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0 투자 5 - 내친김에 내 집 장만

중년 남자의 잡생각

by B 밀


결혼을 할 때 마련한

전셋집 하나.


이후,

십 수년이 흐르면서

저축을 해 모은 돈은

올라가는 전셋값을 메꾸는 데 사용되었고


어느 순간에는

‘전세+월세’로 전환하여 살게 되었다.


대부분의 가정이 대출을 하여 집을 산다는

가장 기본적인 것도 모른 채,

저축만으로 집을 사야 한다는

이상한 고집을 부렸는데,

(투자의 ‘투’자도 모르는, 일만 하는 아저씨였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내 집 마련은 어려워졌다.




육아 휴직 후

몸도 건강해지고, 머리도 맑아져

다양한 책을 읽던 시절.

주식뿐만 아니라

부동산 관련된 책도 많이 읽었는데,

주식으로 어느 정도 자산이 늘어나

자신감이 생기며,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갑자기 머릿속에

무엇인가가 확 지나갔다.


청약 통장.


결혼을 하기도 훨씬 전에

청약 통장을 만들었었는데

그게 어떻게 생각이 안 났었지?

어느 은행이었지?

금액은 제대로 넣었던가?

아직 있는 거 맞겠지?


부랴부랴 계좌통합 어플을 설치하고

어떤 은행이었고, 얼마나 오래되었고,

얼마를 넣었었는지 확인을 했다.


그리고 청약점수를 확인해 보니..

이런…

놀랍도록 높은 점수이다.

(어떻게 이걸 잊어버리고 살았을까?)


너무 힘들어서 쉬게 된 것인데,

쉬면서는

자꾸만 행운이 따라주는 것 같다.


와이프와 상의를 한 후,

청약을 해 보기로 한다.


떨리는 맘으로 청약을 하고,

며칠 간을 수험생의 심정으로 지내다가

결과 발표일,

아침 일찍부터 컴퓨터로 확인을 해 본다.



당첨!


아싸!


나도 이제 내 집 마련을 했다.


그것도 금싸라기 강남땅에!



P.S. 전화위복이라고,

모든 것을 다 놓아 버리고 싶던 순간,

모든 것들이 다 좋아지기 시작했다.


만일 회사에서 늦은 나이에 육아휴직을 결심(애를

돌본다기보다는 현 상황의 회피 목적이 강했기에)

하지 않았다면,

당연히 주식이나 부동산이나

그 어떤 투자에도 관심을 두지 않았을 것이고,

청약통장이 있는지도 잊고 살았을 것이고,

일에만 빠져 있었을 것이고,

아이들과 가까워지지도 못했을 것이고,

와이프에게는 매일 짜증만 냈을 것이고,

이 모든 상황에

하루하루 한탄만 하며 살고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육아휴직을 했던 때가 코로나 시기가 아니었다면,

이 역시 불가능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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