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과 출산
개의 성 성숙은 수컷의 경우 생후 1년 이후 이루어지며, 발정기의 암컷에게서 나오는 페로몬에 의해 발정한다. 암컷은 6-10개월 사이에 이루어지며, 발정주기는 발정전기, 발정기, 발정후기, 발정휴지기로 나뉜다. 발정전기에는 출혈과 페로몬 확산이 시작된다. 발정기는 출혈 후 7-10일 후에 시작되어 약 9일간 지속되며 임신을 위해서는 이 시기에 교배를 시도한다. 발정후기는 암컷이 임신에 성공하여 수정, 임신, 모유생산을 포함하는 단계이다. 발정휴지기는 출산 이후 다음 발정기가 시작되면 끝난다. 암컷의 발정주기는 평균 6개월 정도이다. 번식 계획이 없다면 일반적으로 생후 1년 이전에 중성화수술을 권한다. 다만 많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수술시기의 적정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중성화수술이란 수컷의 경우 고환을 제거하고, 암컷의 경우 난소와 자궁을 제거하는 수술이다. 중성화수술을 통해서 실내 마킹 및 마운팅 행위, 공격성 및 발정에 의한 가출 등의 행동 문제를 교정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수컷의 경우 고환암, 암컷의 경우 자궁축농증, 유방암 등의 생식기계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중성화수술을 통해서 개체 수를 조절하는 효과를 갖는다. 반면에 중성화수술이 생식기계 이외의 암 또는 골격계 질환의 발병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으며, 행동교정에 미치는 영향이 미비하다는 연구결과도 있으므로 결정에 있어서 숙고해야 할 부분이다. 중성화수술 이후에는 호르몬의 변화로 인한 식욕이 증가하는 현상을 보이며, 번식에 필요한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게 됨으로써 쉽게 비만해질 수 있기 때문에 비만관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반려견의 번식계획이 있다면 번식의 시기는 암컷을 기준으로 2-3번째 발정 이후로 시기를 정하는 것을 권한다. 교배를 계획한다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부분이 분야이다. 부모견과 자견 모두를 책임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개의 평균 산자수가 소형견의 경우 2-3마리, 중 대형견은 4-12마리인 것을 감안하면 모두를 책임지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또한 개의 임신기간은 약 63일 정도이고 출생 후 일반적인 분양시기가 2개월령 정도임을 고려하면 교배를 준비하는 단계에게 미리 자견의 분양처를 정하는 것이 순조롭게 분양을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다음으로는 어디에서, 누구에게 브리딩(breeding)을 맡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브리딩이란 견종표준에 가장 가까운 개체를 번식하고 그 견종의 혈통을 유지하고 올바르게 번식해 반려견 문화 발정에 기여하는 것을 말하며, 이러한 일을 하는 사람을 브리더(breeder)라고 한다. 브리딩과 브리더를 확실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퍼피밀(puppy mill), 백 야드 브리더(backyard breeder), 브리더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퍼피밀이란 일명 강아지농장이라고 불리며 동물의 관리에 드는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상업적인 목적으로 개를 번식시키는 번식장을 뜻한다. 국내의 경우 번식장은 허가제로 운영되며 번식용 개 75마리당 사육관리인력 1명, 뜬장금지, 모견의 출산 간격 등의 규제가 강화되었지만 대량사육의 방지나 모견의 출산 회수의 제한 등에 대한 규정이 여전히 부재하여 동물복지적 측면에서 많은 문제를 나타내고 있으며, 개체 수 과잉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에도 이러한 문제들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면서 동물권에서는 일명 ‘루시법’을 재정을 위한 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여전히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퍼피밀은 외국에도 존재하고 있지만 세계적으로 규제와 최소화하는 추세이다. 백 야드 브리더는 전문적인 지식 없이 호르몬 주사로 억지로 교배를 시키는 동물생산업자들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펫숍에서 진행하는 교배는 퍼피밀이나 백 야드 브리더를 통한 교배라고 보면 된다. 브리더란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전문가로 특정 품종의 특성을 강화, 혈통을 보존하고 관리하는 것으로 교배를 통해서 새로운 품종을 만들기도 한다. 해외에서는 제도적으로 브리더가 엄격하게 개체수 조절을 하도록 노력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브리더에 대한 개념조차 거의 전무하고, 전문 브리더들은 대회수상견, 희귀품종견 등을 대상으로 고가의 브리딩만 진행하는 편이었다. 한국애견연맹에서는 최근 벌어지는 퍼피밀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견종의 올바른 번식을 통한 브리딩 이미지 개선과 올바르고 이상적인 브리딩을 하고 있는 브리더들의 인식 고취를 위해 2023년 12월부터 ‘KKF 반려동물 브리더’ 자격을 운영하기 시작하였다.
