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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온미라클 Aug 31. 2023

내 편은 만들지 못하더도 적은 되지 말자

틀림이 아닌 다름의 인정


  사람과 어울려 살다 보면 정말 많은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는데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만 만나고, 먹고 싶은 것만 먹으면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럼 진짜 행복하겠죠? 마음이 딱딱 맞아 즐겁고 행복한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신경을 계속 자극하고 힘들게 하는 사람들도 간혹 있는 것 같아요. 그럴 때 '내 편은 못 만들더라도 적은 만들지 말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뜻이 맞지 않고 생각이 같지 않은 사람과 계속 부딪히면서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파국으로 치닫는 관계를 막기 위해 선을 넘어가지 않으려는 노력을 조금씩  해요. 저와 다름이 틀림이 아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하면 웬만한 관계는 크게 금이 가지 않고 잘 굴러가는 것 같거든요. 하지만, 직장에서 업무로 부딪힐 때는 평소에 가지고 있는 신념이 흔들리고 힘들어지는 경우도 많아요.

    

© brock222, 출처 Unsplash


 '수평적 조직문화'에 대해 다른 사고를 가지고 있는 직원과 부딪힌 적이 있어요. 전 관리자가 권위를 내려놓고 조직의 문화를 유연하게 만드는 거라고 생각한 반면 그 직원은 하는 일에 대한 보직이 있을 뿐 직급에 대한 차이가 없다고 했죠? 직장에서 상하관계는 없다고 하면서도 필요에 의해 갑을을 논하는 이율배반적인 사고와 본인의 이익, 그것도 금전적인 부분에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 많이 힘들었어요.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에게 시간이 지나면 받는 월급인데 뭐 하러 열심히 하냐며 흐리는 건 기본이고, 무리를 만들어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는 통에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해야 됐지요.

 

  처음엔 그 직원을 많이 미워하고 속상해하기도 했는데, 결국엔 저만 더 힘들어지고 크게 나아지는 건 없더라고요. 아니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간 적도 있었어요. 그때 어른들께서 그럴수록 더 잘해주라는 조언을 해주셨어요. '미안해서 입다물게 하라'고 하셨는데 당시엔 도저히 용납이 안되고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어떻게 조직을 힘들게 하고 민폐만 끼치는 사람에게 잘 해 줄 수 있을까요? 가지고 있던 신념과도 맞지 않을뿐더러 다른 직원들에게 미안해서도 그렇게 할 수가 없었어요. 마음이 없는데 행동을 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되고요. 


  그런데, 어른들의 조언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고 계속 맴돌며 괴롭혔어요. 마음이 불편해질 때마다 '속는 셈 치고 한 번 해봐?'하는 생각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어요. 잘 해주려는 노력을 보기로 했지요. 처음엔 서운하다고 불평하는 직원들 달래랴, 맘에 없는 일 하랴 많이 힘들었어요. 하지만, 상대방의 행동과 상관없이 제 감정이 차분해지고 마음의 동요가 줄어드는 게 느껴졌어요. 그제야 어른들께서 말씀하신 '관리자의 마음'이란 게 무슨 말인지 알게 되었어요.





  그 이후로도 그 직원의 뒤치다꺼리를 수도 없이 해야 했지만 큰 트러블 없이 지나갈 수 있었어요. 저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이제는 감정으로 부딪히고 힘들어하기 전에 서로의 생각을 진지하게 얘기하고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해요. 그래도 간격이 좁혀지지 않는다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선을 넘지 않기 위한 노력을 해요.

 

  이젠, 남과 다른 생각으로 부딪혀 괴롭고 힘들 때마다 "갈등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의 발판이다."라는 피터 드러커의 말을 떠올리며 새로운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 기회로 만들려고 노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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