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이고 능동적으로
1.
세상이 어떤 곳인지 친절하게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다.
대부분의 세월을 별생각 없이 살아왔다.
눈앞에 보이는 걸 의심 없이 그대로 받아들였다.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했고 의문조차 품지 않았다.
한참 모든 게 신기했을 때조차 적극적으로 묻지 않았다.
제대로 아는 게 하나 없는 현재 모습이 초라했다.
원망할 대상이 누군지도 모른 채 불평만 했다.
이제야 깨달았다.
모든 것을 설명해 주고 이유를 알려주는 사람 따윈 없다.
이유를 하나하나 스스로 찾고 배워야 한다.
어쩌면 당연한 건지도 모른다.
직장에서 일을 배울 때도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자세로 직접 학습하고 부딪혀가며 배우는 수밖에 없다.
우연히 인도자를 만나면 살아가기 편하다.
단지 그런 사람이 있다는 건 행운인 거지, 당연한 게 아니라는 거다.
지금은 나를 안내해 주는 여러 사람이 있다.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과거의 나를 이끌어줬던 사람은 없었기에
그 공백을 채우는 시간을 갖고 있다.
궁금해하는 걸 하나씩 찾아나가면서 스스로에게 알려주기.
당연한 것에 물음을 가지는 자세로 인생을 살아가려고 한다.
2.
사람들과 비교하고 움츠러드는 나를 보며 다짐했다.
상대를 적극적으로 실망시켜야겠다고.
좋은 사람이 되고자 잘 보이려고 노력했다.
착한 사람이 되려고 했다.
사랑받진 못해도 적어도 미움받기 싫었다.
그래서 항상 조심스러웠다.
말 하나 건네기도, 연락 한 번 취하기도 힘들었다.
상대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에 매몰되어 있었다.
스스로를 억누르니 사람과의 관계가 어려웠다.
내 안에 나를 가로막는 것들이 너무도 많았다.
아무리 노력한들 남의 마음은 통제할 수 없다.
상대는 멋대로 나를 판단할 뿐이다.
사람을 알아가는 게 실망하는 과정이라면,
괜한 기대를 심어주기보다 빠르게 실망시키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잘 보이려고 신경 쓰고 노력하기보다
안 좋다고 생각하는 모습을 모두 내비치기.
말실수를 하고, 이상한 이야기를 하고.
분위기가 어떻게 되든 상관하지 말고.
실패했을 때와 실패하지 않았을 때 차이는 없다.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아무리 이상한 행동을 해도 세상은 망하지 않는다.
죽음에 이르지도 않는다.
물론 사람들의 태도가 변할 수 있다.
근데 언제까지 꽁꽁 감추며 들킬지 모른다고 두려워하며 살 건가.
언젠가 드러날 일이라면 빨리 드러내는 게 좋다.
실망하다고 어떻게 해줄 수 없다.
그러니 겁먹지 말고 온전히 나를 드러내자.
세상에 나를 보이자.
마음을 둘러싸던 가림막이 스르르 녹아내린다.
애씀을 내려놓으니 편안해졌다.
3.
인복이 많다.
사주팔자를 볼 때마다 듣는 이야기다.
특히 나보다 나이가 있는 사람들에게 그렇다고 한다.
살아오면서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힘든 상황이 찾아와도 항상 귀인과 함께 있어 잘 넘길 수 있었다.
현재도 멋지고 훌륭한 사람들과 어울리고 있다.
인복이 많은 이유 중 하나는 적극성 때문이 아닐까 싶다.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는 먼저 다가가는 편이다.
내향적인 편이라 수줍음이 많지만 그럼에도 용기를 낸다.
그렇게 가까워지면서 연이 깊어진 사람들이 많다.
이번에도 항상 찾아뵙고 싶었던 분께 만나자고 연락했다.
거절을 예상했지만 흔쾌히 받아주셨다.
공사다망한 분께서 시간을 쪼개서 만나주다니 황송한 일이다.
움직이지 않으면 좋은 사람을 얻을 수 있다.
남녀관계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 해당되는 말이다.
친해지고 싶은 사람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보자.
거창한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된다.
작은 관심 하나, 메시지 하나로 충분하다.
더불어 인복이 많으려면 나도 상대에게 좋은 사람이 되어줘야 한다.
상대방이 내게 도움을 주는 귀중한 사람이 되듯
나도 상대에게 그런 사람이 되는 것이다.
결국 상대에게 해줄 수 있는 선물은 최선의 내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