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공부! 공부~

따뜻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공부한다.

by 보름달

공부에 대한 책은 정말 많이 쏟아져 나온다. <최재천의 공부>, <이토록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순간>, <공부 공부>, <탁석산의 공부 수업> 등등 공부 또는 공부방법에 대한 책은 소화하지 못할 정도로 출간된다. 그런데 아이들은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알고 있을까. 공부가 강조되는 요즘 아이들은 머리가 크면 클수록 입을 내밀고 불만 가득 담아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종종 묻는다. 그럴 때는 되묻는다.


"공부 왜 해야 하는 것 같아?

"시험 잘 보려고요! 대학 잘 가려고요! 성공하려고요!"


대학만 가면 직장만 가면 더 이상 공부하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부모의 입장에서, 교사의 입장에서 이런 이유로 공부를 하는 우리 아이들을 그냥 두어도 될까. 공부하는 이유를 뭐라고 말해줘야 하는 것인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시험 결과를 위한 공부 또는 대학을 위한 공부는 당연히 '지덕체' 교육의 불균형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특히 미디어의 발달로, 조기교육의 유행으로 또는 아이 한 명을 똑똑하게 잘 길러보자는 부모의 욕심으로 인지 교육이 몸을 부풀리고 있다. 똑똑해 보이는 아이는 많은데 생활력이 그에 맞게 발달하거나 마음 씀씀이가 아는 것과 비례하는 아이는 사실 많지 않다.


공부?

먼저, 공부 하는 이유를 생각해봐야 한다. 아이에게 공부를 말하기 전에 어른이 먼저 공부의 목적에 대해 깊게 고민해야 봐야 하지 않을까. 궁극적인 공부의 목표에 대해서도 아이와 충분한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공부는 단순한 지식의 확장이 아니다. 자신에 대해 고민해보고 알아가는데 필요한 안내자이다. 자신을 모르고 사는 것은 행복할까.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자신이 원하는 바는 정확히 무엇이며, 어떻게 다스리고 조절하는지를 알지 못하면 행복할 수 없다. 이끄는 대로 사는 것은 자유롭지도 않고 한계를 알 수 없어 불안하며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갖지 못해 두리번거리는 삶을 살게 한다. '나'를 아는 것, 타인이 판단하고 평가하는 것에서 벗어나 자신을 사랑하고 인정하게 만드는 중요한 방법이다. '나'를 제대로 알기 시작하면 '나'의 삶이 소중하기에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에 대해 고민을 시작으로 주변에 대해, 세상에 대해 관심을 갖고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생길 것이다. 이 세상은 '나' 혼자 살아갈 수 없다. '나'를 끊임없이 들여다보는 자유로움을 얻은 한 명, 한 명이 모인다면 세상은 조금 더 따뜻해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공부!

초등학교의 공부는 지식을 익히기보다는 습관을 만들어 주는 과정이다. 하기 싫고 재미없는 공부를 견디고 해내는 몸을 만들어야 중학생이 되어도 또 고등학생이 되어도 참으면서 할 수 있다. "공부하는 습관"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평가의 결과가 아니라 과정, 공부하는 태도와 익혀가는 모습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성실하게 매일 계획한 양을 공부하는지, 공부할 때 손장난이나 다른 물건을 가지고 장난을 하지 않는지, 정해진 시간에 집중해서 하는지에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고 잔소리해야 한다. 그리고 공간적, 시간적 여유를 충분히 누르게 해주어야 한다. 배움에 대해 사유하는 시간이 없다면 그것은 그냥 지적인 부분을 채워넣되 '자기'에게 다다르지 못하게 된다. 아이가 학년이 올라갈수록 우리는 사실 아이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빈둥대는 모습, 그냥 가볍게 산책하는 시간을 쓸데없이 시간만 낭비한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 '그 시간에 책을 읽지, 그 시간에 한번 더 배운 것을 들여다보지.' 하면서 답답해하지만 책을 읽어도 그 책에 대해 사유하지 못한다면 음식을 먹되 소화하지 못한 것과 다름없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진심으로 사랑하되 나아가 다른 사람을 볼 수 있는 여유, 다른 사람과 함께 나갈 수 있는 마음을 지닌 건강하고 행복한 어른으로 자라나기 위해서는 진정한 공부가 필요하다. 진짜 공부를 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공부~

사람답게 살 수 있게 해주는 공부, 세상을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공부를 생각하다 보니 신영복 선생의 한마디가 떠오른다. 곰곰이 생각해보고 되새김질하는 그 한마디..


삶이 공부이고 공부가 삶이라고 하는 까닭은 그것이 실천이고 변화이기 때문입니다. 공부는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 것이며, ‘가슴에서 끝나는 여행이 아니라’ 가슴에서 발까지의 여행‘입니다.


쉬우면서 알쏭달쏭한 이 말은 배운 것을 머리로 이해하고 가슴으로 받아들이며 발로 실천해야 진정한 공부가 이루어진다는 뜻이 아닐까 하며 마음대로 해석해본다. 배운 것을 곱씹으면서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그대로 실천해나갈 때 비로소 공부를 한 것이라는 말이라고 이해했다. 머리로 알되 깊게 생각해보지 않으면 자기 것이 될 수 없으며 진짜 배운 것이 아니며 실천하지 못할 때는 결국 지식으로만 머무는 것이기에 공부가 아니다. 지식을 채워 넣는다고 삶이 풍요로워지지 않는다. 시험과 성공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행복한 삶을 함께 누리기 위한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 건강한 마음이 어우러져 "나"를 아끼면서 더불어 "너"까지 챙길 수 있는 넉넉함이 실천된다면 우리 사회는 조금 더 따뜻해질 것이다. 결국 그렇게 따뜻해진 세상에서 사는 것도 "나 + 너 = 우리" 일 것이다. 그래서 진짜 공부는 계속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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