마지막으로 기생충 예방을 해야 한다. 기생충은 임신 중 새끼에게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교배 전에 반드시 구충을 통해서 기생충을 예방해야 한다. 이외에도 임신 중에는 반려견에게 약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배 후 모견의 생식기가 부푼 상태로 유지되며 일주일정도 후에 점액질을 분비하면 임신에 성공했다고 예상할 수 있다. 교배 직후에는 가벼운 산책정도만 가능하며 목욕은 가능한 시키지 않는 것이 좋다. 반려견이 임신에 성공하면 2-3주 정도 임신초기에 입덧을 하며 식욕부진이나 구토의 증상을 보일 수 있다. 3-4주 후부터 급격히 식욕이 왕성해지고 유선이 발달하며 점차 배가 불러오기 시작한다. 개는 보통 2마리 이상 임신함으로 출산 전 초음파를 통해서 자견의 수를 확인하여야 출산 시 태중에 자견이 남아 있는지를 여부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임신 25일 이후 초음파를 진행하거나 임신 45일 이후 엑스레이를 진행한다. 임신 50일 이후에는 확연하게 배가 불러오며 태동을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몸이 무거워지면서 반려견의 움직임이 줄어든다. 이 시기부터 출산을 위한 반려견에게 익숙하여 안정할 수 있는 곳에 산실을 미리 준비하고 어둡고 조용하게 유지한다. 또한 어떤 방법을 출산을 진행할지에 대해 수의사와 상의하여 출산계획을 세워야 한다.
개의 임신기간은 평균 63일로 60일 이전의 출산을 조산으로 보며, 조산 시에는 짧은 임신기간으로 기관형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사산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65일 이후에도 출산의 징후가 나타나지 않으면 태아의 크기가 너무 커져서 난산의 위험이 있으므로 반드시 수의사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 반려견은 분만 직전 불안한 듯 같은 자리를 빙글빙글 돌며 생식기를 핥거나 바닥을 긁는 행위를 한다. 체온이 37도 이하로 떨어진다. 가정 내에서 자연분만을 시도할 경우에는 반려견의 분만을 돕기 위해서 탯줄을 자를 소독된 가위와 소독약, 탯줄집게, 자견의 체온을 확인할 체온계와 수건, 드라이기, 자견의 체중을 잴 체중계를 준비한다.
분만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양수가 터지며 진통이 시작된다. 진통 시작 후 30분-1시간 간격으로 출산이 진행되며 출산간격이 2-3시간 이상으로 넘어가면 난산임으로 제왕절개가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에 빠르게 수의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또한 양수가 터지고 1시간이 넘도록 진통이 시작되지 않거나 출산이 진행되지 않아도 이상분만의 징후이므로 수의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자연분만을 시도하고자 할 경우에도 미리 수의사와 상의하여 돌발상황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자견이 태어나면 어미는 이빨로 탯줄을 끊고, 자견의 몸에 묻은 양수를 핥아준다. 하지만 초산인 경우 반려견이 이러한 과정을 능숙하게 진행하지 못할 수 있다. 이 때는 준비한 가위로 배꼽에서 1-3cm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탯줄을 잘라주고 소독약을 발라준다. 또한 준비한 수건으로 양수를 닦아주고 자견이 숨을 쉬는지 확인한 후 체온 유지를 위해 드라이기로 말려준다. 그 뒤 자견이 모견의 젖을 물 수 있도록 품에 안겨준다.
