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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레이스정 Aug 22. 2024

다이어트와 이별 중

내 몸이 원하는 것을 선택하고 내 몸의 주인으로 살자.

셀프모니터링을 하면서 자연식물식으로 식사를 한 지 9주 차가 되었다. 

맥두걸 박사는 6개월 자연식물식을 하면 몸에 적응이 되고 사치스러운 음식을 먹어도 좋다고 했다. 

그리고 적당한 운동을 병행한다면 더 많은 사치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지금 5개월이 되었다. 

1달만 더 있으면 6개월인데 과연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오후 4시 수업을 마치고 사무실에 들어서는데 풍미 있는 향이 코끝을 진동했다. 오븐 속에서 통닭이 구워지고 있는 그런 냄새였다. 

'내가 배가 고픈 걸까.' 했는데 옆 사무실에서 피자를 시켜 먹고 있었다. 

순간 망설임 없이 피자 한 조각을 들고 한입 먹었다.

도우가 얇은 피자였다. 이게 웬일인가! 밀가루 냄새가 안 난다. 

나 자신이 좀 실망스러웠지만 그래도 내 입은 맛있게 먹고 있었다. 

'저녁 준비를 못해서 나왔는데 오늘은 일탈 음식으로 대신하자.'

이렇게 스스로 합리화를 하고 저녁 일정을 소화했다. 

피부과에 진료 예약이 되어 있어 퇴근 후 바로 병원으로 가야 했다. 


저녁 8시가 다 되어서야 집에 왔는데 병원을 나오면서부터 계속 갈증이 났다. 

저녁에 벌써 물을 1리터는 마신 것 같다. 평상시에 500ml 정도 마셨는데 오늘 저녁은 내 몸이 물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모니터링 일지를 적다 보니 오늘 과일과 야채를 평상시 보다 덜 먹긴 한 것 같다. 

내일은 평상시 보다 더 많은 야채와 과일을 먹어야겠다. 


아침에 10분 복근 운동을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체중은 정체가 되었다. 

근육량이 늘어나면서 63.3~63.5kg을 왔다 갔다 한다. 

기초대사량은 1330kcal.

인바디 검사결과는 아직 5kg 정도 더 빠져야 하는데 여기까지 일까!

원했던 몸무게까지 살이 빠지면 자연식물식을 그만두고 다이어트는 끝나는 것일까.


얼마 전까지 밀가루 냄새가 나서 거부했던 음식이 오늘 거부감 없이 내 몸으로 들어왔다.

금요일에는 또 트레킹이 있어서 제주도에 가는데 걱정이다.

일탈 음식으로 1박 2일을 보내야 하는데 내 몸이 어떤 반응을 할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다. 

설사로 거부하던 내 몸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그러나,

걱정하지 말자. 매일 실천하며 행동하는 나를 믿어야 한다.


6개월의 자연식물식, 50일 복근운동, 셀프모니터링으로 다이어트의 끝을 향해 가고 있다.

행복한 자연식물식으로 나는 내 인생의 다이어트와 이별 중이다.

비만이라는 형태로 나에게 주었던 내 몸의 경고를 받아들이고 야채와 과일로 몸속의 독소를 청소하면서 저절로 회복이 되어가고 있다. 내장지방 면적이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는 것을 보면 그냥 신기할 뿐이다.


하루에 만보를 매일 걷고, 아침저녁으로 산을 오르내리며 체중을 줄이면서 '반월상연골횡파열'이라는 무릎의 고통을 얻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렇게 까지 처절했던 나의 다이어트 니즈시절을 회상하면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렇게 운동하면서  다이어트 식품을 먹어가면서 요요와 씨름하며 몸에 가했던 폭력을 생각하면 나에게 너무 미안하다. 나의 무지를 반성한다. 

그리고 세상의 마케팅 선수들에게 경고한다. 나는 더 이상 속지 않을 것이라고!


나는 당당하게 내 몸이 원하는 것을 선택하고 나 자신을 지키며 내 몸의 주인으로 살아갈 것이다.

당당한 나를 사랑하며 내가 선택한 평생의 라이프스타일로 건강해지고 있다. 

건강한 나를 사랑하며 먹는 것으로부터 자유롭게 될 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이만 잠자리에 들자.

7시간의 수면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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