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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리배 Dec 18. 2023

오늘 걷는 이 길 끝에

지금은 믿음으로 걸어가야 할 때


난임이나 시험관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다. 


인터넷에서 배주사를 스스로 맞으며 시험관시술에 도전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볼 때면 '나는 할 수없을 것 같아'라는 생각을 했었다. 좋은 소식 없냐는 말이 누군가에겐 큰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알지 못했다. 

 


그러나 나는 난임환자가 되었고 그래도 다들 2,3번이면 성공한다는 말이 무색하게 6번의 시험관시술이 모두 실패했다. 이후 기적적으로 자연임신으로 출산했지만 난임기간 동안 외면했던 나의 마음과 마음에 새겨진 사람들의 말은 사라지지 않았다.


지났으니 할 수 있는 말은 때론 또 다른 이에게 상처가 될지 모른다. 마치 이 것이 정답인 것 마냥 사실은 더 엉망으로 지내왔던 시절을 꽤 괜찮은 걸음이었던 양 포장해서 섣부른 충고를 건네는 건 아닐까. 그래서 난임에 대한 글을 쓰고 싶었다. 지금 당신의 그 당황스러운 마음, 막막한 마음, 절망스러운 마음, 누군가를 향한 원망이나 스스로를 향한 자괴감이 당신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나를 아프게 했던 그 말들과 내게 힘을 줬던 말들을 나누며 당신에게 조금이나마 힘과 위로가 될 수 있길, 혼자만 느끼는 감정이 아니라는 사실을 통해 안도할 수 있길 바라며 이 글을 썼다.


아무리 오래 걸려도 끝이 있다면 지치지 않을 텐데 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곧 이 길의 끝이 보인다고, 조금만 더 걸어가 보자고 말하고 싶었다. 너무 힘들다면 잠시 앉아있다가 또 힘이 생겼을 때 걸어가 보자고. 사실 언제 그 과정이 끝날지 어떤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지 우린 알 수 없다. 그저 믿음으로 걸어갈 뿐이다.


나를 믿고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가장 중요한 건 내 마음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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