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글 & 칼럼
[목차: 저작권 태양계와 원시블랙홀]
◑ Part1. 지식재산권, 무형자산의 사유재산화
◑ Part2. 저작권 태양계와 원시블랙홀
♬ 저작권에도 기만적인 요소가 있다
♬ 어째서 지식재산권 중 저작권인가?
♬ 저작권 태양계
♬ 태양계 너머 원시 블랙홀, 탈저작권
♬ 탈저작권과 카피레프트에 관한 주석
♬ 카피레프트여, 수면 위로 드러나라
♬ 태양계가 속한 우리은하, 문화향유권
♬ 문화적 다양성을 보호해야 할 의무 ~#2
◑ Part3. 몽상, 예술민주사회주의
- “문화향유권은 기본권이지만, 문화가 다양하지 않으면 문화향유권의 질도 하락할 테니까요. 다양한 것이 항상 더 낫다고 말하긴 어렵고, 반드시 지켜야 할 본질적인 가치도 있지만, 대개는 다양한 문화가 경합하는 것이 좋다고 봐요.”
- “노력해야죠. 시장의 논리에만 맡겨두면 다양해질 것 같지만, 한계가 있죠. 잘 팔리는 것들 안에서만 다양해지니, 조작된 취향 혹은 게으른 취향의 범위 안에서만 맴돌죠. 예측 가능한 범위 안에서만 휘몰아치니 그 너머를 상상하는 자극을 거의 받지 못할 수 있죠. 타성에 젖어버린 것도 모른 채 자족해버리고요.”
♬ 문화적 다양성을 보호해야 할 의무
앞 장에서 언급하길,
1) 경쟁을 통해 문화산업을 발전시켜서 궁극적으로 문화 강국에 이르고,
2) 단순히 자본주의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건전한 시민으로서 바라던 수준 높은 민주주의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
또한
3) 능동적으로 공동체를 건설하고 그 안에서 각자가 좋아하는 다양한 문화를 차별받지 않고 향유하는 것.
이 모든 것을 확립하기 위해 문화향유권을 중심에 두어야 한다고 했다.
문화향유권은 저작권과 탈저작권의 힘겨루기 때 그 궁극의 목표를 상기해주는 권리다. 그리고 권리가 있으면 책임도 있듯이, 문화향유권이 목표로 품은 지향점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시민은 문화적 다양성을 보호해야 할 의무도 지닌다. 있는 것에 안주하지 않고, 여러 가치 있는 것을 받아들이려는 개방성과도 관련된다.
“언제든 시장의 이해관계에 따라 훼손될 수 있고, 이용자가 과실만 누리려 해도 창작자가 타격을 입어 전체 흐름이 망가질 수 있거든요.”
세계 시민으로, 세계 리더 국가의 일원으로 우리 공동체를 성숙하게 하려면 이제 다원화된 다문화 사회의 모습을 그려야 한다. 모두가 각자의 처지에서 자신이 원한다면 걸림돌 없이 문화를 향유하는 것도 그런 풍경 중 하나다.
적어도 이 글을 쓸 때 그리던 문화강국이란 문화콘텐츠 하나로 엄청난 경제적 부를 쌓는 그런 모습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모두가 다양한 문화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문화를 찾으려 하면 그것이 반드시 있고, 그것을 언제든 자기 원하는 방식으로 편리하게 누리는 환경이 구축된 상태를 의미했다. 그러려면 콘텐츠가 충분히 제공되고 그것에 공감하는 수요층도 충분해야 했다.
문화의 깊이만큼이나 폭이 넓어 다양할수록 문화는 탄탄한 기본기와 함께 저력이 생긴다. 그럴 때 획일적인 문화 선택지에 자신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그 사회의 다양한 일원이 지닌 취향을 만족하게 할 가능성도 커진다. 그런 사회의 다양한 사람들이 뜻 맞는 사람끼리 모여 능동적인 무언가를 즐길 것이다.
그러다 무언가 특별한 걸 창조할 수도 있다. 각자의 취향을 깨닫게 되고, 자신을 직시하고 스스로를 존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그들의 취향을 조작하지 않고, 그들이 반응하는 대로 흡수해줄 수 있는 사회인 셈이다.
이런 공동체에선 차별 받지 않을 권리가 보장되고, 각자의 다양성이 존중 받는 다원주의 사회를 꿈꿀 수 있을 것으로 믿어본다.
공동체의 치열한 역사가 개인에게 스며서는 우리 각자를 인정해줄 때 민주적 가치가 빛나게 된다. 이렇듯 진정한 문화강국이라면 민주적 가치도 실현된다. 차별 받지 않고, 스스로를 조작하지 않고 솔직할 수 있을 환경을 조성된 덕분이다.
자신이 차별받지 않기 위해 존중을 배우게 된다. 차별하지 않는 지혜를 몸소 체득하는 공동체인 셈이다. 이것이 수준 높은 민주적 가치를 실현하는 과정일 것이다.
“문화향유권은 기본권이지만, 문화가 다양하지 않으면 문화향유권의 질도 하락할 테니까요. 다양한 것이 항상 더 낫다고 말하긴 어렵고, 반드시 지켜야 할 본질적인 가치도 있지만, 대개는 다양한 문화가 경합하는 것이 좋다고 봐요.”
“노력해야죠. 시장의 논리에만 맡겨두면 다양해질 것 같지만, 한계가 있죠. 잘 팔리는 것들 안에서만 다양해지니, 조작된 취향 혹은 게으른 취향의 범위 안에서만 맴돌죠. 예측 가능한 범위 안에서만 휘몰아치니 그 너머를 상상하는 자극을 거의 받지 못할 수 있죠. 타성에 젖어버린 것도 모른 채 자족해버리고요.”
“상식에 맞추어 취향이 만들어졌다면 조작된 취향이고, 익숙한 것만 찾으려 한다면 그건 게으른 취향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