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날마다 Nov 21. 2022

누군가를 그리워 한다는 것은

시 (詩)를 담다

누군가를 그리워 한다는 것은

지나간 시간을 그리워 하는 것과 같다.


바람에 출렁이며 새파랗게

설레이던 보리밭길

머리묶은 어린 계집아이는

팔짝이며 풀벌레를 쫒고

하얀 모시적삼 걸쳐입고

푸른 길에 그림처럼 어울려 선 그림자 

이제는 더이상 아득하기만 한

풍경 하나되었다.


그리움은 환상을 만들어 낸다.

향나무 잘려나간 진한 향기와

손으로 훑어내던 수수대 같은

어째서 선명한 시간은 과거에 있는 것일까

사람들의 기억은 제각각이건만

그리워하는 것들은 모두 뒤에 머물러

잠시 내가 앉아 있는 곳을 

잊게 만든다.


지나간 시간을 그리워 한다는 것은

꽃송이 없이 떨어진 나무들

그 삭막함이 그저 휑하고

외롭다는 것이다.

이전 08화 H에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