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4 가족 30 - 맥주파티

중년 남자의 잡생각

by B 밀


육아휴직 기간,

어느 순간부터

집안에서 매주 진행하는 행사가 생겼다.


바로 금요일과 토요일 밤에 이루어지는

‘맥주파티’이다.


어느 날인가

친구 중 하나가

빔프로젝터를 집에 설치해서

가족들과 보면 좋지 않겠냐는 제안에 솔깃하여,

빔프로젝터와 스크린을

25만 원을 주고 구입했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한 만큼

화질이나 여러 기능이

좋은 제품과 비교할 만하겠냐만은

그런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주말 저녁,

거실의 불을 끄고

빔을 쏘아 영화를 보는 것은

마치 ‘우리 가족만을 위한 영화관’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다.




가족들과 처음 본 영화는

넷플릭스의 ‘오늘부터 히어로’란 영화였다.

딸아이들이라 히어로 영화는

안 보겠다며.. 싫다 싫다.. 했는데


아빠 한 번 믿어보라며

앞에 10분만 보자고 설득을 했다.

(아이들을 위해 미리 좀 봤는데,

분명히 좋아할 만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10분 후,

아이들은 미친 듯이 좋아한다.



그렇게 성공적인

첫 빔프로젝터 영화 상영이 끝난 후,

육아휴직이 끝날 때까지

주말 저녁에는 이 행사가 지속이 되었다.



아이들끼리 신이 나서

이 행사의 이름을

무엇으로 할지 한참 이야기하더니

엄마, 아빠가 맥주를 마시면서 영화를 보니,

‘맥주파티’라 이름을 짓자고 한다.



오징어, 팝콘, 과자, 아이스크림 등등

매주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간식거리와 함께

시끄럽게 웃고 떠들며

이야기도 마음대로 나눌 수 있는

우리 가족만의 영화 관람 시간이

아이들 뿐만 아니라

나와 와이프 역시 기다려진다.



그래!


이런 게 바로 행복이다.




P.S. 아이들에게도 육아휴직 기간의

이 주말 저녁 시간이 꽤나 즐겁고

인상에 남았는지,

학교에 써 가는 일기에 ‘맥주파티’에 대한 내용이

심심치 않게 등장을 했다.


때로는 친구들을 평일 저녁에 불러

함께 영화를 보기도 하고.


그리고 이후,

많은 동네 아줌마들이

와이프에게

빔 프로젝터 어디서 샀냐고 물어 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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