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펼쳐 쓴 글 아래
빗방울, 가뭄, 갈증
낙서하는 아이처럼
기다림을 적는다.
후끈한 열풍
누런 흙먼지 마른풀
그 긴 갈증에
소도, 기린도, 사람도
모두 쓰러져 버렸다, 나도
바람의 계절은
진즉에 돌아왔건만
물빛은 어디를 헤매이는지
앞으로 내민 검은 손 달달 떨린다.
어느 맘 좋은 나그네가
미지근한 물 한잔을 내민다.
쩍쩍 갈라진 입술 우로
생명수 같은 한방울
받아마신다.
톡, 토독, 톡
쏴아아
그저 이제는
온통 마른 나무를 훑고가는
바람소리에도
비가 오시는 줄 알고
달려나가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