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야 하는 힘의 균형

아이가 부모보다 더 많은 권력을 가지고 있다면 위험하다.

by 보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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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 나온 다비드 에버하르드 박사의 저서 《아이들은 어떻게 권력을 잡았나》는 읽기도 전에 그 제목과 두께에 놀란다. 벽돌 책인 것도 부담스러운데 제목 역시 불편하다. 불편하다는 것은 사실 그것을 알고 있거나 느끼기 때문이라 생각이 든다. 참고로 이 책은 스웨덴 도서 베스트셀러이다. 먼저 책을 소개하는 글을 살펴보자.

《아이들은 어떻게 권력을 잡았나》는 아이를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며, 자신 있는 부모로 되돌아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게 하는 책이다.

완벽한 부모는 누구일까? 어떻게 아이를 교육해야 훌륭한 부모일까? 저자 다비드 에버하르드는 스웨덴 부모의 지나친 아동 중심 육아가 버릇없는 아이들을 만들었으며, 부모가 가족 내에서 권력을 되찾아야 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러한 생각을 지그문트 프로이트, 장 피아제 등 현대 아동 교육에 큰 영향을 미친 심리학자들의 의견을 논박하며 흥미롭게 풀어 나간다. 부모를 자기 뜻대로 움직이려는 아이는 훗날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어른 아이’로 성장한다. 부모가 부모로서 권위를 행사하고 아이가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적절히 훈육할 때 비로소 아이는 올바르게 자랄 수 있다. 아이를 잘 키우려면 다양하게 난무하는 육아법이나 전문가의 조언에 휘둘리지 않고 부모가 스스로를 믿어야 한다. 이 책은 스스로를 믿고 자신 있게 행동하는 부모로 되돌아가기 위한 해답을 알려 줄 것이다.


가끔 상담을 하면서 묻는다. 집안에서의 순위를 매긴다면 어떻게 매기시겠냐고 또는 최고 결정권자나 권력자는 누구인지 생각해보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럼 많은 부모들이 흠칫한다. 알고 싶지 않거나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런 경우, 친구 같은 부모가 되고 싶었다고 하면서 아이가 클수록 육아가 점점 힘들어진다고 한다. 학교에서 멀쩡하게 생활을 잘하는 아이가 집에 가면 부모의 말은 전혀 듣지 않는다고 고민을 토로하면서도 아이가 부모보다 많은 권력을 쥐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뭔가 부정적인 느낌을 주는 단어 '권력'은 대신 '오냐오냐 했더니 할아버지 수염을 잡아당긴다.'라는 속담으로 생각해보면 어떨까. 결국은 같은 이야기다.

부모가 가정 내에서 권력을 쥐고 있지 못하는 이유는 참 많다. 아이가 하나라서, 부모 노릇이 처음이어서, 힘들게 낳은 아이라서, 아이를 존중하기 위해서,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 스스로 깨달을 것이라 믿기 때문에 등등.. 사실 아이가 말을 안 듣는다고 생각하고 가끔 버릇이 없다고 생각하지 권력을 잡아서 부모를 자기 뜻대로 한다고 쉽사리 생각하지 못한다. 그 정도로 영악하지 않다고 한다. 맞다. 아이는 영악하지 않다. 다만 원초적인 본능, 편하고 살고자 하는 본능에 충실할 뿐이다.


권력을 잡은 아이들의 모습은 어떠할까. 마트에서 원하는 것을 사주지 않는다고 크게 생떼를 쓰는 모습, 부모의 훈육에도 바뀌는 않고 고쳐지지 않는 사소한 습관들, 목소리를 높이지 않으면 듣지 않는 모습, 고집부리면서 끝까지 자기 뜻대로 밀고 나가는 모습들이 보인다. 어떤 아이는 자신의 뜻이 관철될 때까지 밥을 안 먹기도 하고, 꺼이꺼이 통곡을 해서 부모의 애간장을 녹이기도 한다. 스스로 이해하지 못하는 말은 전혀 따르지 않는 경우도 본다. 살다 보면 이해하기 전에 움직여야 할 때도 많은데 말이다. 한번 자기의 방법이 먹힌다는 생각이 들면 아이는 끊임없이 부모의, 어른의 간을 본다. 울어도 보고, 떼쓰기도 해 보고, 같은 행동을 반복하기도 하고, 말대답을 하거나, 변명을 하고,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며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사실 어떻게 보면 아이가 스스로 권력을 잡기보다 부모가 슬쩍 아이에게 쥐어주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아이를 지나치게 존중하거나 어떤 일을 결정할 때마다 아이에게 의견을 묻고 있다면, 아이를 적절하게 통제하지 않아 마음대로 하게 하거나 자기 조절력이 길러지지 않은 상태라면, 무슨 일을 할 때마다 매번 충분한 설명을 해주어야 한다면 아이에게 주어진 힘이 어느 정도인지 돌아봐야 한다. 부부간의 힘의 균형도 중요하지만 아이와 부모 관계에서 힘의 균형은 중요하다. 아이가 어른 머리 꼭대기에 앉아있지 않아야 스스로를 조절하면서 타인을 존중하는 방법을 익혀나갈 수 있다. 집에서 부모보다 강하여 부모가 어렵지 않은데 밖에 나온다고 다른 사람이 어려울까.


적절한 힘의 균형은 필요하다. 존중해준다고 존중하는 방법을 배우지는 못한다.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그 맛을 아는 것처럼 배려하는 것도 해봐야 할 수 있다. 아이가 가정에서 먼저 부모를 공경하고 부모의 권위에 순응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 속에서 사회에 나가 다른 사람과 어울릴 때 필요한 예의를 배울 수 있으며 참는 법과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무조건 엄하게 대하고 존중하지 말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다만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부모의 권위에 도전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아이에게 휘둘리지 않는 것은 부모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주기 위함이요, 아이의 바른 인성을 길러주기 위함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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