀, 탈저작권

♬ 탈저작권과 카피레프트에 관한 주석

♬ 카피레프트여, 수면 위로 드러나라

♬ 태양계가 속한 우리은하, 문화향유권

♬ 문화적 다양성을 보호해야 할 의무

◑ Part3. 몽상, 예술민주사회주의

소개글 및 상세 목차 더보기


-  ‘모든 시스템은 아무리 그럴 듯해 보여도, 결국 저작권 체제도 고장나기 마련이므로’ 그것이 고장날 때를 대비하여 다양한 논리적 탐험을 해놓으면 좋을 것으로 믿는다.
- 사실 지금의 저작권 환경은 절묘하게 좋은 조건이 맞아떨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충분한 수요를 발굴하는 시장 환경, 기업들이 이익을 끌어내려는 다각적인 시도, 그리고 정부의 조율. 적절한 밀고 당기기와 균형감 있는 거리 조절에 성공한 짧은 순간일 수 있다.






살인을 옹호하는 궤변이 아니라면, 웬만해서는 다 가능하다고 보는데, 하물며 저작권에 대한 대안 논리를 적극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불건전하다고 보지 않는다. 저작권이 완벽하고 이상적인 논리라면 그럴 필요도 없겠지만, 이미 여기서는 저작권의 내재적 한계를 세 가지쯤 지적했고, 저작권이 왜곡될 외부적 기업 의지도 언급했다.


그에 따르자면 ‘모든 시스템은 아무리 그럴 듯해 보여도, 결국 저작권 체제도 고장나기 마련이므로’ 그것이 고장날 때를 대비하여 다양한 논리적 탐험을 해놓으면 좋을 것으로 믿는다.

혹시 저작권의 본 취지가 끝내는 뒤틀리거나, 그 내재적 한계가 극대화되게 하는 미래의 사건이 발생한다면 그 사건은 무엇일까?


우선 저작권 자체의 균열에서 추출한 몽상에 따르자면, 양극화 현상이 극대화된 미래에 일반 노동의 가치는 갈수록 저평가되는 상황을 상정했다. 결국 저작권 갑부들이 성공한 것처럼 자신도 능력으로 성공하겠다는 일종의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면서 창의적 노동을 시도하지만, 성공을 위한 창의성이어야 하므로, 점점 취향의 획일성은 도드라진다. 그리고 대개는 패퇴하고 합의한다. 자신은 마땅히 낮은 가격이 매겨지는 일을 해야 한다고.


운이 좋아서 유망한 가능성을 보이더라도 기업은 체계적으로 그의 저작권을 사실상 빼앗는다. 일반 노동에서도 각종 이유로 노동의 대가를 중간에서 착복당하듯이, 저작권으로 품은 희망의 싹이 잘린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기업이 챙긴다.


여기서 AI라는 조건을 하나 더 대입하면 점입가경이다. 기업은 AI로 발굴할 수 있을 수많은 이야기 조합이 창의적이라 할 만한 수준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욕심을 낸다. 기업의 최대 이익을 위해서 AI의 저작권을 인정하거나 그것을 사실상 기업의 소유로 하기 위한 편법을 개발한다. 이제 방대한 분량의 AI 창작물이 쏟아져 나오고 인간 창작자를 옥죈다. 표절의 위험에서 모두가 자유로울 수 없다. 저작권은 인간 창작자의 덫이 된다.


물론 이건 몽상이다. 또 실제로 어떤 사건이 터져서 저작권의 맹점을 파고들어 저작권을 곪게 할지 모를 일이다.  

또한 그런 일이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창작자들이 공평하게 권리를 누리고, 문화의 다양한 발전을 위해 지속가능한 창작 활동을 할 수 있게 하려는 최선의 방식이 있다면 그것을 찾아보려는 상상은 언제든 의미 있다고 본다.


사실 지금의 저작권 환경은 절묘하게 좋은 조건이 맞아떨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충분한 수요를 발굴하는 시장 환경, 기업들이 이익을 끌어내려는 다각적인 시도, 그리고 정부의 조율. 적절한 밀고 당기기와 균형감 있는 거리 조절에 성공한 짧은 순간일 수 있다. 언제든 무엇이든 변질하기 마련이라고 본다면, 지금이 어쩌면 저작권 최전성기일 수도 있다. 저작권이 잘 작동하면 현재 그보다 나은 대안은 없다.


이를테면 지금은 저작권 태양계에 살고 있다. 저작권이라는 태양을 중심으로 각종 선택안이 공전한다. 어떤 것은 저작권의 열기로부터 좀 멀리 떨어져 있다. 또 어떤 경우는 적절히 위치에 있다. 어떤 경우는 너무 뜨거워서 행성이 불탄다.






“지금 K팝의 저작권 환경은 어떤 경우에 해당할까요? 지구쯤 될까요? 저작권자의 권리를 위반하지 않고도 뜻밖에 K팝은 더 크게 흥했기 때문이죠. 언제든 유튜브로 노래를 듣지만, 그 범위로 세계로 뻗어나가면서 K팝의 매출은 비약적으로 늘었어요.”


“반드시 저 별을 따다 당신께 주겠소. (말로만. 그저 당신 곁에서 죽고 싶소.)”


지구에서 보면 밤하늘에 별이 반짝인다. 이걸 어느 공원이나 강변에서 산책하면서 보면 좋을 것이다. 함부로 지구 너머로 나아간다면, 우주 공간에서 공포에 떨다가 곧 죽게 되겠지만.

인류가 지구 바깥으로 나갈 때는 반드시 나가야만 할 절체절명의 순간일 것이다. 아마 단순히 호기심으로 나가려고 하진 않을 듯하다.

물론 단순한 호기심을 주체할 수 없어서 탐험을 떠나는 종류의 사람들도 있겠지만.






“물론 언제든 지구도 생명이 없는 삭막한 행성이 될 수도 있을 거야. 거리 조절에 실패하거나 밀고 당기기의 힘 조절에 실패할 경우, 저작권 태양은 아주 뜨거워질 거야.
언젠가 지구의 운명이기도 하지. 그때는 인류가 없을 수도 있겠지만. 영원한 건 없으니까.”


그 세계 너머로 나가 보아야 비로소 깨닫는 게 있겠지만, 대개는 상상에만 존재하기 마련이다. 저작권 너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저작권의 영향권 아래 있는 태양계의 행성들까지는 어느 정도 추론 과정 안에 존재하겠지만, 그것에서 벗어난 채로 독자적인 힘을 지니거나, 저작권 태양과 대응을 하면서 힘의 균형을 이루며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권리가 있다면 어떤 것일지 쉽게 추론하긴 어렵다. 차라리 추론보다는 몽상이라고 해야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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