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셀프 인테리어 중에 만난 벽 – 2

예상 밖의 적, 민원 대응하기

by Sanna


어렵게 인테리어 어벤져스 군단을 꾸렸으니, 이제 좀 순탄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번엔 예상치 못한 민원이 발목을 잡았다.




두 번째 벽. 예상 밖의 적, 민원 대응하기


지금 와보셔야겠어요. 여기 주민이 계속 진행하면 경찰 부르겠대요.

인테리어를 시작하던 날, 철거 소장님으로부터 걸려온 전화였다.

아침에 인사를 드릴 때만해도 걱정 말고 출근하라며, 혹시 이슈가 생겨도 다 알아서 하겠다고 호언장담하시더니... 출근한지 한 시간도 안되어서 연락이 왔다.


'경찰'이라는 말에 깜짝 놀라서 급히 휴가를 쓰고 달려가보니,

집 앞에선 같은 라인에 산다는 주민이 작업자에게 마구 삿대질을 하며 언성을 높이고 있었다.

작업자들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고, 현장 분위기는 험악했다.


“어디 아파트 공사를 하는데 뿌레카를 써요? 이러다 아파트 무너지면 책임질 거예요?”


소음이 커서 죄송하다고, 가능한 빨리 끝내겠다고 말씀을 드려도 통하지 않았다.

어떤 기계로 공사를 하는지까지는 나도 잘 모르긴 하겠지만,

베란다 확장 공사나 콘크리트 화단 철거는 아파트 인테리어에서 드문 일도 아닌데

'공사를 아예 못하게 하겠다'는 말에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사전에 주민 동의서도 받고, 일일이 인사도 드려서 별다른 민원은 없을 줄 알았는데 참 안이한 생각이었다.

동의 사인은 동의 사인이고, 공사를 시작하면 언제든 민원은 제기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래도 앞으로 이웃이 될 사이이니 최대한 공손하게 말씀드리고 원만히 해결하려고 했지만 무조건 안된다는 막무가내에는 답이 없었다.

그 사이에도 시간은 계속 허비되고 있었고 작업자와 약속된 일정은 정해져 있는데...

그동안 이 일에 들인 시간과 비용이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결국, 이 공사의 책임자는 나였다. 나는 철거 소장님께 말씀드렸다.


그냥 진행하세요.




아파트 공사 전 양해인사가 모든 민원을 잠재울 수는 없지만, 행위허가는 예측할 수 없는 민원에 대비해 준비해둘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망이다.


그제야 셀프 인테리어 카페에서 왜 다들 '행위허가'를 꼭 받으라고 했는지 실감이 났다.

적법절차를 밟는 것은 발생할 수 있는 온갖 상황에서 내가 공사를 진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망이었다.


공사를 시작하면 예상치 못한 일이 끊임없이 터진다.

집집마다 양해를 부탁드린다는 인사를 드릴 때만 해도 별 일 없을 줄 알았지만,
막상 시작하니 현실은 달랐다.

공사 소음에 화를 내는 사람, 우리 집 폐기물도 같이 버려달라는 사람, 분진 청소비를 달라는 사람까지...


그 모든 상황에 대한 최종 해결사는 건축주, 바로 나였다.





첫 날부터 가장 강력한 민원을 겪고나니, 마냥 친절한 이웃이 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님을 깨달았다.


예상치 못한 문제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인테리어 현장에선

친절하되 단호하게 선을 그을 줄 아는 태도가 공사를 끝까지 끌고 나아갈 수 있는 힘이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