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7 나 18 - 탑건

중년 남자의 잡생각

by B 밀


이건 육아휴직, 중년 남자의 삶과는

상관은 없는 이야기지만,

쉬는 기간 하던 온갖 잡생각 중

갑자기 생각이 나서 적어보는 글이다.




중학교 때

영화 로보캅이 개봉을 했다.


모든 남자아이들이라면

환장을 했을 영화이기에

당시 나도 친구들과 함께

로보캅을 보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대한극장으로 갔다.


그러나 워낙 인기가 많던 영화이기에

영화는 뒤의 3~4회까지 모두 매진이었고

(요새처럼 예매를 할 수 있는 시스템도 없었다.)

너무 늦게 집에 돌아가기는 좀 그렇고,

그렇다고 집에 바로 가기는 싫고 해서

단성사로 이동을 하여 영화 탑건을 봤다.


탑건은 당시 꼭 보고 싶던 영화도 아니었고,

로보캅을 보지 못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실망을 하고 있었기에

별생각 없이 영화를 봤는데,,


웬걸?


이 영화 역시 남자아이들의 로망을 실현시켜 줄

F14의 전투씬이 나왔고,

나와 친구들은 넋을 잃고

아주 재미있게 봤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중간의 탐 크루즈와 여주인공의 베드신.


난생처음 본 베드신 장면에 놀라고,


갑자기 조용해진 극장 안에는

여기저기 꿀꺽꿀꺽 침을 삼키는

소리만이 들려왔다.

나 역시 내가 삼키는 침 소리가

내 귀에 크게 들린다고 느낄 정도였다.




집에 가서 식사시간에

부모님과 보고 온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로보캅을 못 봐서 아쉽지만

탑건이 엄청 재미있었다고 신나게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베드신에 대한 언급도 했는데

남녀 주인공이 키스를 하는데

어떻게 혀가 왔다 갔다 할 수 있는지

진짜 웃기고 신기했다..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그 순간 느껴지는 정적.


‘아하…

이런 이야기는 부모님들과 하면 안 되는 거구나.’


중학교 때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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