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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마다 Nov 07. 2022

다시, 피어난

시(詩)를 담다



노란 날개를 달고 눈부신 수면을 박차올랐다.

오색빛으로 떠오른 공기방울들

터질새라, 헤매이던 손을 걷고

형체없는 마음

조심스레 상자에 담아안아

깊숙히 어딘가의 숲에 뭍어두었다.


눈물 한 줌, 두 뿌리

속을 삭여 썩힌 거름을 넣고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는 품은 골짜기, 그렇게


발 길이 닿지 않고 꼭꼭 숨은 그 곳에

싹이 움트고,

이끼가 자라고

어느덧 물길 하나 트여 환한 빛

온갖 향기가 만발하는 꽃밭이 되었구나.

색색의 나비떼가 팔랑 팔랑

온화한 바람을 타고 날개짓을 하는 곳

황금빛이 골짜기 곳곳을 굽이 흐트러져 비춘다.


몸짓도 남지않고

형태도 없는, 바람따라 비로소

모두 내려앉아

한 송이, 두 송이

세상을 가득 채운 꽃으로 피어났구나

이제는 그렇게 나도

땅과 닿은 물줄기가 되어

쓴 눈물 위에 너희의 꽃을 틔운다.

챙넓은 모자 하나 올려쓰고

그리움을 피워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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