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1 동료/친구 11 - 사는 게 쉽지 않네

중년 남자의 잡생각

by B 밀


국회의원 보좌관을

몇 년 하던 친구에게서

변호사 개업을 했다는 연락이 왔다.


바빠서 오랫동안 가보지 못했다가,

육아휴직 초반,

짬이 나서 방문해 본다.


서초동에 있는 사무실에는

친구 혼자만 덩그러니 앉아 있고,

비서 자리로 추정되는 곳에는

잠시 자리를 비웠는지,

노트며 문구 등이 어질러져 있다.



“어? 비서는 어디 잠깐 자리 비웠냐?”

“비서는 무슨.. 야! 나 혼자 있어.”


“응? 저 자리는 뭐야? 누구 있는 것 같은데?”


“혹시라도 누가 오면,

좀 있어 보이려고, 일부러 이것저것 펴 놓은 거야.

비서 쓸 돈이 어딨냐?”


“야… 아직도 힘들게 사는구나. 넌.”


남 말할 처지가 아닌데,

나도 모르게 그런 말이 튀어나온다.



“왔으면 밥 좀 사줘. 코로나 시기라서 그런지

손님이 하나도 없어.

뭐.. 그 전에도 없었지만…”


휴…


변호사도 어렵다는 뉴스를 보긴 봤지만,


진짜 사는 게 쉽지 않다.





P.S. 그랬던 친구가 요즘엔,

십 년 전 돌아가신,

농부이셨던 장인어른이

유산으로 남긴 농지에

GTX가 들어온다고 하여

땅값이 천정부지로 올랐다며,

공부 다 필요 없다고

입에 침을 바르며 말하고 다닌다.

(하긴 이 친구만큼 오래 공부한 녀석도 없다.)


자기는 이제 와이프 말만 잘 들으면서 살 거라고..


공부는 먹고살 만큼만 배우면 된다고.



남 말할 처지도 아닌데,

괜한 말을 한 내가 오지랖이다.


나나 잘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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