다수의 연구에 의해서 모성이라고 느끼는 감정은 호르몬의 영향 때문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모성애에 관여하는 호르몬으로 대표적인 것이 도파민, 옥시토신, 프로락틴이다. 여성이 출산을 하는 과정에서 흥분전달물질인 도파민과 자궁수축 호르몬인 옥시토신이 분비되며, 젖을 물리게 되면 유선자극 호르몬인 프로락틴이 분비되는데 이 호르몬들의 수치가 높아지면 아이의 울음소리에 예민해지는 등 흔히 ‘모성애’라고 정의하는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행동양상을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에 엘리자베트 바탱테르의 저서인 ‘만들어진 모성’에서 18세기말 산업화가 일어나면서 인구증식이 곧 국부라는 이데올로기가 강조되면서 여성을 모유의 공급처, 집안의 붙박이로 남겨두려는 사회적 움직임에 따라 여성의 의무, 본능이 탄생했다고 말한다. 즉, 모성애는 본능이 아니라 사회화에 의해 만들어진 산물이라는 주장이다.
반려견에서도 종종 출산 후 자견의 양육에 무심한 경우 발생한다. 원인이 모성의 부재인지, 스트레스로 인한 도피인지 명확하게 진단할 수는 없지만 자견에게 젖을 물리지 않거나 자견을 핥는 행위를 하지 않는 등의 모습을 보인다. 이런 경우에는 자견의 돌봄을 반려인이 도와야 한다. 생후 2주까지는 2-3시간에 한 번씩 수유를 실시해야 한다. 또한 자견의 배변은 모견이 자견의 생식기와 항문 주변을 핥아 자극함으로써 이루어지는데 모견이 자견의 배변을 돕지 않으며 반려인이 따뜻한 물에 적신 손수건을 이용해 자견의 생식기와 항문을 자극하여 배변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일반적으로 자견은 생후 1달은 지나야 물에 불린 사료를 이용한 이유식을 시작하고 스스로 배변활동을 할 수 있다.
단이 또는 단미를 하는 견종에서는 생후 2주 이전에 이 수술을 진행한다. 단이는 귀를 자르는 수술로 귀 끝을 잘라 처진 귀가 쫑긋 서도록 만들어 귓병을 예방한다는 이유로 시행된다. 단미는 원래 목축견이 가축에게 꼬리를 밟혀 다치는 것을 방지하고 경비견의 목적으로 꼬리를 통해 감정을 드러내는 행동을 숨기기 위해서 시행되었다. 하지만 현재는 이러한 수술로 만들어진 외모가 품종의 표준이 되어 단순히 미용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이러한 단이와 단미를 주로 시행하는 견종은 웰시코기, 도베르만 피셔, 푸들, 코카 스파니엘, 슈나우져, 요크셔테리어, 미니어처 핀서, 복서, 올드 잉글리시 십독, 핏불 테리어, 보스턴 테리어, 카네 코르소, 그레이트데인 등이 있다. 하지만 1987년 유럽연합은 ‘반려동물보호를 위한 유럽협약’을 체결하여 스위스, 노르웨이 등 14개 회원국이 치료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단이 및 단미를 금지하고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동물보호법 제14조 동물의 수술에 대한 조항으로 거세, 뿔 없애기, 꼬리 자르기 등 동물에 대한 외과적 수술을 하는 사람은 수의학적 방법에 따라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사실상 단이나 단미를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국내에서도 미용만을 목적으로 한 단이 및 단미는 명확한 동물학대라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