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너머 원시 블랙홀, 탈저작권 #2
놀이글 & 칼럼
[목차: 저작권 태양계와 원시블랙홀]
◑ Part1. 지식재산권, 무형자산의 사유재산화
◑ Part2. 저작권 태양계와 원시블랙홀
♬ 저작권에도 기만적인 요소가 있다
♬ 어째서 지식재산권 중 저작권인가?
♬ 저작권 태양계
♬ 태양계 너머 원시 블랙홀, 탈저작권 ~#2
♬ 탈저작권과 카피레프트에 관한 주석
♬ 카피레프트여, 수면 위로 드러나라
♬ 태양계가 속한 우리은하, 문화향유권
♬ 문화적 다양성을 보호해야 할 의무
◑ Part3. 몽상, 예술민주사회주의
- 이젠 카피레프트에 대한 본격적이고 진지한 논의보다는, 카피라이트를 잘 작동하기 위한 보완적 의미로만 역할이 좁아졌다.
- “만일 카피레프트로 현실적인 보상책이 가능한 것이라면, 그 모호하고 이상적이기만 한 개념이 현실적인 구체성을 띠면서 원시 블랙홀의 실체를 우리 앞에 드러내줄지도 몰라요.”
- 결국 ‘저작권자의 관용에 기대야 하는가, 아니면 저작권자가 아니더라도 성과물의 활용에 영구적이고도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가’ 하는 차이니까요. 다른 방식의 보상이 가능하다면 카피레프트도 폭넓게 지지 받을 수 있겠죠.
이젠 카피레프트에 대한 본격적이고 진지한 논의보다는, 카피라이트를 잘 작동하기 위한 보완적 의미로만 역할이 좁아졌다. 요즘 자본주의 시대에 대안적인 경쟁 체제가 없다 보니, 시장 가치가 점점 절대적으로 자리매김한다고 해야 할까. 가끔 과거 공산주의가 품었던 이상적 바람을 잠깐 창문을 열고 환기하듯이 반성을 촉구하는 정도다.
체제의 관점에서 반성적 고찰을 위한 논리로 카피레프트적인 양념이 필요할 뿐, 그 이상의 역할을 부여받지 못하는 것이다. 그걸 넘어서면 조금 더 근원적인 보편 윤리의 제재를 받는다.
한때는 카피레프트적인 논리가 혁명적인 공유의 발상처럼 거론된 적도 있었지만, 카피레프트를 너무 강하게 주장하면 남의 재산을 도둑질한다는 윤리적인 비판에 직면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과거에도 그랬죠. 엄연히 사유재산을 인정하는 체제니까요. 인류의 공유자산을 바탕으로 헸던 아이디어를 온전한 사유재산인 것처럼 울타리를 친다는 비판도 있었다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개성적인 아이디어의 사유재산화가 정당하다는 쪽으로 윤리의식이 확립되죠.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귀결이겠죠.”
“언젠가 저작권 태양계에 대해서 말했고, 때에 따라서 저작권을 유연하게 행사하는 선택지도 있다고 했었죠? 예를 들어 태양계의 질서를 깨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저작권을 주장하지 않는 경우 말이에요.
이런 경우 엄격한 카피레프트 개념과 공통 분모가 있지만, 어디까지나 이것은 저작권의 영향권 아래에 있다고 보았죠.”
“21세기의 카피레프트는 태양계의 행성이나 그보다 작은 목성의 위성처럼 남아서는 추억의 단어처럼 여겨지고요. 자본주의의 승리가 지속되는 저작권 시대에, 카피레프트는 대안이 될 수 없을 것처럼 보이죠. 책갈피의 운명처럼 느껴지고요. 양장본 원서가 아니라.
이런 시점에 뒤를 돌아보았을 때 카피레프트는 어떤 모습일까요?”
“카피레프트요? 다 추억이죠. 별로 달갑지 않은.”
“만일 카피레프트로 현실적인 보상책이 가능한 것이라면, 그 모호하고 이상적이기만 한 개념이 현실적인 구체성을 띠면서 원시 블랙홀의 실체를 우리 앞에 드러내줄지도 몰라요.”
“맞아요. 카피레프트는 공유 정신의 실천이란 게 멋있게 들리지만, 보상 체계가 명확하지 않아요. 예술가도 사람인데 이슬만 먹고 살 순 없죠. 누가 후원이라도 해주면 좋겠지만, 후원에도 까다로운 조건이 붙기 마련이죠.”
“결국 ‘저작권자의 관용에 기대야 하는가, 아니면 저작권자가 아니더라도 성과물의 활용에 영구적이고도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가’ 하는 차이니까요. 다른 방식의 보상이 가능하다면 카피레프트도 폭넓게 지지 받을 수 있겠죠.
현행 법 체제의 논리대로라면 ‘기간 만료로 저작권이 풀린 작품’ ‘저작권자의 의지로 저작권이 완전히 풀린 작품’ ‘위키피디아처럼 처음부터 저작권자를 따지기 어려운 공동 창작 작품’이 카피레프트가 적용될 예시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