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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마다 Sep 28. 2022

어느날 아침

시(詩)를 담다 - 쉼'에 대하여   20220927

어느날 아침                                          



나른한 고양이가

기지개를 켠다.

열린 창, 불어오는 햇살

 발자국 뒤로 조용한 걸음

마당으로 따라나선다.

소리들이 가득한 아침

짝 다른 새들의 지저귐이 소란하기만 한데

어쩐 일인지 그저 먹먹하게

고요히 다가올 뿐.

아마도 나붓하게 내려앉은 저, 빛살,

나무와 풀잎을 다정하게 달리다

슬그머니 쓰다듬고 가는 보드라운 바람,

그 때문일 것이다.


펜을 들었다 내려놓는다.

페퍼민트 향이 모락 올라나오는 잔은

적당히 식어가고

적히지 않는 글의 공책은 접어버린다.

햇살이 

점점, 

더, 

눈부시게ㅡ

온통 하얗게 부서질 만치 공간을 채우고 있다.

잘랑 잘랑 잘랑

공간의 모든 생명이 그 내려앉음에

몸을 떨었다.

황금의 시간. *이 또한, 곧, 지나가리라.




*이 또한, 곧, 지나가리라. (This, Too, Shall pass away)- Lanta Wilson Smith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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