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와 함께 한 라운드에서 이글을 거머쥐다
"언덕배기 샷이글은 어떻게 펼쳐졌을까?"
지난번엔 내리막 지형에서 벙커 이글을 낚은 것과는 정반대의 선물로 다가왔다.
오르막 지형의 블라인드 그린에서 큼지막한 샷이글이었다.
한 골프협회에서 주최한 골프대회가 2020년 10월 말 코리아CC에서 열렸다.
모두 6팀으로 이루어졌으며, 각 팀당 KLPGA 투어 출신 프로 1인이 포함되었다.
필자는 프로, IT기업 대표들과 함께 한 조로 편성되었다.
두 기업인들은 급한 업무로 지각했다.
프로가 아너로서 티샷을 마쳤다. 거리와 방향이 겸비된 프로 샷이었다.
필자 차례가 되었다. 난생 처음 프로와 라운드를 하니 긴장감이 크게 몰려왔다.
“요새 아마골퍼들 때문에 프로들이 티샷 때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니까요?”
프로는 높은 티에서 폭발하는 상향타격에 다소 놀라는 표정을 지으면서 칭찬의 변을 이어갔다.
필자는 라운드 중에 프로로부터 아이언 샷의 문제점과 치유 요령을 자세히 배울 수 있었다.
100여m의 연습장 레슨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둘이 웃는 분위기 속에서 배우고 사진도 찍으면서 여유 골프를 즐기는 중이었다.
3번홀 티샷 때, 두 기업인들이 숨을 헐떡이며 부랴부랴 합류했다.
전반 마지막 홀에 이르렀다. 310m 정도 되는 파4였다.
모두 순조롭게 드라이버 샷을 페어웨이에 안착시켰다.
[2016. 8. 필자 촬영]
필자의 티샷 공은 핀까지 100m 정도 남았다.
그린은 페어웨이보다 20여m 높은 지형이어서 라이 상태를 알 수 없었다.
캐디는 공의 정지위치를 확인하려고 미리 그린 옆 언덕 위로 올라가 샷을 지켜보고 있었다.
필자의 세컨 샷 차례가 되었다. 오랜만에 맛보는 정타였다.
핀을 향한 타구 방향도 매우 좋았다.
그러나 공이 어디에 떨어져 정지했는 지는 보이지 않았다.
“아! 공이 바로 홀로 들어갔어요! 이글이에요!”
캐디가 놀라움이 가득 담긴 함성을 지르며 우리에게 연신 손짓을 보냈다.
프로와 함께 하는 라운드에서, 그것도 블라인드 그린에서 이글을 하다니 믿겨지지 않았다.
동반자들의 축하 세례와 함께 황홀 순간을 담고자 기념사진을 몇 장 찍었다.
모두 자신이 이글을 한 것처럼 만면의 미소를 지으며 그늘집으로 향했다.
6팀이 두 개 코스로 나누어 라운드 했으니 자연스럽게 그늘집에 집결한 상황이었다.
대부분 초면이었지만 진심 어린 축하의 악수를 나눴다.
오랜만의 샷이글이었지만, 언덕배기 그린이라는 점에서 그 희열은 형언하기 어려웠다.
후반 첫 홀에 이르니 골프장 측에서 멋진 화환을 선사해 주어 그 감동은 더욱 컸다.
좌충우돌 아이언 샷은 두어 차례의 이글 외에, 홀인원 초근접 사건으로 이어졌다.
"홀인원 초근접 사건은 어떻게 일어났을까?"
(차회에 계속됩니다)
짤순이 드라이버 탈출기_8화 스윙 스피드를 높이는 제2의 화학적 도움은 무엇일까
_9화 하마터면 롱기스트 상을 받을 뻔하다
_10화 난초화가가 드라이버로 장군봉 능선을 넘기다
_11화 롱기스트 상품의 추억을 반추하다
_12화 동문 후배의 초장타에 경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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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아이언 탈출기_1화 난초샷 드라이버에서 좌충우돌 아이언으로
_2화 문제점에 대한 원인 탐색인가, 구체적 방법론인가
_3화 루크 도널드를 탐방하다
_4화 템포 노하우도 루쿠 도널드로부터 구하다
_5화 70대 고수의 팁을 보태어 파온 확률을 높이다
_6화 아이언 연습을 통해 벙커샷 이글의 행운을 얻다
_8화 홀인원에 10cm까지 다가가다
골프는 저의 생각과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습니다. ‘대충 골프’에서 ‘집중 골프’에 이르기까지 가시밭 여정과 나름의 단상을 소개하고자 합니다(1주일에 1회씩 약 1천 자를 연재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독자분들이 ‘골프의 꿀맛’과 ‘골퍼의 참멋’을 즐기는데 도움될 수 있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