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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 밀 Jan 08. 2023

음모를 꾸미다 1

병맛력자 7


현금수송차량을 털기까지 채 일주일이 남지 않았다.


술자리 이후 한 달 반 동안, 첫 1-2주는 주말에만 만났으나, 나중에는 시도 때도 없이 만나며 우리는 범죄행각을 도모했다.




첫 술자리에서 현금수송차량으로부터 현금을 탈취하기로 약속했던 그다음 날, 머리가 지끈거림과 속 쓰림을 함께 느끼며 전날 술에 취해 했었던 이야기들에 대해 후회했다.

 분명 술자리에서는 현금수송차량에서 현금을 탈취하는 것이 가능할 것 같다는 자신이 100%가 아니라 1000% 이상 들었는데, 다음날 술이 깨면서 전날 있었던 일들이 하나, 둘 기억이 나면서 ‘정말 우리가 미쳤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른 녀석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이겠지?’


휴일. 집에서 아이들과 놀아주며 전날 있었던 허무맹랑한 생각에 나도 몰래 피식피식 웃었던 것 같다. 뜬금없이 피식대며 웃는 내 모습을 본 아이들은 자기들 때문에 웃는다고 생각했는지, 왜 자꾸 웃냐며 나를 다그친다.

 나는 아니라고 대꾸하며 아이들과 노는데 집중하려 하지만, 나도 모르게 전날 있었던 대화들이 떠오르는 것을 멈출 수는 없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다시 이 친구들을 만나기로 한 날이 돌아왔다.


 만나기로 한 장소는 우리가 처음 서로의 능력을 보여주었던 한강 공원 내 우리만의 아지트이다.


 중간중간 다른 두 명의 친구들이 진짜 실행하는 거 맞냐고 할 때만 해도.. 그래 함 해보자!라고 답변을 보내기는 했지만, 설마? 진짜 하겠어?라는 생각이었다.


 난 다른 두 친구들 역시 누군가 먼저 파토를 내는 것에 대해 민망하여 말을 꺼내지 않을 뿐, 나와 같이 한번 들뜨고 말았을 거라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내 예상은 빗나갔다.


코발튀와 투명망토는 지난 일주일간 나름 열심히 각자의 생활터전에서 가까운 은행이나 ATM기 주변을 돌아다니며 조사를 해 왔다.


코발튀는 수원, 투명망토는 서울 강서 지역을 각자 10여 곳이 넘는 곳을 조사하였고, 나름 가능성이 있는 곳이 2-3 곳이 있다며 흥분 상태이다.



’아.. 이거.. 큰일인데?‘


난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다.

 백수인 코발튀나, 백수나 다름없는 투명망토와 나는 다르다.

번듯한 대기업에 다니고 있고, 사랑스러운 와이프와 가족도 있다.

자칫 잘못하다간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 될 수도 있기에, 처음 말을 꺼낼 때와는 달리 나는 소극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백수면 뭐 이렇게 해도 되나?

잘못되면 인생 망하는 건 매한가지 아닌가?


그렇다고 일주일간 열심히 준비한 친구들을 보니, 미친 짓 하지 말라고 말하기도 미안한 감이 든다. 그럴 거면 진작에 말했어야지… 지난 일주일간 이 친구들이 물어볼 때마다 왜 무책임하게 격려를 했던가?


상황을 보다가 어느 순간 우리의 생각이 허무맹랑하다고 모두가 느끼게 되는 순간이 오면 그때 그만두자고 이야기해야겠다.. 란 생각을 하며, 이 철없는 놀이를 좀 더 이어가 보기로 한다.

 



 코발튀가 이야기한다.

지난번 술자리에서 이야기 한 바와 같이, 한 사람이 능력을 발휘할 때 몸에 손을 대면 다른 사람에게도 그 능력이 전이가 되는지 실험을 해보자고 한다.


먼저 코발튀와 난 앞을 향해 서서, 서로의 허리에 손을 감싼다.

그리고 내 항문에 힘을 줘 본다.


슈욱!


코발튀와 내가 순간이동으로 10m 앞으로 이동한다.

 

“어… 이거 진짜 되네?”


그 순간,

무언가.. 가슴속에 뭉클함이 느껴진다.


이번에는 새로운 시도를 해 본다.

투명망토를 두 사람이 붙잡고, 모두가 투명인간이 된다.

그리고는 나와 코발튀가 앞을 향해 서서 서로의 허리를 감싼 뒤, 내가 항문에 힘을 주어 10m 앞으로 순간이동을 해 본다.


나와 코발튀는 투명인간이 된 상태로 10m 앞으로 이동한다.


“잠깐만! 허리에 계속 손 올리고 있어!”

 

내가 소리친다.

그리고는 항문에 계속 힘을 주어 본다.


슉! 슉! 슉! 슉!


코발튀와 나는 거의 100m 가까운 거리를 투명인간의 모습으로 순간이동을 해 나간다.


“오오오!”


코발튀는 감동의 소리를 내지른다.


갑자기 내 머릿속에도 지난 일주일간의 회의감이 사라지고, 다시금 빌런의 자신감이 붙기 시작한다.

그것도 맨 정신에!


이건 된다! 진짜 된다!


이후 우리는 우리의 능력을 조합하는 다양한 시도를 해봤다.

한 사람이 능력을 발현할 때, 상대방이 능력을 발현하는 사람의 몸에 손이나 자신의 몸을 대면, 그 능력이 함께 적용이 된다.


나와 코발튀.

투명망토와 코발튀.

나와 투명망토.

우리 셋 모두.


각각 서로의 능력을 조합하며 우리는 흥분하고, 점차 자신감이 차오르기 시작한다.


물론 코발튀의 능력은 나와 투명망토 둘 다 시도는 못 해 봤다. 공중으로 5m 상승하는 건… 내려올 때 크게 다칠 수도 있기에 쉽게 시도할 수가 없었다.

그 능력은.. 그냥 코발튀만 필요할 때 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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