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남자의 잡생각
집에서 절대 하지 않는
하나가 있는데,,
바로 ‘청소’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와이프의 결벽증이
내가 청소하는 것을 못 참아하기 때문이다.
와이프는 손도 너무 자주 씻는다.
그렇다고 내가 자주 안 씻는 건 절대 아니다.
다른 아저씨들보다 깔끔을 떤다는
이야기를 들음에도
와이프에게는 항상 혼이 난다.
난 이발도 2주에 한 번씩 하러 간다.
조금이라도 지저분하면
못 참아서 자르는 성격인데,
그럼에도 와이프는
깔끔에 있어서는 넘사벽이다.
신혼 초,
집안 살림을 함께 해야지 하며,
한 때 청소를 열심히 한 적이 있었다.
그때마다 와이프는
뭐가 맘에 안 드는지,
이미 내가 청소한 방이며, 화장실이며..
내가 청소한 곳을 뒤따라가며
다시 가서 청소를 한다.
그리고는
“오빠. 이렇게 대충 하면 어떡해?
어쩌구.. 저쩌구…”
한참 연설을 한다.
처음엔 웃으며
“아하.. 그랬나? 오키. 담부턴 주의할게~”
라고 말했는데,
몇 개월째, 같은 소리를
반복해서 듣고 나니
점점 청소하기가 싫어졌다.
아니, 내 딴에는 와이프의 잔소리를
신경 쓰면서 열심히 했는데도
계속 같은 말을 반복하니,
청소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졌다.
청소에 대한 자신감이라니…
이게 무슨 자신감씩이나 필요한 일인가?
하겠지만..
실제로 그러했다.
여하튼, 신혼 초 어느 순간부터인가
난
청소에서는 손을 뗐다.
육아휴직기간,
모든 에너지가 넘친다.
그리고 집안 일도 다 재미가 있다.
요리, 설거지, 분리수거,
아이들과 놀아주기 & 공부시키기 등등..
어느 날인가,
이 에너지를 주체할 수 없어
아이들이 학교를 간 오전 시간.
청소기를 돌린다.
‘이야~ 청소까지 재미가 있네~’
신나 하며, 집 안 구석구석을 닦는다.
와이프가 다가온다.
그러고는
“아니.. 청소를 그렇게 하면 어떡해?
어쩌구.. 저쩌구..”
울컥한다.
쉬는 기간,
모든 에너지가 만땅으로 채워졌음에도
청소 앞에서는 그 에너지가 사라진다.
이후,
청소는 다시 와이프의 차지이다.
육아휴직이 다 끝나
회사를 다니고 있는 이 시점까지도.
P.S. 근데 신혼 초와 육아 휴직 때,
와이프가 청소에 대해 하는 말이 달리 들린다.
신혼 초에는 자신감의 상실이었다면,
육아 휴직 때 한, 같은 말에는
‘아싸!’ 하고 속으로 쾌재를 부른 듯하다.