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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NSPIRED Nov 13. 2024

다른 게임을 하는 사람들

관점만 바꿔, 큰 성공 거둔 스몰브랜드(Calm Strips와 snif)

소비자가 말하는 불편함은 정말로 불편함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경쟁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다른 관점이 필요합니다

기존과 다른 곳에서 생각을 출발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느린 엘리베이터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을, '더 빠른 엘리베이터의 개발' 아닌 엘리베이터에 '거울'을 비치해 손쉽게 해결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합니다. 기존보다 뛰어난 제품 성능이나 획기적인 기술의 발명 아니어도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소비자가 정말로 불편해하는 지점은, 그들의 생각과 말에 담겨있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최초로 자동차를 양산한 Ford의 Henry Ford는 유명한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내가 만약 고객들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물었다면, 더 빠른 말을 원한다고 대답했을 것이다"라고요. 



[불안을 낮춰주는 우둘투둘 스티커] 

Calm Strips 불안을 완화하는 스티커입니다. 대단한 기능이 있는 것은 아니고, 우둘투둘한 표면과 호흡법을 안내하는 메시지 정도만 쓰여 있습니다. 천천히 시계 방향으로 손가락을 돌리며 숨을 마시고 멈추고 뱉도록 유도합니다. 간단한 기능임에도 불구하고 연 56억 이상의 연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창업자인 Michael은 본인이 ADHD와 불안 증상을 겪는 사람이었며, 불안할 때마다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우둘투둘한 스티커를 손으로 만지며, 호흡하는 것만으로도 불안을 감소시켜준다고 합니다

약이나 어떤 복잡한 방법 아닌, 단지 촉각적 자극만으로도 마음을 충분히 다스릴 수 있다고 생각했고, 스스로 불안을 잘 알기에 이런 방법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직장동료 사이였던 Luce Fuller와 천만원으로 시작한 사업은, 틱톡에서 바이럴이 시작되며 급격하게 커지더니 기업체와 교육기관에서도 대량으로 주문하기 시작합니다. 현재 3천 개 이상의 학교에서 사용 중이며 교사들도 적극 환영한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만 약 4천 5백만명이 불안 증상을 호소하고 있으며, 아마 이에 대한 '가장 간단한' 그리고 '가장 실용적'인 해결 방법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대면을 싫어하는 Z와 A를 위한 향수 비즈니스]

snif는 온라인 중심으로 향수를 판매하는 비즈니스입니다. 일반적 향수 구매는 매장을 방문해 여러 향수의 냄새를 맡고 고른 뒤 구매합니다. 하지만 창업자 Philippe Bryan은 이런 전통적 구조에 예민하게 반응했습니다. 소비자들은 점점 대면하기를 꺼려하며, 짧은 시간 여러 선택지는 오히려 결정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단지, 온라인 중심의 판매 방식을 고안했으며 소비자는 자신이 고른 3가지 샘플 중 원하는 상품만 결제하고 무료로 반품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했니다.

충분한 경험을 제공하고, 향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려는 노력이 돋보입니다

소비자는 7일 동안 마음껏 향수를 체험해볼 수 있으며, 눈치보지 않고 이 시간 동안 충분히 자신이 원하는 향을 찾고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또한 온라인 특성 상, 소비자에게 향의 느낌과 이미지를 최대한 직관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노력이 보입니다. 복잡한 이름보다 주재료를 활용한 쉬운 네이밍, 시각적 향의 표현 등은 곧 브랜드를 차별화하는 강력한 요소가 됩니다. 또한 향수는 한번 정착하면 잘 바꾸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해, 구독 시 15% 할인을 제공하는 점도 인상적입니다. 매년 연매출이 300억에 달하며, 재구매율은 80%에 육박합니다.



[트랙 밖에서 뛰어봅시다]

두 사례 모두 약간의 관점의 변화만으로 큰 차별점을 만들었습니다. 어쩌면 사람들은 더 효과적인 안정제 아닌 언제 어디서나 가볍게 불안을 해소하고 싶은 니즈가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기존 향수 비즈니스는 명품 브랜드와 유명 모델로 대표되는 과도하게 높은 마케팅 비용이 일반적인 구조입니다. 이런 마케팅 비용만 개선해도 충분히 무료 반품 모델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기존과 다르기 위해선 기존보다 더 빠르게, 더 멀리 나아가야하는 것 아닌, 생각의 시작을 전혀 다른 곳에서 출발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엉뚱한 생각을 해봐도 좋고,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해봐도 괜찮습니다. 남들은 무던하고 덤덤하지만, 나 혼자 예민한 주제를 찾아봐도 좋습니다. 감도가 깊다는 뜻이니깐요.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은 경쟁이 치열하듯 눈에 쉽게 보이는 불편함도 더 많은 경쟁자와 마주해야 하는 비즈니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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