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남자의 잡생각
육아휴직 기간,
몇 개월 동안
와이프의 기분이 업이 되어
요리를 만들어 간 것을 제외하고는,
보통 부모님 댁을 방문하면
외식을 하는 편이다.
아버지는 연세가 드셔서
음식을 많이 드시지 못하고,
어머니 역시
많이 먹는 스타일이 아니다.
게다가 우리 가족 중,
나를 제외한 누구도
음식에 큰 관심이 없으니,
6명이 가면 항상 음식을
어느 정도 시켜야 할지 고민이 된다.
(거의 잔반 처리는 내 독차지이다.)
아버지는 연세도 많으시고,
귀도 잘 안 들리셔서
대화에 잘 끼지 못하고 항상 조용하게 드신다.
어머니 역시 말씀을 조곤조곤하시는 스타일이라
목소리가 크지 않다.
가족들이 모두 조용한 가운데,
그나마 시끄러운 사람은
둘째 딸아이뿐이다.
식사를 하다 보면,
가끔 옆 테이블에
단체로 온 가족들이 보인다.
덩치는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 아이들까지
모두 산만하게 커서
시킨 음식의 양도 어마어마하고,
목소리는 음식점이 떠나가라 크고,
와구와구 쉴 새 없이 먹으며
하하호호 뭐가 즐거운지 연신 큰 웃음을 터트린다.
과거에는 그런 가족들을 보며
‘아.. 진짜, 더럽게 시끄럽네.’
‘아우.. 먹는 것도 진짜 게걸스럽게 먹네.’
이런 생각들을 했었다.
너무 조용한 우리 가족의 식사와는 다르게
큰 소리로 예의 없이 먹는 모습이
보기에 좋지 않았다.
그런데 쉬고 있던
어느 날인가부터,
그런 가족들이 달리 보이기 시작한다.
와구와구 먹는 모습은
너무나 맛있게 먹는 모습으로 보이고,
하하호호 큰 소리로 웃는 모습은
너무나 행복한 가정의 모습으로 보인다.
모두 말라 예민한 우리 가족을 보다 보면,
저 큰 덩치에서 나올 법한 너그러움이
부러워진다.
한 마디로 건강함을 가진
행복한 가정의 모습이라 여겨진다.
쉬면서
머리가 한 번 리셋이 된 이후로는
똑같은 상황들이 다 달라 보인다.
어떤 일이나 상황이건,
과거에 모난 시선으로 보았던 것들을
밝고 긍정적인 방향으로만
두뇌가 생각하려고 한다.
P.S. 음식에 진심인 나와 그렇지 못한 가족 간의 간극은 언제쯤 메울 수 있을까?
아이들이 좀 더 크기만을 기대해 보는데,
큰다고 별 반 달라질 것은 없어 보이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